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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뼈가 깎인 지옥 훈련, 딸 보며 견뎠죠"

스포츠일반

    "진짜 뼈가 깎인 지옥 훈련, 딸 보며 견뎠죠"

    단오씨름대회 금강장사 3연패 달성한 최정만

    '아인아, 보고 있니?' 최정만이 19일 2018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에서 임태혁을 누르고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보은=대한씨름협회)

     

    '아빠 장사' 최정만(28·영암군민속씨름단)이 3년 연속 단오장사대회를 제패했다. 특히 올해 열린 대회에서 모두 금강장사를 석권하며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최정만은 19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8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kg 이하) 결정전에서 임태혁(29·수원시청)을 3-0으로 완파했다. 설날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임태혁을 제압하며 꽃가마에 올랐다.

    개인 통산 7번째 금강장사 타이틀이다. 특히 2016년부터 단오대회를 제패했다. 여기에 2015년부터 4년 연속 보은에서 정상에 오르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경기 후 최정만은 "보은에서 우승을 많이 해서 그런지 주위에서 '이번에도 장사에 오르겠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그래서 '매번 어떻게 좋을 수가 있느냐'며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또 우승을 했다"고 웃었다.

    보은이 좋은 이유가 있다. 최정만은 "예전부터 보은에 오면 같은 숙소와 식당을 이용한다"면서 "특히 음식이 제일 맛있는데 15첩 반상이라 계체를 한 뒤 몸무게가 4kg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번에도 식당 어머니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임태혁과 이승호(32·수원시청)까지 금강급 트로이카 중에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정만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의 아픔 때문이다. 최정만은 "지난해 단오대회 우승 이후 추석, 천하장사대회 때 부진했다"면서 "황대성(안산시청)에게 두 번 연속 졌다"고 돌아봤다.

    '해냈습니다' 최정만이 19일 2018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김기태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보은=대한씨름협회)

     

    이게 값진 교훈이 됐다. 최정만은 "사실 승호 형, 태혁이 형과 함께 최정만 하면 그래도 금강급에서는 언제든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황대성에게 두 번 연속 지면서 '내가 언제부터 잘 하는 선수였나' 느낀 게 많았고 자만심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후 지옥의 동계 훈련을 자청했다. 최정만은 "겨울 동안 헬스장 훈련을 3배 늘렸고, 남들 쉴 때 2시간 정도 산을 탔다"면서 "또 매일 1000번 고무줄을 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질긴 고무줄을 얼마나 당겼는지 왼 어깨가 아파 병원을 가니 뼈가 깎였다고 하더라"면서 "의사가 힘을 쓰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런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던 원동력은 가족이다. 2014년 결혼한 최정만은 올해 3살이 된 딸 아인이가 있다. 이제 말문이 트인 딸은 아빠에게 "지고 오지 말라"고 했고, 최정만은 딸에게 "아빠 또 도전하고 올게"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최정만은 "사실 나에게는 돈을 잘 쓰지 않지만 딸에게는 좋은 거 입히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다"면서 "딸의 존재가 운동할 때 절실함을 준다"고 말했다.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존재가 딸이다.

    더욱이 유복하게 자라지 못한 최정만이기에 딸에게 더 애틋한 마음이다. 최정만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생모가 아이가 없던 호적상 '큰 엄마'에게 갓난아기 때 맡긴 아픈 기억이 있다. 물론 현재는 생모와 길러주신 어머니 모두 극진하게 모시고 있지만 딸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 최정만이다.

    최정만은 "이번에 이겼다고 해서 다음 대회 이기리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씨름은 방심하면 언제든 모래판에 닿는 경기라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상에 있으면서 여전히 "도전하고 온다"는 최정만의 전성기가 이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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