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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인질극, 왜 하필 초등학교였을까?"



사회 일반

    "방배초 인질극, 왜 하필 초등학교였을까?"

    - 인질극 끝날때쯤 소문, 뉴스로 상황 알아
    - 학부모, 학교 통보 없어 총기난사까지 상상
    - 괴한, 언론 주목 끌려 초등학교 선택한 듯
    - 매뉴얼 있지만 범행 맘먹으면 대책 없어
    - 보안관 제도 보완, 위기 대응 연습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학부모),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어제 오전 11시 반 경 있었던 서울 방배초등학교의 인질 사건.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고 말하면서 괴한은 교문을 무사히 통과합니다. 그리고는 교무실로 갑니다. 당시에 심부름을 온 4학년 학생 6명이 있었는데요. 그중에 1명을 붙잡더니 흉기를 들고 위협을 합니다. 인질극은 1시간 정도 이어졌는데 어린 학생이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면 아찔하죠. 사실 몇 년 전에도 서울 계성초등학교에서 유사한 인질극이 벌어졌었죠. 그 이후로 학교 보안, 철저하게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또 벌어졌을까요?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어제 그 인질극 현장으로 달려갔던 분이세요. 방배초등학교 학부모 한 분부터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음성변조 한다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현장 (사진=고상현 기자)

     

    ◆ 학부모>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많이 놀라셨죠, 어제?

    ◆ 학부모> 네, 엄청 놀랐죠.

    ◇ 김현정> 그 소식을 딱 들으신 건 언제예요?

    ◆ 학부모> 저는 그때 일을 하고 있었고요. 저희 반 카톡방에서 경찰이 왔다, 인질극인 것 같다. 계속 빨리 학교로 와야 될 것 같다고 해서 제가 달려갔어요.

    ◇ 김현정> 직장 다니는 어머님들은 더 놀라셨겠는데요.

    ◆ 학부모> 그렇죠.

    ◇ 김현정> 가지도 못하고 바로 달려갈 수도 없으니까.

    ◆ 학부모> 그렇죠. 거의 12시 40분 정도에 연락을 받았어요.

    ◇ 김현정> 12시 40분이면 그럼 인질극 거의 다 끝난 시간 아니에요?

    ◆ 학부모> 네, 그때 연락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인질극이 엄마들의 소문, 소문으로 이걸 안 거지 학교에서는 어떤 대책, 연락이나 공식 통보 아무것도 없었어요.

    ◇ 김현정> 아 그랬군요. 경찰차가 와 있어, 이상해. 이렇게 수군수군대는 것만 있었지 공식적으로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사건이 다 종료된 다음에 아셨다는 거예요.

    ◆ 학부모> 네, 엄마들이 난리가 났죠. 12시 40분 정도면 저학년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부 나온 거예요, 학교에서. 학교가 아수라장이었던 거죠, 끝날 시간에. 상황 종료 끝날 시간에.

    ◇ 김현정> 엄마들은 다 와 계시고, 그때쯤. 애들은 쏟아져 나오고 아수라장.

    ◆ 학부모> 저희는 그러니까 뉴스 보고 안 거예요. 학교에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어요.

    ◇ 김현정> 물론 학교의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어머님들이 인질극 상황에 막 몰려와서 우리 애를 확인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또 인질극을 정리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니까 이 상황도 이해는 됩니다마는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마무리가 됐으니 망정이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으면 어떻게 할 뻔했냐. 이렇게 얘기를 하실 수가 있는데.

    ◆ 학부모> 그러니까 저희들은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심장이 벌렁벌렁거리는 거예요. 이게 저는 총기난사 상상을 한 거예요.

    ◇ 김현정> 처음 딱 듣고.

    ◆ 학부모> 엄마들이 트라우마 상태가 된 거예요, 지금.

     

    ◇ 김현정> 지금 이제 학교가 말이죠. 옛날처럼 아무나 막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잖아요. 매뉴얼도 있어요. 신분증 확인하고 방문 기록 다 남기도록 하는 매뉴얼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금 뚫렸다는 거. 평소에는 어떻게 느끼셨어요, 학교 왔다 갔다 하시면서?

    ◆ 학부모> 아니, 그거는 보안관 탓으로만 돌릴 것도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작정하고 들어가면 이거는...

    ◆ 학부모> 그렇죠.

    ◇ 김현정> 신분증을 맡기고 들어갔을 수도 있고.

    ◆ 학부모> 신분증 맡기고 다 썼어도 어쨌거나 작정을 해서 들어갔을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신분증 맡기고 쓰고 들어간다고 해도 이건 막을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 불안할 수도 있겠어요.

    ◆ 학부모> 그러니까요. 이 범인이 정말 바로 교무실로 가서 범행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돌아다니면서 타깃을 잡으려고 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너무 그게 불안한 거죠. 어떨 때는 그 생각도 들더라고요. 졸업증명서를 이제 학교에서 떼면 안 되겠다. 뭔가 더 철저히 매뉴얼이 있어야겠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말씀 나누고요. 지금도 목소리가 막 좀 흥분되어 계세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하여튼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학부모> 네.

    ◇ 김현정> 방배초등학교의 학부모 한 분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 범인 조사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방배초등학교 졸업생이 맞다고 하고요. 군대에서 시달림 때문에 조현병을 얻게 됐다. 여기에 대해 왜 국가가 보상해 주지 않느냐. 이걸 호소하고 싶어서 학교로 찾아갔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답니다. 이 범인의 심리는 뭘까요?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을 해 보죠.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서 방배초등학교에 직접 가셨던 학부모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이 괴한, 조현병과 뇌전증 환자였다. 군대에 가서 내가 이 병을 얻게 됐는데 국가가 보상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이걸 호소하러 갔다고 얘기합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어떻게 느끼세요?

    ◆ 이수정> 글쎄요. 조현병으로 인해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은 들고요. 그러나 이제 만약에 피해망상이 있어서 뭔가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싶다. 이런 욕망, 망상에 기인한 그런 욕망이 있었다면 사실은 기자들 불러오라. 처음에 그것이 지금 이 범죄의 목적이었다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계기로 인질극을 이용을 하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을 가능성은 있어 보여서 아마도 지금 피의자가 주장하는 조현병인지 아닌지는 확인을 해야 되겠지만 피해망상은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입니다. 그리고 아마 피해망상 안에는 군대에 관련된. 꼭 군대가 아니어도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힘 있고 권력 있는 계층에 관련된 적대감 이런 것들은 틀림없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아마도 자신의 피해자로서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초등학교를 선택했는가. 왜 방배초등학교를 특히 선택했는가. 이 부분에도 뭔가가 있습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보통 이런 종류의 억울함을 호소를 하고자 하는 묻지 마 폭행, 폭력 사건 같은 경우에 사실은 공공장소를 선택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초등학교는 가장 저항이 불가능한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보니까 지금 이런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센세이셔널 하게 언론의 주목을 끌기에는 매우 적합한 장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어른처럼 저항을 안 할 것이고 또 초등학교이다 보니까 아마도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당장 언론사, 그 사람 주장대로, 지금 희망대로 지금 언론사에서 다 보도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제 자신의 억울함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던 걸로 보이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보면 말이죠. 초등학교 보안에 대한 문제. 그 사람이 마음잡고서 학교를 골라서 왔다지만 어쨌든 이걸 막을 수는 있었지 않았냐. 이 부분인 거예요. 앞에 학부모님은 그러세요. 매뉴얼대로 했더라도 신분증 맡기고 방문기록을 썼다고 한들 이걸 막을 수 있었겠느냐. 그래서 더 불안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상당히 원천적으로 위험을 봉쇄하기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 거고 인력도 들 거고 그런 문제는 틀림없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제 현재의 시스템에서도 사실은 지금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었거든요.

    ◇ 김현정> 매뉴얼이 있는 것도 지키지 않은 상태.

    ◆ 이수정> 지키지 않았었죠. 그러니까 이런 매뉴얼. 예를 들자면 이런 이상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본인의 신분증을 맡긴다. 그래서 정체가 밝혀지고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전에 제지당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경각심을 시켜주는 절차라도 제대로 지켰었다면 이 사람이 이런 행위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심지어는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현재 있는 보안 시스템 자체만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만도 일단은 꼭 수행해야 될 과제로 보인다. 현재는 보안관들이 거의 연세들이 많으시거든요.

    ◇ 김현정>사실은 옛날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어요. 옛날에는 정말 학교에 아무나 출입했고 운동장 가서 다 운동하고 도시락 갖다 주고 아무 제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사실은 지금 굉장히 철저하게 하고 있는 거라지만 거기에도 구멍이 있는 거예요.

    ◆ 이수정> (보안관이) 학교에 2명이 오전, 오후 이런 식으로 2명이 교대로 근무합니다. 그러니까 근무 환경은 혼자 근무하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그러고는 침입을 시도하는 자들은 지금 아이들이나 젊은 여자 선생님들 이런 사람들을 노리는 원기왕성한 범죄자들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거죠. 그러니까 과연 막을 수 있겠느냐라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역부족이다 라고 금방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런 시스템을 계속 유지를 하는 게 최선이냐는 사실 의문을 많이 갖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떤 대안이 가능할까요? 그 많은 학교들에 다 전문가를 둘 수도 없고.

    ◆ 이수정> 일단은 일부 (보안관)인력은 좀 저항을 할 수 있는 근력이 있는 사람으로 교체를 하는 게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제가 보니까 무기계약직으로 근로 조건이 많이 개선이 됐다고 지금 알려지고 있거든요. 만약 그런 상황이면 조금 더 연세가 적고 저항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마 틀림없이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을 해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는 일단은 혼자 순찰을 돌게 만드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2명이 한 조로 근무를 하게 만드는 그 정도의 환경은 제공할 수 있어야 된다. 특히 초등학교 같은 경우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이수정> 그런 생각은 최소한 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제 참 놀라운 사건이었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의 문자가 참 많이 들어오는데 앞에서 학부모님이 이 질문하셨어요. 어제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통보를 했다. 이게 1시간 안에 끝났으니 망정이지 혹시 길어졌으면 혹은 더 큰 사건으로 벌어졌으면 이거 모르고 황당할 뻔했다. 이건데 알려야 되는 겁니까, 말아야 되는 겁니까? 또 알린다고 하면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까 봐 조심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 이수정> 그러나 아이들을 순식간에 보호자들이 나서서 보호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졌지 않습니까, 어저께?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사건 내용을 정확하게 알릴 필요는 없겠지만 예컨대 몇 시에 용의자가 와서 어떤 일을 벌이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 학교로 오셔서 아이들 보호가 개별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정도의 긴급 상황에 대한 처리 매뉴얼, 이런 것들은 분명하게 학교마다 연습이 되어 있어야 될 거고요. 지금 그런 차원에서 보면 어제 조치가 좀 불충분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만 이게 한 번 벌어졌을 때는 큰 충격일 수 있기 때문에 또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뉴얼을 좀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중요한 부분 지적해 주셨어요.

    ◆ 이수정> 매뉴얼이 있어야 하고 매뉴얼을 정기적으로 연습을 해야 될 거고요. 지금 보안 시스템, 혼자서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은 개선해야 되겠다. 이 생각은 틀림없이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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