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시도 사건’을 둘러싸고 유럽과 러시아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23명의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한 영국의 뒤를 이어 20개에 가까운 유럽 국가들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방에 동참할 국가에는 프랑스, 독일, 폴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체코, 덴마크 등이 포함됐으며, 러시아 외교관 추방 발표는 26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할지 여부는 회원국의 결정에 일임하기로 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얼마나 많은 회원국이 외교관 추방에 나설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르면 오는 26일 그런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덴마크와 아일랜드는 물론 구소련의 영향권 내에 있었던 체코와 리투아니아 등은 외교관 추방을 포함해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제일 먼저 러시아 외교관 추방 방침을 밝힌 라트비아는 26일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스트리아는 외교관 추방은 배제하기로 했다.
앞서 EU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자국 대사들을 러시아에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23일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동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영국과 EU의 움직임을 비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 영국 측이 근거없이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스크리팔 암살 시도사건과 관련해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고, 이에 러시아도 지난 17일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 23명을 추방하기로 하고 1주일의 시한을 주었다. 러시아 외교관 23명은 20일 영국에서 추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