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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 뭔데? 출연배우가 한예리·진선규·박해수·문소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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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극 뭔데? 출연배우가 한예리·진선규·박해수·문소리 등

    [노컷 리뷰] 즉흥극 '낫심' …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감동'

    이란 출신 극작가 낫심 술리만푸어.

     

    연극 팸플릿에서 출연배우 정보를 보면 순간 당황한다. 김선영, 전석호, 한예리, 이석준, 우미화, 김꽃비, 손상규, 권해효, 진선규, 박해수, 문소리, 나경민, 김소진, 전박찬, 고수희, 오만석, 구교환, 유준상, 이화룡, 류덕환, 이자람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21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연극 도대체 뭔데, 한 자리에 모이기도 어려운 배우들의 이름이 다 오른걸까. 바로 두산아트센터의 기획공연 '낫심'(4/10~29)이다. 이란 출신 극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8)가 쓴 ‘낫심’은 즉흥극이다. 앞에 거론한 배우들이 모두 한번에 오르는 게 아니고, 매회 1명씩 출연한다.

    배우는 연극에 대한 사전 정보도 받지 못한다. 대본 역시 출연 당일 극장 무대 위에 섰을 때 볼 수 있다. 배우와 관객이 동시에 대본을 보게 되는 것이다. 배우는 주어지는 상황을 자기만의 순발력으로 답하며 다음 대본으로 넘어가야 한다. 필요 시 관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즉흥극이지만, 사실 작가가 치밀하게 계산한 상황 하에서 움직인다. 작가는 이 치밀한 대본을 쓰기 위해 3년 반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20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올해에만 한국을 비롯해 독일, 덴마크, 일본 등 9개국에서 공연된다.

    이란 출신 극작가 낫심 술리만푸어.

     

    1막에서는 배우 혼자 출연한다. 영상으로 만나는 작가 ‘낫심’과 대화하듯 진행된다. 2막에서는 낫심이 직접 무대로 나와 배우와 함께 극을 이끈다. 낫심이 배우를 통해 간단한 한국어를 배우고, 배우는 낫심을 통해 간단한 이란어를 배운다.

    모르는 단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배우와 관객은 언어 장벽을 넘어선다. 재밌어서 웃다가도, 낫심의 사연을 알게 되면 끝내 눈물을 터트린다. 80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언제 지났을지 모를 정도로, 웃다 울다 하면 끝나 있다.

    낫심의 작품은 20개국 언어로 번역됐지만, 정작 자신의 모국어인 이란어로는 공연하지 못했다. 그는 이란에서 병역을 거부하면서 여권을 빼앗기고 해외여행을 금지당했다. 지금은 이란에도 들어갈 수 있고, 공연도 할 수 있지만 아직 그렇게 하고 있지는 않다.

    이란 출신 극작가 낫심 술리만푸어.

     

    나라별로 관객들의 반응이 다르지 않을까 궁금했다.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낫심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머니는 각 언어마다 표기법이 다르지만 전 세계인 모두가 닿을 수 있는 주제를 다룬다"며 "어머니처럼 전 세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다루는 것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역시 “이 공연을 숱하게 했기에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매번 울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가 즉흥극을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SPAF 무대에 오른 즉흥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 역시 낫심의 작품이다. 그 이유에 대해 낫심은 “삶이 즉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삶에는 리허설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한국 배우들에 대해서는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외모도, 내면도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낫심의 거주지인) 독일로 돌아가면 한국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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