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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터키 금융위기 명품 사재기나 할 때인가



칼럼

    [논평] 터키 금융위기 명품 사재기나 할 때인가

    (사진=자료사진)

     

    터키의 금융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했고, 유럽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선진국 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신흥국의 금융시장과 환율도 덩달아 불안정하다. 아르헨티나 헤소화의 가치는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의 신흥국 통화도 떨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보다는 안정적인 달러와 엔화만 사들이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다.

    터키의 통화가치 하락은 미국의 보복조치로 촉발됐다. 미국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2배로 올리자 불안을 느낀 외국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자본을 빼가기 시작한 것이다.

    시작은 미국의 보복관세지만 터키의 취약한 경제구조는 언제든 불안요인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정경유착이 심하고 지하경제가 크게 자리 잡고 있는 터키의 특성상 경제회복이 쉽지는 않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터키 경제위기와 맞물려 우리 포털 검색어에 느닷없이 ‘버버리’라는 단어가 상위권을 차지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 뜬금없는 단어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터키 경제위기와 연동돼 등장한 것은 바로 환율 때문이다.

    리라화가치가 떨어지자 터키면세점에서 버버리와 같은 명품들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얄팍한 심리가 작동한 덕분이다.

    이른 바 명품을 '직구' - 직접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대행사이트에는 구매문의가 크게 늘고, 이를 안내하는 게시글도 많이 올라왔다.

    또한 터키 현지의 면세점에는 명품을 구매하려는 아시아와 중동쪽 국가사람들로 추정되는 인파가 대거 몰려들었고, 그 가운데는 배송을 대행하려는 한국인들도 꽤 눈에 띄었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증언이다.

    정말 씁쓸하고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습이 더 부끄러운 것은 우리도 터키처럼 아니 터키보다 더 심한 외환위기를 겪었던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IMF경제위기로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잃었고 사업체는 부도를 맞았다. 그리고 직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월급이 반 토막으로 줄어 정말 근근히 생계를 이었던 아픈 경험이 생생하다.

    금모으기와 같은 전 국민적인 노력으로 IMF경제위기를 어렵사리 극복했지만, 이후 글로벌 경제에 예속된 우리 경제는 늘 안정된 기조만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터키의 상황이 과거 우리 IMF사태와 비교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경제위기를 맞은 국가의 아픈 현실에 편승해 명품이나 사재기 하려는 심리는 정말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만약 IMF사태 때 외국인들이 우리 백화점에 몰려들어 달러를 흔들며 비싼 명품을 사재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면 우리는 어떤 심정이었을지 돌이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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