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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왜 진보에서만? 더 주체화되었기 때문"



인권/복지

    "미투, 왜 진보에서만? 더 주체화되었기 때문"

    "#미투는 진짜 혁명적, 우리 감성과 뱃속까지 바꾸자는 것"

    - '계급, 지위, 좌우이념 상관없는 여성의 문제'라는 깨달음 주요해
    - 촛불운동 통해 주체화된 여성들, 자신들의 목소리 내기 시작
    - 여성상위시대? 현실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 제대로 된 성역할&성평등 교육 전무, 유치원부터 시작해야
    - 성범죄에 있어 '적극적 동의' 판별 중요
    - 좌우막론, 문제 많아…조용한 지역이 더 위험한 지역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3월 8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현재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김규항 작가(칼럼니스트,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 한국YWCA연합회원들이 '3.8 여성의 날 기념 미투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오늘 110주년 맞는 3.8 여성의 날. 그런데 그냥 3.8 여성의 날이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운동의 열풍 속에서 맞는 3.8 여성의 날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 의미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오늘 시사자키 특집 좌담을 꾸몄어요. 2018 대한민국 미투운동을 말한다. 오늘 초대한 분은 페미니즘연구가이시죠.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이현재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현재>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진보 논객으로 유명하신 칼럼니스트이시고요. 어린이 교양집 '고래가 그랬어'의 발행인입니다. 김규항 작가 어서 오세요.

    ◆ 김규항>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리나라에서 여성 문제가 갑자기 이슈가 되고 페미니즘, 젠더 다룬 책들이 많이 팔리고 이게 한 2년 전부터 계속 있었잖아요?

    ◆ 이현재> 그렇죠.

    ◇ 정관용> 이현재 교수 저랑도 저희 프로그램에서 그런 문제들 짚었는데. 그렇죠?

    ◆ 이현재> 그럼요.

    ◇ 정관용> 그런데 한 2년 전부터의 그 움직임과 요즘 한두 달 사이의 움직임은 달라요.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 이현재> 사실 2015년부터 조금씩 조금씩 성폭력 폭로전 같은 것들이 시작이 되었었거든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2016년도에 본격적으로 문단 내 성폭력이라든지 학내 성폭력이라든지 이런 폭로전들이 굉장히 있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계속 강력하게 지속되지 못한 것은 정치적인 어떤 사안들 때문에 그런 것도 있거든요. 그다음에 바로 촛불집회가 있었고. 하여튼 중단이 어느 정도 됐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사실 이번에 서 검사님이 밝히신 이후에 굉장히 강력한 바람이 부는 이유는 저는 서민층이나, 서민층뿐만 아니라 권력 혹은 기득권 여성이라고 불리는 그 계층에서도 여성이라면 이런 젠더폭력이라는 문제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런 공감이 확 확산이 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뜨겁게 달아오른 것 같아요.

    ◇ 정관용> 김규항 작가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김규항> 현실이 이런 상태인 것은 이미 익을 대로 익은 지 오래됐고요. 이것이 우리 제대로 불꽃이 튀어 제대로 터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현실이 이런 상태인 게 익을 대로 익었다.

    ◆ 김규항>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의외거나 색다른 현상이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도 남을 만한 현실이 존재했고 그것이 이번에 제대로 불똥이 튀다가 제대로 터진 것 같습니다.

    ◆ 이현재> 예전에 백인위사건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게 2000년도예요. 18년 전에 기사를 보면 너무나도 유사해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싸움들이 지속이 되어 왔던 건 사실이죠.

    ◇ 정관용> 청취자들을 위해서 그 사건이 뭐였죠?

    ◆ 이현재> 사실 진보세력의 소위 운동권 내의 젠더폭력이 있다라는 것을 고발하기 위해서 진보 진영에 있던 여성들이 네트워킹을 만들어서 구성을 했고 그때 당시에도 어쩔 수 없이 가해자 이름을 공개하고 왜 공개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논쟁을 하고 그랬을 때 굉장히 조롱어린 그런 대응을 받고 하는 지점이 너무나도 유사하기는 합니다.

    ◇ 정관용> 백인위원회를 그때 만들었었죠?

    ◆ 김규항> 그러니까 그것은 운동권 내 성폭력 문제가 주각 부각됐는데요. 사회 진보나 사회 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이나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 조직의 보위를 위해서 운동의 대의를 위해서 덮는 그런 일들이 아주 만연했고 그것 때문에 아주 운동권 내에 100명의 여성들이 연맹을 해서 운동을 시작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거꾸로 운동권 안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꽤 일찍 어느 정도 학습된 바가 있습니다.

    ◆ 이현재>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까 이현재 교수께서도 언급하셨습니다마는 2000년, 18년 전에 그런 일도 한 번 있었다. 또 지난 2015년, 16년 여러 차례 지금 문화예술계 그러다가 정치권 이렇게 확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단 쪽에서 일단 한 번 시작된 적이 있었다.

    ◆ 이현재>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매번 그런 일들이 조금 있다가 쑥 사그라들고, 있다가 쑥 사그라들고 하더니 이거는 좀 다르다는 거죠. 확연히 좀 다르지 않습니까?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 김규항> 미술 쪽도 비슷한 시기가 있었죠. 재작년에도.

    ◇ 정관용> 미술계에서도 있었고.

    ◆ 김규항> 폭로라고 표현을 하죠, 편의상. 폭로를 한 분들의 어떤 정체성도 많이 다르고요. 제가 2년 전쯤에 현대미술 쪽에서 그런 일들이 좀 있을 때 제가 기억을 해 보니까 조금 우려하는 제 페이스북에다가 카운트를 적은 기억이 나는데 이걸 폭로 한 사람들이 아주 무명의 아주 젊은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처음에는 조금 듣는 척하다가 괜히 나름의 블랙리스트가 될 수도 있죠. 이분들이 앞으로 활동을 한다든가 작가로서 저기할 때 조금 뭔가 까탈스럽고 문제 있는 애들 이렇게 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이걸 제대로.

    ◆ 이현재> 저는 여기 좀 덧붙이고 싶은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우리 장자연 사건도 있었지 않았습니까? 소시민에서 사회적 권력자까지 모두 겪게 되는 사안이다라는 발견이 일단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여성들은 그 안에 꽤 많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꽤 많이 분열된 의지나 생각이나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렇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모두 다 소위 공동체의식이라는 것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성의 몸으로서 함께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있다라는 공동체의식을 일단은 갖게 된 것 같고요. 그것이 계급이나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고 좌우와 상관없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우리가 계속해서 SNS를 통해서 페미니즘이 확산이 되어 왔잖아요. 그러면서 이겨본 경험들이 쌓였어요. 그래서 서로의 용기가 되어 줄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조금 붙었던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불붙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저는 좀 조심스럽습니다마는 촛불 과정을 거친 것이 미투운동에도 어떤 새로운 국면 변화를 가져온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 김규항> 당연히 그렇게 봐야 합니다.

    ◇ 정관용> 아까 우리 이현재 교수도 표현하셨습니다마는 2년 전, 3년 전 문단 내에서 뭐가 있었다, 뭐 있었다. 그런데 지금 고발되는 건 그 2년 전, 3년 전보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아니에요. 사실은 20년 전에 있었던 일을 지금 고발하고 있는데 다만 고발의 가해자들이 최고 권력자들이라는 거죠. 서지현 검사는 최고 권력, 검찰의 검찰국장을 고발을 했고 연극계의 최고권력으로 불리던 사람, 문학계의 최고권력으로 불리던 사람. 급기야는 대선주자로 최고 각광받던 사람까지 나오게 된 것은 저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아무리 무서운 권력도 이제는 안 되는구나라고 하는 어떤 그런 인식 같은 게 퍼진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 이현재> 저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두 편으로 나눠서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사실 한편으로는 소위 진보라고 하는 세력들이 권력을 잡게 됐죠. 그건 권력자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촛불혁명을 통해서 여성들은 주체화 됐어요.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SNS를 통해서 익명으로건 실명으로건 자신의 의견들을 갖다가 굉장히 활발하게 개진하는 그런 활동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속이 되어 있고요. 이런 활동들이 모여서 주체화라는 그 작용들을 해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고요. 또 물으신다면 그랬기 때문에 더욱더 진보진영에 있는 여성들이 훨씬 더 많은 폭로를 할 수 있었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 김규항> 거기에 이어서 말씀드리면 도대체 진보가 뭐냐. 이를테면 지금 현재 한국사회에서 보수, 진보로 나눠져 있을 때 다를 바 없는 지배 기득권 세력을 둘로 나눠서 진보. 사실 이 구도는 30년 전 민주화운동 구도거든요. 민주독재 구도. 민주화 이후에는 한국 사회는 완전히 자본주의 문제라든가 노동 문제가 본격화 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진보도 계속 옛날 구도를 유지하면서 민주독재. 이렇다 보니까 결국은 굉장히 정의롭고 진보를 얘기하고 상식과 합리성을 얘기하지만 다를 바 없는 기득권 세력으로서 속으로 부패하는 그런 것이 촛불 때는 그것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촛불은 이 세력이 다시 재집권을 한다든가 회복되는 그런 국면이었는데 이어서 그 본질에 접근하는 상황이 터져버린.

    ◆ 이현재> 사실 촛불집회 때도 얘기했었죠. 사실 모든 논쟁이라든지 갈등의 소지는 촛불집회 때 다 드러났었어요. 왜냐하면 촛불집회 안에 나와서 저희가 '페미존'을 만들었잖아요. 거기에서 사실은 우리 운동하고 같이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 그 속 안에 있는 남성 권력과 그다음에 남성 중심적인 카르텔을 비판을 했었었거든요. 그때.

    ◆ 김규항> 귀결은 그때는 온갖 얘기 다 나왔습니다. 급진적이며 사회주의 온갖 혁명 얘기 다 나왔는데 귀결은 일단 헌법재판소에서 체제 내에서 귀결이 되었고 기존에 있던 정당이 다시 집권하는 그런 촛불의 귀결은 그렇게 되었었죠. 촛불은 사실은 혁명적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렵죠. 체제의 정상화 수준이었는데 이 미투운동은 분명히 혁명적인 상황입니다.

    ◇ 정관용> 지금 김규항 작가께서 촛불은 혁명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혁명적이라고 본다. 이렇게 구분하셨는데. 그런데 또 많은 정치학자나 사회학자들은 촛불을 혁명으로 부른단 말이에요. 왜? 살아 있는 권력을 시민의 힘으로 뒤집었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하는 사회과학적 용어의 구성요소에는 맞다, 이렇게 보거든요. 그런데 김교항 작가는 그것과 조금 다르게 보시는 이유는 뭐죠?

    ◆ 김규항> 혁명적이라고 말하는 수사와 이것이 혁명이냐 아니면 개혁이냐 어떤 체제의 정상화냐라고 하는 구분은 좀 다른 얘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촛불이 혁명적이다, 위대한 시민혁명이다. 이런 식의 수사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데 사실 그것은 기존에 있던 주류 정치세력의 안에서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그것은 혁명이 아니고 체제 시스템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 그것은 혁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저는 촛불을 폄훼하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까 김규항 작가도 잠깐 언급하셨습니다마는 지금 권력을 잡은 집단도 사실은 기득권, 정치집단 둘 중에 하나라고도 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 벌어지는 미투는 진짜 혁명적이다, 그렇게 보실 수 있어요?

    ◆ 김규항> 네, 지금은 분명히 혁명적인 게 분명합니다. 혁명이 맞고요.

    ◇ 정관용> 동의하세요?

    ◆ 이현재> 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은데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분명히 들어갔고요. 그다음에 사회구조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성, 뼛속까지 바꾸기를 요구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여성의 날 특집좌담 2018 대한민국 미투운동을 말한다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여러분의 의견 문자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단문 50원, 장문 100원. 문자메시지 #1212로 보내주셔도 되고 레인보우앱으로는 무료로 참여하실 수가 있습니다. 전반부터는 잠깐 하는 사이에 두 분이 제가 의제를 던지기도 전에 자꾸 진보, 보수 이 얘기를 꺼내셨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지금 청취자분들이 또 가장 듣고 싶어하는 대목이라서. 왜 지금 유독 진보 쪽으로 분류되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진보라고 말하기도 조금 뭐할 수도 있습니다마는 그쪽 사람들, 문화계도 마찬가지고 정치권도 마찬가지고 그쪽 폭로가 많이 나오느냐. 어떻게 보세요?

    ◆ 김규항> 저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해석하고 또 옹호하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사실은 과한 호명이라고 생각을 하죠. 사실은 진보라고 하면 기존의 체제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어떤 그런 세력, 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지금 현재 한국의 지난 민주화의 구도를 보면 이것은 옛날의 민주화 운동했던 세력과 옛날의 군사독재 출신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 신자유주의 문제라든가 노동 문제나 이런 것은 사실은 선후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과하게 미화되고 과하게 정당화됐던 세력이 뒤늦게 그 실체가 드러나는, 폭로되는. 사람들은 의외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런 사람들이 왜. 그렇지 않죠. 이미 지배 기득권 세력이 되었다. 사회문화 전체 분야에서. 아주 오래되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 사실은 정확한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김규항 씨 눈에는 그들은 진보로 안 보이는 거죠?

    ◆ 김규항> 진보다 뭐다 떠나서. 그리고 한국에서는 좀 워낙 극우 보수 세력이 보수를 대변하다 보니까 조금 자유주의적인 개혁세력이 진보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여기가 자본주의사회인 이상 자본주의체제를 옹호하는 두 세력이 보수가 진보가 되면 사회적으로 상당히 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정체될 수밖에 없고.

    ◇ 정관용> 우리는 기본적으로 보수 양당제 이렇게 부르잖아요.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 진보 정치는 사실 아직 우리 사회에 아직 제대로 뿌리박지 못한 것인데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극우 쪽에서 비판과 공격을 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유주의 민주 정도 세력을 진보, 좌파 이쪽으로 낙인찍으면서. 그러다 보니까 사회 전체가 저쪽이 다 진보인가보다, 이렇게 우리가 다 착각하게 될 수도 있는데.

    (좌) 김규항 작가,(유) 이현재 교수 (사진=시사자키제작팀)

     

    ◆ 김규항> 그 낙인이 옛날에 극우 독재 때는 낙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어떤. 그 후에는 사실은 이것은 자기.

    ◇ 정관용> 정당화 내지 미화.

    ◆ 김규항> 그렇죠. 역시 체제 내 주류 기득권 세력의 조금 개선된 경향을 가진 세력에 불과한데 여전히 저항하거나 서민 대중의 편에 서거나 계급적으로 어떤 구분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거나 자청할 수 있는 빌미가 되는 거죠. 서로 간의 어떻게 보면 적대적 공생관계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현재> 그런데 좀 그래도 저는 의미는 좀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하도록 합시다. 제가 제3자가 아니라 자칭 진보라고 말하시는 분과 자칭보수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이라고 한다면 왜 자꾸 폭로가 자칭 진보 쪽에서 나오고 있는가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그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좌파 혹은 진보 남성들이 더 적폐가 있기 때문에 절대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도 그리 믿는 사람 없어요. 저는 오히려 좌파 남성들이 더 썩었기 때문이 아니라 좌파 진영에 있던 여성들이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고 더 주체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더 문제인 것은 좌우를 막론하고 적폐가 있다라는 것을 아는데 조용한 지역이에요. 지금 거기가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라는 걸 사실 페미니스트들이 알고 있거든요. 너무 큰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자꾸 뭐 음모론이니 어쩌구 저쩌구 공작이니 이런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그 정도 판단 다 하고 있거든요.

    ◆ 김규항> 사실 우리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보수세력 이분들의 성의식이나 이런 문제들이 이미 오랫동안 많이 드러나 있고 주지의 사실인데 이번에 자꾸 이렇게 불거지는 일들이 이쪽에서 일어나다 보니까 저쪽에서 엉뚱한 소리도 많이 하더라고요. 제가 볼 때는 가당치 않은 얘기인데.

    ◆ 이현재> 엉뚱한 소리를 해도 어쨌든 페미니스트들의 댓글은 입다물고 있어라, 주로 이런 거잖아요.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의 수준이 두 분보다 높아요. 2016번 쓰시는 분. 진보적인 곳에서 변화, 개혁의 요구가 먼저 일어나는 법이죠. 보수적인 곳은 여전히 숨어 있을 뿐. 김기현 님께서는 누군가는 미투를 정치적으로 할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은 사회에 대한 비판의 마음으로 먼저 움직입니다. 이런 말씀. 그러니까 우리 사회 구조 자체. 특히 남성 위주 또 모든 권력이 존재하는 곳에서 그 권력의 힘을 빌려서 특히 그것이 남성, 여성의 문제로 하게 되면 성적 문제로까지 가버릴 수도 있는 그것이 어느 정도 용인되어 왔던 그런 사회 구조, 문화, 분위기, 질서. 이것 자체에 대한 도전이다. 그 말로써 혁명적이다, 이 말인 거죠?

    ◆ 이현재> 그렇죠. 저는 이 부분을 봐야 될 것 같아요. 오랫동안 문제제기를 해 왔지만 여기 되게 왜 많이 이렇게 저항을 하는지 여러 번 생각을 해 봤거든요. 그런데 보통 남성분들은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본인은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 혹은 권력을 남용하고 있지 않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현재> 그 부분에 대한 이해와 경험과 감각이 달라요. 그런데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나름 도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특히 진보에 굉장히 큰 타격을 주는 나름 도덕적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랬을 때 그 사람한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하는 그 생각이 좀 더 많아서 저항이 좀 심하지 않나, 저는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사실 도덕적으로 봤을 때 어렸을 적에 양육을 받고 사랑을 받고 여성들의 감탄을 받고 인정을 받고 하는 거 보면 사실은 남성들이 그냥 물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매우 받는 위치에 있었었고요. 사실 그렇게 태어난 거죠. 그리고 여성들은 사실은 무엇인가 서비스를 줘야 하는 위치에 항상 있었던 것 같거든요. 여기에서 오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감정. 그걸 인정하지 않는 거.

    ◆ 김규항> 원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더 가졌다는 그 감각을 잃습니다. 익숙하니까. 하지만 못 가지거나 빼앗기거나 억눌린 사람들은 그 차이를 느끼죠. 그래서 항의를 하거나 얘기를 하면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런 식. 사실은 어느 부분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 정관용>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운동장에서 제가 기울어져 있다는 것에 동의 못 하는 남성들이 많죠?

    ◆ 김규항> 심지어는 여성.

    ◆ 이현재> 우월시대다. 역차별이다.

    ◆ 김규항> 이런 얘기도 하고.

    ◇ 정관용> 그런데 사회적인 여러 지표로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인 건 분명히 맞잖아요. 하지만 인정되기 싫은 거죠, 인정하기 싫은 거죠.

    ◆ 김규항> 사회적인 걸 이야기할 때는 주류적인 경향성을 가지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어떤 특수한 경우 어떤 예외적인 상황을 갖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태도죠.

    ◆ 이현재> 그런데 이 성숙하지 못한 태도가 굉장히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그런 얘기 밖으로도 꺼내지 못했거든요, 속으로 생각했지. 하지만 각박하기는 한 것 같아요, 신자유주의시대에. 그 각박한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기울어진 자기가 압력을 받고 있다라는 그 분노를 오히려 화를 저쪽에서 내고 있는 그런 형태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이현재 교수께서 어려서부터 자라나면서부터 남성들은 그렇게 대접받고 이런 식의 말씀을 쓰셨잖아요. 그런데 요즘 10대, 20대들은 조금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거 아닐까요?

    ◆ 이현재> 10대, 20대가 아까도 얘기했지만 사실 두 가지를 잘 봐야 될 것 같은 게 저도 물어봤어요. 너희들은 나랑 다르게 큰 거 아닐까 했는데 그랬는데 무슨 얘기를 하냐면 지금 대학원생 되는 학생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큰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것도 굉장히 주요한 현상인데 저희가 못 봐왔던 현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자꾸 차별을 했다라는 거예요. 그런데 학교에 오면 너희는 똑같이 교육받고 주체로 되어야 되고 시민이라는 교육을 받잖아요. 굉장히 주체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데 뭔가 집에서 혹은 내가 해야 될 젠더 역할은 기울어져 있어. 그러니까 거기에서 느끼는 부정의함이 훨씬 더 그들에게 강하게 다가오겠죠, 저때보다는.

    ◇ 정관용> 이것도 객관적 사실이니까 40대 후반, 50대 이상 되시는 분들은 자기들의 학창시절의 경험을 보면 공부 잘하는 사람의 다수는 남성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10대, 20대들은 학교 경험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의 다수는 여성이에요.

    ◆ 이현재> 그렇죠.

    ◇ 정관용> 이거 아주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현재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까 학교에서는 그런데 자신들이 더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도 민주시민으로 잘 크라고 하는데 집에 가보니 안 그렇더라.

    ◆ 이현재> 집에 가보니 안 그렇고 학교 졸업하고 결혼해 보니 사회에 나가보니 또 안 그렇더라, 이렇게 되는 거죠.

    ◆ 김규항> 교육이라는 게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라든가 정규적인 교육 시간이나 교육기관은 아주 교육의 일부일 뿐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물론이죠.

    ◆ 김규항> 부지불식간에 숨쉬듯이 이루어지는 교육들이 너무 많고 그거는 여전히 아직은 기울어져 있습니다.

    ◆ 이현재> 그리고 사실 주체와 시민교육 이런 얘기는 많이 하지만 젠더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교육이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 정관용> 제대로 된 성교육이죠, 그게.

    ◆ 이현재> 성평등 교육, 성교육 다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민이 되라고 하기는 하는데 사실은 학교 안에서도 젠더와 관련해서는 항상 예를 들면 조롱을 당한다든지 비하를 당한다든지 대상화를 당한다든지 이런 경험들 굉장히 많게 되죠.

    ◇ 정관용>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폭로가 나오고 있고 보면 영화계 또 문학계, 연극계, 정치권 대체로 보면 꽤 오래된 일들이 지금 폭로가 나오고 최근 일들도 폭로가 나오는데 가해자들이 권력자이면서 연령은 대체로 50대 이상이나 이렇게 현재까지는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문화적으로 지금 20~30대 젊은층의 구조에서는 옛날에 다반사처럼 벌어지던 그런 성추행, 성폭력 같은 게 줄어들고 있는 겁니까? 그렇지 않은 겁니까?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현재> 통계로 보면 절대 줄어들고 있지 않고요.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오히려 디지털 시대잖아요. 그래서 몰카 범죄 같은 게 굉장히 성행하고 있죠. 인터넷 들어가서 게임하려고 치면 바로 욕 나와요. 젠더와 관련된 여성비하와 조롱이 마구 되고 있고요. 10명 중에 9명이 데이트폭력 당한다는 통계 있습니다.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참석자들이 미투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기자)

     


    ◇ 정관용> 그거 젊은 층들이죠.

    ◆ 이현재> 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실 사안을 굉장히 사실 이렇게 크게 터뜨려지지 않으면 언론이 주목하지 않거든요. 그게 굉장히 큰 역할을 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받아서 큰 것만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벌써 일상 안에서의 젠더 권력을 문제시하는 그런 작은 모임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금 특히 개강했잖아요. 학교마다 굉장히 활발합니다. 미투 사이트 각각 만들어서 사례 수집하고 있고요. 학교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이것은 그냥 단순한 권력자의, 몇몇 권력자의 문제나 그것을 봉합함으로써 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일상 자체를 바꿔야 되는 일로 지금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규항> 여성들의 경우 제가 뭐 정확하게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여성들의 경우는 세대별로 의식이 상당히 진전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대응하는 태도. 또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일이 생겼을 때 거기에 대해서 논평하는 어떤 논조 같은 것들이. 이번에도 보면 이런 일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보면 장년층 여성들과 젊은 여성들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 정관용> 젊은층으로 갈수록 더 건강하다?

    ◆ 김규항> 그럼요. 건강하고 좀 뚜렷한.

    ◇ 정관용> 여성들은?

    ◆ 김규항> 네. 이것이 성폭력이냐 하는 구분이라는 게 굉장히 야만적이었지 않습니까? 저만 해도 제가 어릴 때, 젊을 때는 성폭력 그러면 성폭력과 성폭행 구분도 안 돼 있고 그리고 또 삽입성교를 뜻하는 강간 아니면 별 문제가 안 되는 그런 사고를 가진.

    ◇ 정관용> 성추행이나 희롱이라는 단어 자체가 만들어진 게 얼마 안 됐어요, 우리나라.

    ◆ 김규항> 그럼요. 그래서 이번에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하고 있는 거죠. 성폭력하고 성폭행을 구분을 하고. 놀라울 정도로 이 선생님처럼 이런 쪽의 전문가나 오래 운동했던 분들한테는 기가 막힌 일일 수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실은 그런 의식수준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제가 이번에 뚜렷하게 느끼는 것은 젊은 여성들은 확실히 다르구나. 젊은 남성들이 옛날보다 나은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그 대목이 중요한데.

    ◆ 김규항> 그게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이현재 교수는 어떻게 보세요? 젊은 남성들은 조금 나아져야 되는데.

    ◆ 이현재> 극단적인 것 같아요, 양극화 현상. 조롱하거나 매우 도와주거나. 왜냐하면 제가 여성철학 수업을 하면 거기에 반 이상은 남학생들이거든요. 같이 뭔가 고민해 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셨는데요. 지금 사실은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을 공직자뿐만 아니라 주로 대기업, 직장 내에서는 의무로 사실은 수행을 해야 돼요.

    ◇ 정관용> 해야 되죠.

    ◆ 이현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고 계신다는 게 더 놀랍지 않습니까?

    ◇ 정관용> 대충 교육하고 마는 거죠.

    ◆ 이현재> 내지는 옆 사람한테 시키거나. 그게 실제로 제도가 만들어졌을 때 인식 변화가 없으면 그렇게 허탕으로 돌아간다라는 걸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것 같은데 저는 이 김에 정말 한 가지만은 정말 뚜렷하게 우리가 배우고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는데 그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 정관용> 한 가지 뭐요?

    ◆ 이현재> 성폭력은 그 파트너 혹은 상대가 얼마나 저항했느냐에 따라서 판단되는 게 아니라 그 상대가 그냥 동의가 아니라 적극적 동의를 했느냐, 아니냐 갖고 판단되는 거예요. 아까 말씀하셨죠. 세대별로 어디까지가 성폭력인지 아닌지 헷갈려 한다고. 그런데 상대의 적극적인 동의에 초점을 맞추신다면 본인이 한 게 성추행이나 성폭행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우리 사회 전체가 지금 새롭게 학습하고 있다, 이 말씀이셨고.

    ◆ 김규항> 학습하고 있죠.

    ◇ 정관용> 권력자들을 향한, 유명인들을 향한 폭로. 그 속에서 나는 권력자도 유명인도 아닌 사람한테 당했는데라고 하는 분들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여러 가지 운동들을 벌이고 있다. 저희도 사실 그런 표현을 자주 쓰고요, 저희 방송에서. 직장갑질 같은 데서 '그런 문제 적극적으로 고발해 주십시오' 라고 요청하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래야 이게 정말 일상의 변화, 문화의 변화, 진짜 혁명. 이렇게 연결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현재> 맞습니다.

    ◇ 정관용> 정치권에서 일단 권력과 위계에 의한 어떤 성추행, 성폭력 등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 신고하신, 피해 입은 사람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겠다. 이런 등등의 법제도 개선안들이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그건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거고.

    ◆ 이현재> 권력형 성폭력이 있지만 실제로 모든 것은 다 사실은 젠더권력과 관련되어 있거든요. 나는 그 권력의 사각지대에 있다라고 착각하시면 안 된다라는 게 여기에서의 키포인트예요. 왜냐하면 젠더 권력은 사실은 사실 인종과 비슷하게 태어나면서 사회적으로 그 몸에 어떤 권력을 부여하는 기능이 분명히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이제 토론 좀 마무리 지으면서 정부는, 정치권은 뭘 해라. 그리고 우리는 또 각계는 어떻게 해라. 제안의 말씀들로 김규항 작가.

    ◆ 김규항> 저는 제안보다는 아까 학습이라는 말씀에 대해서 조금 되새기고 싶은데 학습과 사회 변화와 학습. 이런 것이 다 동의하고 공감하고 제대로 마음까지 깊이 새겨져야만 꼭 변화하는 건 아니거든요. 어떤 때는 이렇게 하면 큰일 나겠구나.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건 이렇게 하면 내가 잘못되는구나. 이런 어떤 거리낌이나 두려움을 갖는 그러면서 변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런 변화들이 조금 지나가다 보면 당연한 것이 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고 이렇게 변화하는 거니까 이번 일은 혁명적 변화이자 대단한 우리 한국인들의 학습기회다, 대단한 학습기회다. 성폭력과 성폭행 구분도 하고.

    ◆ 이현재> 예술적 자유와 도덕 사이의 적당한 다른 합의점을 발견을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정말 말씀하셨지만. 제가 한마디 또 마지막으로 한다면 저도 역시 성평등교육.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유치원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어디다 집중할거냐, 제한된 재화로. 그런 미래세대에 일단 투자하자. 이런 얘기는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 정관용> 이미 장년층 이상은 글렀다? (웃음)

    ◆ 이현재> 글쎄 스스로가 좀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규항> 제가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잡지 아까 소개해 주셨잖아요, 선생님께서. 거기에는 페미니즘 꼭지가 꽤 오래전부터 실리고 있고 이번 호에는 미투가 뭐야? 이런 식의 얘기도 있고 저는 초중고 페미니즘 학습교육 갖고 논란이 많은데 가부장제가 사회 문화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한 존속되고 있다고 동의한다면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유치원부터 어린아이들에게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사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 남성들도 어떤 면에서는 피해자예요.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도 모르게 그냥 기득권 질서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그걸 우리가 막아주기 위해서라도 어린아이들부터 제대로 교육하자는 것이고요. 아까 김규항 작가 표현을 제가 조금 달리 표현하면 이런 거네요. 제대로 자기 정신을 고쳐 세워서 똑바른 인식을 갖지 못하더라도 두려워서라도 바뀝시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김규항> 이해가 안 가면 일단 따라가고 그러다 보면 또 자연스러운.

    ◆ 이현재>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이해가 안 된다면.

    ◆ 김규항> 모든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죠.

    ◇ 정관용> 두 분 오늘 이야기 나누면서 이것이 진짜 혁명이다, 이런 표현 썼는데 혁명, 저절로 또 하루아침에, 1년 안에 안 됩니다.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바뀌는 그런 출발이 되기를 좀 바라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이현재 교수 그리고 김규항 작가 오늘 고맙습니다.

    ◆ 김규항> 고맙습니다.

    ◆ 이현재>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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