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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실사 이번주 개시…순탄하게 진행될까?



기업/산업

    한국지엠 실사 이번주 개시…순탄하게 진행될까?

    산은-GM 이견 못 좁히면 파행할 수도…임단협은 주 후반 본격 협상 가능성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임상훈 기자/자료사진)

     

    이르면 이번주 초 한국지엠에 대한 실사가 시작된다.

    12일 산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9일 면담에서 이번주 한국지엠에 대한 실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한국지엠의 부실 원인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불거진 여러 의혹 가운데 원가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전 가격과 본사의 고금리 대출,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야 회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GM의 자구안을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지원의 핵심은 신규 자금이다.

    산은은 GM의 자구안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보이면 지분율(17%) 만큼 신규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GM은 지난 5일 산업은행과 정부 관련 부처에 보낸 이메일 서신을 통해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달러(약 2조9천억원)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신차 출시나 생산에 필요한 28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에 참여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 실사 확약서, 실사 기간 등 이견 여전… "실무진 협의 중"

    당초 한국지엠에 대한 실사는 지난달 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실사 범위와 내용, 기간 등을 놓고 산은과 GM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미뤄져 왔다.

    지금도 양측간 이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실사가 더 늦어져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고 일단 실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사가 매끄럽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GM이 실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는 확약서의 내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실사를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GM 측이)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어 실무진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원하는 자료목록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주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사 기간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산은은 최소 2~3개월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 GM은 1개월 안에 마무리되야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강도 높은 실사를 강조했지만, GM은 민감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사가 개시되더라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단 실사를 시작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열린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상화 촉구 범도민 궐기대회'에서 군산시민들과 군산공장 노조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노사 임단협 이번주 본격화 가능성…勞 "교섭안 확정 뒤 협상" 社 "노조 양보 절실"

    한국지엠 회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도 이번주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12일 열릴 예정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된 안을 토대로 15일 한국지엠지부 대의원대회를 열어 임단협 교섭안을 확정한 뒤 사측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8일에 이어 지난 7일 4차 임단협 교섭을 열었지만 노조가 사측 교섭안을 접수만한채 성과없이 끝났다.

    사측 교섭안에는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정기승급 유보, 복리후생비 삭감 등이 담겨있다. 사측은 직원 희망퇴직에 이어 추가적 비용절감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노조가 임단협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안이 확정돼야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그동안 열린 임단협 교섭에서 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ISP) 비용 공개, 경영 실사 노조 참여, 군산공장 친환경차 생산시설 활용 방안 등을 사측에 요구 또는 제안했다. 그러나 사측은 보안 등의 이유를 들어 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GM은 최근 임직원 2500여명 희망퇴직으로 연간 4천억원의 인건비와 부대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그러나 지난 4년간 적자폭이 3조원에 달해, 추가로 4천억원 가량의 비용을 더 줄여야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사측은 노조와의 임단협 교섭을 통해 연간 3000~4000억원의 인건비 추가 절감안을 이끌어내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노조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GM이 군산공장 5월 폐쇄를 결정한 뒤 한국지엠 전체 직원(1만6천여명)의 약 15%인 25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노조가 사측 교섭안을 접수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한국지엠은 당장 한달 안에 GM 본사에 차입금 1조7천억원을 갚아야한다.

    또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절감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가 교섭안을 마련하면 본격적인 협의가 가능하리라고 본다"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만큼 향후 교섭에서 노조가 대승적인 양보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노사 임단협을 통해 비용절감에 대한 해답을 찾겠다는 생각이지만, 노조측은 회사 회생을 빌미로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사가 임단협을 통해 회사 회생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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