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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 "이윤택 구속이 마땅, 새 역사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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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인들 "이윤택 구속이 마땅, 새 역사 쓸 것"

    경찰 8명 피해자에 24건 추행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경찰이 극단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이윤택(66)씨(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미투 운동을 지지했던 연극인들은 "죗값을 받기 위한 당연한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이씨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피해자들은 영장청구로 안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SNS를 통해 이윤택 씨의 성폭력을 가장 먼저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21일 통화에서 "구속은 너무나 당연하고 시급했던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아직도 이윤택이 어떤 해코지 해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다시는 움츠려들지 않도록, 더 많은 피해자가 용기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구속은 당연하고 시급한 조치"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피해자는 "이씨가 측근들에게 공소시효가 지난 일들이 대부분이라서 감옥에 안 가겠다고 큰소리 쳤다고 한다"며 "피해자들은 계속 상처받고 있고, 그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구속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미처 용기내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을 지지했던 연극인들도 이씨 구속이 당연하다는 입장과 함께 피해자 보호법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극인 임인자 씨는 "이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연기 지도나 예술 활동을 이유로 성추행을 합리화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권력을 남용한 상습적 강제 성폭력 행위로, 인간에 대한 존엄을 파괴하고 훼손했다. 이것은 연극의 본질이 아니다. 구속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의 홍예원 씨는 "한국 현대 연극사는 이윤택이 인권을 유린해 세워온 연극이 아니라, 용기내어 그를 고발한 연극인들에 의해 진정한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라며 "모든 폭력의 가해자가 죄의 대가를 치루는 것이야말로 한국 현대연극사에 중대하게 기록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배소현 극작가 겸 배우는 "관습과 위계에 폭력이 은폐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윤택은 시작이다"라며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는 이 당연하고도 어려웠던 과정을 통해 더이상 그 어떤 위계폭력과 성폭력도 자행될 수 없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피해자 보호법 강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성폭력을 고소한 피해자 17명 중 고소기한과 공소시효를 검토해 8명의 피해자에 대해 24건의 범죄를 추려내고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판단해서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부분이 있었지만 상습범 규정을 적용해 중죄에 해당하고 도주 우려와 피해자를 회유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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