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취재단만 거부.."모양이 우습게 됐다"
- 판문점선언 뒷받침할 우리 변화 적었다
- 정부 내부 치밀한 조율 부족했던 탓
- 北 볼턴 발언 방치 안돼..콕 집어 비난
- 남북 핫라인 가동? 北이 꺼려한다는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22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이번 한 주 한반도 운명의 한 주다 이렇게 또 불리죠. 하지만 뭔가 매끄럽지는 못한 상황인데요. 이분의 의견 들어봅니다.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 지내셨죠.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의원, 안녕하세요?
◆ 정동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 일방 취소하더니 우리 한국 기자만 쏙 빼고 지금 북한으로 다른 나라 기자들만 데려갔습니다. 왜 그런다고 생각하세요?
◆ 정동영> 모양이 우습게 됐죠. 남북의 문제가 좀 복잡하게 꼬인 것 같습니다. 결국 4. 27 판문점 선언 이전과 이후가 답이 맞아야 하는데 지금의 모양은 남북관계가 냉랭했을 때도 드러났거든요. 빌미는 남쪽이 줬습니다. 그것은 군사훈련하고 통일부가 고위급 회담 취소 때 파기 책임을 북에 대해서 묻고 대화를 촉구한 데 대해서 북쪽이 성명서를 정식으로 문제를 삼고 나왔거든요. 어쨌든 우리가 좀 정부 내부의 아주 치밀한 조율기능이 작동을 안 한 측면이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정부 내부의 치밀한 조율 기능이라고 말씀하신 건 그러면 맥스선더 훈련을 과거보다 규모를 키운 거. 이런 게 조율이 잘못된 거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그렇죠, 훈련 규모라든지 홍보방식에 있는 예를 들어서 ‘역대급으로 훈련한다’. 그런 것은 정서에 안 맞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단계적으로 군비축소를 해나 가자고까지 합의한 마당인데. 그래놓고 군사훈련을 역대급으로 한다고 발표한 것은 상식 밖입니다. 이런 것들이 매끄럽지 않죠. 저쪽에서 어쨌든 북핵폐기의 유일한 조건으로 내세운 게 불가역적 해소, 체제안전보장인데. 이와 관련해서 우리 내부에도 관성적 사고가 지배하고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후에 정상회담을 뒷받침하는 그런 조율 기능이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청와대가 국방부 한미연합사 등과 치밀한 조율을 못 한 거군요.
◆ 정동영> 이게 NSC를 중심으로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가 한 팀으로 움직여야 되거든요. 각자 움직이게 되면 이런 사고가 나는 거죠. 충분하게 정보공유가 안 됐다고 볼 수 있고 판문점 선언 이후에 정세관리를 어떻게 해 가야 할지에 대해서 조율이 잘 안 된 거죠.
◇ 정관용> 정 의원 보시기에 이번 북한의 태도 변화에 빌미는 우리가 주었다고 하는 것은 그러면 북한이 이렇게 강력 항의할 만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북한도 내부적으로 보면 군이라든지 통일전선부라든지 외무성의 실무선에서의 반발이 있을 겁니다. 자기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따라가기는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실무 차원의 문제제기를 그냥 일방적으로 묵살할 수는 없는 측면이어서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고요. 김영철 통전부장이나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나 강경파거든요. 아마 이대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이런 의견을 주장했을 겁니다, 틀림없이. 그리고 어쨌든 이것은 최대의 위기라고 볼 수 있고요. 가장 중요한 게 사실 지난 판문점 선언에서 양측의 신뢰 회복단계에 들어갔는데 이것이 악재를 만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맥스선더 훈련을 비판하고 고위급 회담 취소하고 여기까지는 이해가 됩니다, 우리가 빌미를 줬으니까. 그런데 그다음에 풍계리 쪽 기자 우리 명단 통보도 접수조차 안 하고 물론 북한 적십자 명의이긴 하지만 탈북 여종업원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또 던지고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사진=자료사진)
◆ 정동영> 그건 이제 전술적으로 핵문제에 있어서 남쪽을 배제하는 풍계리 핵실험 참관단에서 남한을 배제함으로써 모양이 우습게 됐는데 이 부분은 그러니까 북미라는 바퀴와 남북이라는 두 바퀴가 (있는데) 북미 바퀴는 ‘볼턴’이라는 돌부리를 만났고 남북관계는 이제 ‘한미훈련’ 또 ‘고위급회담’ 이런 돌부리를 만나서 두 개가 덜컹거리다가 결국 이게 풍계리 참관 배제까지 연장된 거죠. 그리고 적십자를 통해서 북한 여종업원, 탈북 여종업원에 대한 공작제기를 하는 거죠, 지금.
◇ 정관용> 앞으로 이게 풀릴 수 있을까요? 풀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정동영> 큰 틀에서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큰 가닥이 6월 12일 북미회담으로 가는 데 있어서 그러니까 북미 간에 삐걱거리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역할을. 그 역할 중 핵심은 아마 속도 유지라는 측면이 하나 있을 것이고, 내용에 있어서는 지금 미국은 신속한 폐기를, 북쪽은 이제 단계적, 동시적 조치니까 이걸 절충하면 ‘신속한 단계적 이행’이 되겠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정동영> 이런 부분 등에 대해서 한미 간에 조율이 이루어지면. 북미 간에 6월 12일로 가는 거는 이제 좀 길이 바꿔지는 거고 그리고 남북 관계는 좀 복잡합니다. 이 부분을 이제 어쨌든 탈북 여종업원 문제는 진상조사라도 저는 지금 다시 착수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기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최근에 이렇게 북한이 물론 우리가 빌미를 가져온 거기는 합니다마는 남쪽에 강공을 취하는 것은 지금 몇 시간 후에 다가올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 정 의원께서 말씀하신 신속하지만 단계적인 뭐 이런 걸 설득하려 이런 거 아닐까요?
◆ 정동영> 이제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북미는 북미고 남북은 남북이고 하기 때문에 남북 관계는 온전히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거든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를 우리가 제대로 못하는 거는 우리 쪽에 문제가 있는 거죠.
◇ 정관용>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반발한 이후에 우리는 리비아식 모델하는 게 아니다. 트럼프식이다 그러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북한을 달래는 어떤 멘트까지 내놓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거 가지고 북한은 아직은 부족하다고 보는 걸까요?
◆ 정동영> 좀 더 확실한 미국 내부의 일관된 목소리를 원하는 거죠. 그러니까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고 나서 만족한다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새로운 대안에 대해서. 그랬는데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한 이후에 튀어나온 것이 리비아식이니 또 탄도미사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그리고 생화학무기. 이렇게 의제는 넓히고 문턱을 높이는 이런 얘기들이 NSC 보좌관 존 볼턴 입에서 나오는데 볼턴 보좌관은 또 악연이 있어요. 2002년에 농축우라늄, 2005년도 9.19 성명 파기.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볼턴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데 있어서 볼턴의 이런 발언들을 방치해서는 이게 안 된다. 정세판단을 했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볼턴을 콕 집어서 인간쓰레기라고 이렇게 규정도 하고 이런 사람은 상종 못 하겠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어쨌든 이제 북미 트랙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서 지금 한 입장이고 남북관계는 문 대통령이 귀국해서 정말 팀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다시 조율, 조정을 다시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 끝나고 돌아오면 남북 정상 간의 전화통화 핫라인. 이것도 가동해야 되겠죠.
◆ 정동영> 그렇죠, 이럴 때 쓰려고 핫라인이 있는 건데요. 지금까지 제가 느끼기로는 이 핫라인을 우리가 연기한 게 아니고 북한 쪽이 꺼려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북쪽의 실무자들이 꺼려하는 거죠. 말하자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정상 간의 통화를 하면 큰 틀에서 넘어가 버리기 때문에 저쪽에서는 이제 깐깐하게 거는 입장이기 때문에 실무선에서는. 커트라인을 북쪽이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는 정세가 달라지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몇 시간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의 뭔가 합의점을 찾을 만한 것을 딱 좀 조율을 끝내고 와야 되고 와서 국내적으로는 부처 간에 이견 없도록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 정동영> 한 가지만 덧붙인다면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속도. 속도를 유지하고 또 하나 남북관계에서는 역진방지입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정동영>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