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28 사건 당시 피폭흔적이 담긴 까오슝 사립고등학교 건물 외벽. 제주도교육청이 제주 4.3 70주년 교육주간을 맞아 대만 까오슝시와 MOU를 체결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이인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2018 4.3 교육주간'을 운영하고 대만 까오슝시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대만 2.28을 통한 제주 4.3의 국제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4.3 교육주간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70년 4.3'은 4월 이후 대한민국과 동아시아가 나가야 할 평화와 화합의 길을 제시할 것"이라며 “그 역사적인 전기를 만드는 길에 4.3평화인권교육이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교육청은 다음달 2일 교육청 상황실에서 대만 까오슝시와 업무협약을 체결, 4.3교육과 대만 2.28교육의 교류를 본격화한다.
대만 까오슝시에서는 범손록 교육국장을 비롯한 교육국 관계자와 학생들이 참석한다. 까오슝시 방문단은 4.3추념식도 방문한다.
대만 2.28 사건은 1947년 2월 28일 중화민국 정부 관료의 폭압에 맞서 대만의 다수 주민인 본성인(本省人)들이 일으킨 항쟁으로 국민당 정부의 잔혹한 진압과 대규모 살상으로 1만 8000명에서 2만 8000명이 희생당해 제주 4.3과 유사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실제로 대만 2.28 당시 피폭 흔적이 담긴 까오슝 사립 고등학교 건물 외벽이 현재도 남아 있다.
이 교육감은 "까오슝시와 교류를 일본 오키나와, 중국 난징 대학살, 베트남, 동티모르 교육 교류로 확산해 보편적인 평화와 상생, 인권의 가치가 살아있는 아시아 공동체 교육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또 4.3유족에게 ‘명예 졸업장’도 수여하기로 했다.
현재 명예졸업은 학교 규칙에 따라 학교장이 인정할 수 있다. 4.3 관련 명예졸업장 수여도 해당학교에서 학교규칙에 따라 시행할 방침이다.
19일 제주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이 제주 4.3 교육주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검인정 역사 교과서 4.3 집필기준 반영에 주력하기로 했다.
현재 교육부는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 집필기준'이 올해 상반기 중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마련한 집필 기준안이 교과서 내용과 학습요소에 최종 반영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교육청이 마련한 집필기준안의 핵심 방향은 세 가지로 △제주 4.3의 역사적 위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4.3에 대한 서술은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평화‧화해‧상생‧인권의 가치를 드높인 사례로 특별히 기술돼야 한다 이다.
또 4.3 추념식에 다른 지역 교육감 참석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4.3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서는 다른 지역 교육감들과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교육주간 동안 4월 3일을 ‘체험학습의 날’로 권장해 각 학교가 체험학습으로 4‧3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할 방침이다.
올해 1000명을 시작으로 향후 10년 동안 일 만 명의 교사가 평화인권교육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직무연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4.3 70년 이후 4.3은 교육과 문화로 기억되고 전승될 것이다. 그 역사적 소명을 잘 알기에 4.3 교육주간의 걸음, 걸음을 4.3의 100년을 준비한다는 심정으로 진심을 다해 내딛겠다"며 "4.3평화인권교육이 민들레 씨앗처럼 제주와 한반도, 아시아에 뿌리내려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