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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계엄군 성폭행 "엄니는 화병나고 여동생은 미쳐부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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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5.18 계엄군 성폭행 "엄니는 화병나고 여동생은 미쳐부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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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성폭력 피해자들 38년만에 증언
    - 여고1학년 성폭행 당한 후 여승돼
    - '5월병' 시달리며 병원 전전하며 살아
    - 제보한 이지현 씨 "당시 쉬쉬할수밖에.."
    - 송영무 장관 논란..불신의 벽부터 허물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지현(5.18민주화운동 부상자동지회 전 회장)

    앞으로 사흘 후면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꼭 38년이 되는 날입니다. 사실 그동안에 여러 증언들 나왔고요. 자료들 나오면서 군부의 잔인함이 많이 드러났죠. 그런데 38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당시에 계엄군과 수사관들이 여성들에게 집단적으로 성폭행,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겁니다. 최근 알려진 게요. 계엄군에게 집단 성폭력을 당한 뒤 정신적인 충격으로 병을 앓다가 결국은 승려가 됐다는 10대 여고생 얘기가 알려졌었습니다. 이 성폭력 피해자를 직접 만나고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린 분이세요. 전 5.18 부상자동지회장 이지현 씨 직접 연결해 보죠. 이지현 전 회장님, 안녕하세요?

    ◆ 이지현>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5.18 당시에 벌어진 무자비한 일들이 청문회라든지 보도 등 여러 루트를 통해서 많이 알려져 왔었잖아요. 성폭행 얘기는 그런데 왜 여태껏 드러나지 않았던 겁니까?

    ◆ 이지현> 그러니까 제가 1989년 5공 청문회가 열릴 즈음에 자료 수집 과정에서 여고 1학년이 귀가 중에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게 이미 89년 얘기란 말씀이잖아요. 이 이야기를 최근에 하신 게 아니라 89년에 이미 접하신 거예요?

    ◆ 이지현> 그렇습니다. 피해자의 오빠께서 저희 부상자회를 나오셨는데요. 제가 청문회 나간다고 하니까 "동상, 우리 엄니는 화병이 나버렸고 여동생은 미쳐버렸다마시. 그래갖고 여승이 돼부렸네. 동생이 청문회 가거든 꼭 좀 한을 좀 풀어주소잉." 라고 얘기를 해서 89년 2월에 전라도의 한 식당에서 그 여승과 만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 이야기들을 접하신 건데 그러면 그때 바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셨어요?

    ◆ 이지현> 했죠. 했는데 우리 회원들도 믿지 않았고. 5공 청문회 때 이런 것들을 얘기를 해야겠다고 했더니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아무리 악랄하지만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냐.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지 않겠냐.' 그렇게 하면서 얘기하기를 굉장히 꺼려하더라고요. 아마 당시 사회적 분위기도 그랬고.

    ◇ 김현정> '이게 지금 지어낸 얘기 아니냐. 이걸 얘기하면 이걸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오히려 얘기했다가 다른 사건들까지 가짜라고 묻힐 수가 있으니까 그냥 우리 참자.' 이렇게 된 거예요?

    ◆ 이지현> 그래서 제가 여승이 된 뒷모습 그리고 전두환의 부인 이순자와 노태우의 부인 김옥숙이 환하게 웃는 모습. 이걸 대조시킨 사진을 들고 가서 국민들에게 폭로하려고 그랬는데 제가 하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피켓시위라도 하시려고 했는데 못 하셨어요?

    ◆ 이지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결국에는 주변에서 말리는 바람에.

    ◆ 이지현> 말렸고 저도 그냥 강하게 이걸 해야 됩니다라고 사실 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5.18 집단 성폭행 후 여승이 된 피해자가 1989년 2월 이지현 전 5.18 부상자동지회장과 만나고 있다. 사진=이지현 씨 제공)

    ◇ 김현정> 그래서 그 당시는 묻혔던 겁니다. 묻혔던 것이 이제 사회적 분위기가 되고 또 이 여고생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분들도 하나둘 용기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게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데. 선생님, 그 89년에 집단 성폭행 당했던 그 여고생을 직접 만나신 거예요?

    ◆ 이지현> 만났는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말을 못 하고 울더라고요. 고개만 끄덕끄덕. 오빠도 울고 저도 울고 여승도 울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 여승분은 이미 5.18이 일어난 지 9년 뒤니까 성인이 돼서 승려가 된 채 나타난 거였고. 80년 여고생 때는 도대체 어떻게 무슨 일을 당했다고 증언을 하던가요.

    ◆ 이지현> 그러니까 80년 5월 19일 그날이 광주에 공습을 해서 투입된 날입니다. 그 여학생은 집에 가던 중에 공수부대에게 맞고 납치 당해서 인근 야산으로 끌려가서 당한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무슨 시위 도중에 끌려간 것도 아니고?

    ◆ 이지현> 아닙니다, 아닙니다.

    ◇ 김현정> 그냥 집에 가는데 군인들 몇 명이 나타났대요?

    ◆ 이지현> 한 5-6명 됐대요. 그래서 트럭에 실려가서 그렇게 당했고. 혼자만이 아니라 트럭에 실려간 여자들이 한 3-4명 더 있었다고. 짐승만도 못한 놈들인지라.

    ◇ 김현정> 서너 명도 더 트럭에 실어서.

    ◆ 이지현> 여자들만 실었답니다.

    ◇ 김현정> 반항하면 때리고 이러면서 야산까지 끌고 갔다?

    ◆ 이지현> 그런데 그 이후에 여동생이 울고 웃고 소리 지르고 제정신이 아니었답니다. 집에다 가둬두면 나가버리고 또 며칠간 행방불명이 돼버리고. 그래서 정신병원에도 보내고 교회도 보내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그 트라우마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황까지 된 거예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집을 나가버리기도 하고.

    ◆ 이지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런데 지금 이게 이 여고생과 트럭 안에 있던 여성 서너 명만의 일이 아니라 이런 일이 그당시 굉장히 많았다는 게 하나둘씩 드러나는 거잖아요.

    ◆ 이지현> 그렇습니다. 이제 제가 청문회 가기 전에 이 모양께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또 정신이 나가고 나서 그냥 미쳐가지고 돌아다니다가 분신자살 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사연도 들었고.

    ◆ 이지현> 최근에 또 들은 얘기인데요. 80년대 중반에 저희 부상자동지회 사무실에 여자분이 신고를 하러 왔더랍니다. 얘기를 들어봤더니 80년 5월 19일날 그때 불타버린 광주 MBC 옆에 목욕탕이 있습니다. 그 목욕탕으로 또 끌려가서 당했다고. 그런 얘기를 접수를 했더랍니다.

    ◇ 김현정> 이런 식으로 당시에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다만 그동안 이거를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뿐이지 굉장히 피해자가 많았다는 짐작이 되네요.

    ◆ 이지현> 그럴 겁니다. (밖으로 이야기를 꺼낼) 환경을 조성해야 됩니다. 옛날에 위안부 피해자들도 쉬쉬했지 않습니까? 형제, 일가친척에게도 할 수 없는 가슴에나 담아야 될 그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 여고생 피해자의 오빠를 최근에 다시 만나셨다고요.

    ◆ 이지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1980년에는 여고생이었지만 지금은 나이 따져보면 중년이 됐을 텐데, 그 여고생도. 어떻게 지낸다고 하던가요?

    ◆ 이지현> 환속을 했더라고요. 절에서 나왔는데... 생각해 보세요. 수도하는 사찰에서 제정신이 아닌 분이 있으면 그 사찰이 평온했겠습니까? 아마 절에서도 제대로 있지 못하고 쫓겨났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이지현> 거의 그냥 사람같지 못한 그런 삶을 살았고. 또 정신병원에 두 달만 있게 되면 거기서 오래 있지 못하고 쫓겨나고 하다 보니까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그렇게 살았고. 저도 그렇습니다마는 5월 관계자들 5월만 되면 지긋지긋한 5월병을 앓습니다. 그 여성도 최근에 5월병이 다시 도지기 시작했고요.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면 병원에 가도 잘 안 받아준답니다. 어차피 뻔히 아는 거라고 하면서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제대로 치료할 만한 곳도 없고. 그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해 왔습니다.

    ◇ 김현정> 5월병이 뭐예요? 5월 되면 환청, 환각 이런 데 시달리고 이러는 게 5월병입니까?

    ◆ 이지현> 그렇습니다. 저희 5월 관계자뿐만 아니라 광주시민들은 그 당시 악몽 그런 것에 시달리고 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들으면서도 너무 마음 아프고 믿기지 않고. 그 당시에 그 일로 인해서 삶이 망가져버린 사람들.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 많습니다. 여전히 광주에는 말이죠. 이런 제보들을 모아서 국방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 성폭력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 이렇게 지금 밝힌 상태입니다. 선생님, 진상 조사에 나설 정부에게 또 아직도 말 못 하고 혼자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들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죠.

    ◆ 이지현> 저희는 지금까지 첫째 진상 규명, 둘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솔직히 성폭력을 당해서 그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있는 여건을 정부에서 저는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5.18 관련자들의 자살률이 일반 국민의 500배라고 합니다.

    ◇ 김현정> 500배요?

    ◆ 이지현> 500배 된다고 하고 실제로 많이 죽었습니다. 5월 가족과 광주시민들을 진정으로 보듬어줬으면 합니다.

    ◇ 김현정> 어제 송영무 국방장관이 광주에 내려가려다가 반대 의견도 있다, 항의가 있을 거다. 이런 얘기를 듣고 계획을 취소를 했습니다. 가서 불상사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해서.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지현> 어떻게 보면 여태까지 정부를 불신을 했습니다. 심지어 그 여학생 같은 경우는 95년도 검찰 수사 때도 밝혀진 거 없습니다. 환장할 일 아닙니까? 그러니 뭔 진실을 얘기하겠습니까? 어느 정부도 믿지 못합니다.

    ◇ 김현정> 그동안에 불신의 벽이 상당히 높죠, 사실은. 한순간에 녹기는 힘들죠.

    ◆ 이지현> 그리고 (송영무 장관이) 내려오기 전에 정말로 그러한 충분한 것들이 돼야만 되지 그냥 언론에 보도되기 위해서 일회성으로 하는 것은 솔직히 저희 역시 반대합니다.

    ◇ 김현정> 오시기 전에 충분히 소통하고 마음의 문을 연 후에 와서 사과하시고. 이런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불신의 벽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게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지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성폭력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저희도 관심 가지고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 이지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5.18 부상자동지회 전 회장이세요. 이지현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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