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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피해 이재민, 폭염과 좀도둑에 '이중고'



포항

    포항지진 피해 이재민, 폭염과 좀도둑에 '이중고'

    (사진=김대기 기자)

     

    지난 11·15 포항강진으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와 조립식 건물 등에서 생활하면서 올여름 폭염에 누구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진피해 아파트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틈을 탄 빈집털이범들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는 등 빈집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 80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들은 40도를 육박하는 기록적 폭염에 몸도 마음도 지친 모습이다.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고 있자니 머리가 아프고, 에어컨을 끄면 곧바로 더워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용 바닥과 좁고 통풍이 안되는 텐트 등도 이재민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재민 A씨는 "좁은 텐트가 제일 불편하다. 통풍도 안 되고 안에 있으면 땀이 줄줄 흐른다"면서 "저녁에 사람이 많을때는 더욱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이재민 B씨는 "체육관에서 반년이 훌쩍 넘게 생활하다 보니 안 아픈 곳이 없다"면서 "에어컨을 끄면 덥고 하루종일 켜 놓으니 공기가 안좋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재민들은 폭염뿐 아니라, 지진이 난지 9개월이 되도록 대책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소외감에 더욱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재민 C씨는 "자다가도 깰 정도로 지진이 무서운데, 요즘 같아서는 인명피해없이 지진이 한번 났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너무 힘든데, 모두들 나몰라라 하니 별에 별 생각이 다든다"고 하소연했다.

    (사진=김대기 기자)

     

    사정이 이렇자 이재민(한민장관맨션 주민)들은 '포항지진 이재민, 아직 대피소에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주거안정 대책 세워주시길 청원합니다'는 내용의 청원을 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청원에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대성아파트 F동이나 D동 보다 더 심하게 피해를 본 아파트이며, 240세대 중 86세대는 이재민구호소인 흥해 실내체육관을 떠나지 못하고 9개월 가까이 이재민으로 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가운데 지진 피해를 입은 아파트에 들어가 에어컨 구리케이블과 LED조명 등을 훔쳐온 빈집털이범 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6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손 모(45)씨 등 2명은 지난 6월 흥해 경림뉴소망타운에 창살을 끊고 들어가 에어컨 구리케이블을 훔치는 등 모두 17차례에 걸쳐 8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이와함께 김 모(57)씨 등 4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새벽시간에 대성아파트에 들어가 5차례에 걸쳐 LED조명 19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진 피해로 사람이 살지 않고, 잠금장치를 하지 않는 집을 노렸다.

    포항북부 경찰 관계자는 "지진 때문에 이사를 가고 잠금장치가 안 된 빈집에 들어가 돈이 될만한 것들을 훔쳤다"면서 "빈집으로 인해 우범지역이 되지 않게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주민들이 대피소 또는 임시거주시설로 떠나면서 방치되다시피한 지진피해 주택이 절도와 탈선 등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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