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유치원 감사 나갔더니 '총으로 쏘고싶다'는 원장도.."

사회 일반

    "유치원 감사 나갔더니 '총으로 쏘고싶다'는 원장도.."

    경기도 92곳서 96억 적발 "공사구분 無"
    유령회사와 거래, 아이들 약품에 무좀약?
    은닉통장 입수하니 쓰러져 입원하기도
    전국 사립유치원·어린이집 전수조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순영 (경기교육청 대표시민감사관)

    지난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에 대한 국정 감사 과정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가 됐죠. 지금 그 파장 일파만파입니다. 5년치를 따져봤는데 무려 1800여 개 유치원이 크고 작은 비리로 5900여 건 적발됐답니다. 금액으로는 무려 269억 원이 적절치 못하게 사용됐다는 겁니다. 원비로 원장 아파트의 관리비를 냈다든지 명품백을 샀다든지 심지어 성인 용품을 사는 항목. 이런 것들이 나온 데 대해서는 정말 충격적이기까지 한데요. 유치원뿐 아니라 어린이집 실태까지 전수 조사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여론의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박용진 의원 또 유치원 측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저희가 인터뷰를 했었고요. 오늘은 이번 감사 현장에 직접 투입됐던 분을 통해서 좀 생생한 얘기를 들어보죠.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으로 경기도 내 사립 유치원 운영 실태를 감사한 분이세요. 최순영 대표 시민감사관. 전 국회의원이죠. 연결해 보겠습니다. 최순영 감사관님, 안녕하세요?

    ◆ 최순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그러니까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감사 결과는 전국을 망라한 건데 우리 최 감사관님은 그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감사에 참여를 하신 거죠?

    ◆ 최순영> 그렇죠. 경기도를 했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전국 1878곳에서 비리 5900여 건이 적발됐다. 일단 이게 사실입니까?

    ◆ 최순영> 네, 사실이죠.

    ◇ 김현정> 저는 제 눈을 의심했어요. 1878곳이 적발이 됐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지금 놀라고 계시는데요. 경기도에서는 사립 유치원은 몇 곳이고 그중 몇 곳을 감사하셨습니까?

    ◆ 최순영> 경기도에서는 2016년도부터 유치원 특정 감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92곳을 감사를 했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한 96억 원을 보전 조치를 했습니다.

    ◇ 김현정> 96억 원을 보전 조치를 했다는 얘기는, 96억 원이 잘못 사용됐더라?

     


    ◆ 최순영> 그렇죠.

    ◇ 김현정> 그 얘기는 좀 차근차근히 다시 풀어가도록 하고 감사 과정에서 느끼신 사립 유치원들의 운영 실태. 총평을 하자면 어떤 느낌이셨습니까?

    ◆ 최순영> 한마디로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되는 곳이구나. ‘국가가 해 주는 돈은 다 내 돈이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사람들이.

    ◇ 김현정>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되는 곳이었구나’ 이런 느낌?

    ◆ 최순영> 감사를 하러 가면 노골적으로 그래요. ‘국가가 지원해 줬으면 내 돈이지. 내 돈인데 내 마음대로 쓰는데 왜 그러냐. 이게 무슨 문제냐.’ 이렇게 반문을 하고 있습니다, 원장님들이.

    ◇ 김현정> 사실은 지난주 저희가 사립 유치원 측의 인터뷰를 했을 때도 그 부분이 제일 강력한 반론이었어요. 우선 그 답변 주시기 전에, 어떤 사례들을 보면서 참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됐구나. 어떤 부분을 보면서 그렇게 느끼셨어요?

    ◆ 최순영> 교구 재료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 엄청난 돈이 나갔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최순영> 그 업체가 누구냐 하면 원장입니다. 자기가 그걸 해요. 그리고 자기 남편이 사업을 하고요. 그다음에 친정 남동생이 하고. 그렇게 해서 돈을 19억을 빼갑니다.

    ◇ 김현정> 부풀리는 형식인가요?

    ◆ 최순영> 부풀리는지 그걸 했는지조차도 우리는 알 수가 없죠. 그리고 그 업체는 예를 들어서 교구 재료 업체라고 하면 매입 매출이 있어야 되고 국세청에 신고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전혀 그렇게 된 것이 없어요. 아무런 증거도 없이 ‘구입했다’고 하면서 한 3-4년 동안 19억을 빼가고, 또 다른 지역에 그런 유치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여기는 올케, 시누 사이인데 거기에서도 또 13억을 빼갔어요.

    ◇ 김현정> 그런 경우에는 500만 원어치 교구 재료를 받고 500만 원을 가족들이 가져간 건지 아니면 아예 그냥 돈만 갔는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서. 전혀 그것조차 지금 알 수 없는 거군요?

    ◆ 최순영>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국세청에다가 신고해 놓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또 어떤 사례들이 있었습니까?

    ◆ 최순영> 그리고 ‘아이들 약품을 산다’ 그래서 영수증을 하나하나 보면 무좀약이 있다거나 가스활명수가 있다거나.

    ◇ 김현정> 무좀약이요?

    ◆ 최순영> 네.

    ◇ 김현정> 아니, 아이들 중에 글쎄요. 더러 부모님한테 무좀이 옮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이지는 않네요. 상식적이지는 않네요. 유치원에 상비약으로 무좀약.

    ◆ 최순영> 그렇죠. 그러니까 이런 부분이 저희들이 봤을 때 객관성이 없지 않습니까? 뭐 요리 교실 한다고 영수증을 붙여놔요. 하나하나 보면 커피 산 것도 있고 생리대도 있고. 그럼 이걸 누가 보더라도 요리 교실에 쓰는 재료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치원 측에서는 말을 합니다. 일단 ‘시민감사관이라는 분들이 전문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회계 처리 기준에 문제가 없는 부분까지 문제로 포함시킨 사례가 많았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최순영> 시민감사관들이 자꾸만 갑질을 했다고 그러고 전문성이 없다고 그러는데요. 우리 회계 감사들 전문성이 다 있습니다. 변호사도 있고 노무사도 있고 회계사, 건축사 그다음에 교육 전문가 활동가들, 급식 전문가들. 다 이런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가서 맨날 우리끼리 하는 얘기가 ‘우리가 을이네 ’ 이렇게 얘기합니다. 왜 그러냐면 이제 감사를 하려고 ‘서류를 주십시오’ 이러면 무조건 없다고 그러고 다 줬다고 그래요. 그러면 수입 통장이나 이런 것들이 다 나와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부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요. 그런데 한 유치원에서는 은닉했던 통장이 나왔어요, 우리가 찾아서.

    ◇ 김현정> 끝까지 아예 안 내고 버틴 경우도 있어요?

    ◆ 최순영> 그럼요, 그럼요. 그러면 어떻게 할 길이 없습니다. 진짜 법적으로 어떻게 할 길이 없어요.

    ◇ 김현정> 혹시 내라고 하니까 아예 쓰러지거나 119 불러서 실려 가고 이런 분도 계세요?

    ◆ 최순영> 은닉 통장을 우리가 찾아내고 이게 크게 문제가 생겼죠. 그랬더니 그 유치원 원장이 병원에 입원했어요. 쓰러졌다고 그러고 우리 감사장에 와서 아이고, 아이고 이러고 쓰러졌다 이러고는 병원에 입원하고 그 유치원은 결국은 문 닫았습니다. 지금 현재 영어학원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학부모들이 해명을 해 달라고 찾아간 유치원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도 역시 경기도 동탄이던데요. 학부모들이 해명을 요구하자 원장이 쓰러지고 대기하고 있던 119 구급차를 타고 갔다고 해서 지금 밤새도록 논란이 됐는데. 혹시 이 유치원 같은 경우는 감사 받을 때 어땠습니까?

    ◆ 최순영> 제가 그 유치원은 감사하지 않아서 사례를 자세히는 잘 모르겠는데요. 거기에도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겠습니까? 특히 동탄 같은 경우에 신도시에는요. 젊은 부부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가 새로 유치원을 지으면서 여러 가지 부정 사용한 것이 더 많아요. 그러니까 아마 학부모들이, 젊은 학부모들이 찾아가서 항의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지금 이 동탄의 H 유치원 같은 경우에는 명품 가방과 성인 용품 같은 게 회계 장부에 적혀 있었습니다. 6억 8000여만 원을 부정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자 학부모들이 비대위를 꾸리고 해명을 들으러 갔는데 소동이 있었던 거죠. 그러니까 쓰러지고 실려가고 입원해버리고 이런 경우들이 감사 과정에서도 있었던 거군요?

    ◆ 최순영> 그렇죠.

    ◇ 김현정> 또 하나 유치원에서 강력하게 반론하는 부분은 뭐냐 하면 ‘사립 유치원은 물론 교육 기관이지만 개인 원장이 운영하는 개인 사업체다. 따라서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은 회계 처리가 다 가능한 건데. 예를 들어 유치원 직원들 회식을 하다 보면 거기에 주류가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또 유류비도 지적을 했는데 유류비도 교통비 항목으로 업무 연관성을 따질 수 있는 부분인데 왜 이런 것까지 문제라고 지적을 했느냐.’ 이렇게 강하게 지금 반론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답변 주시죠.

    ◆ 최순영> 물론 선생님들이 수련회 가서 술도 한잔할 수 있고요. 교통비 조로 넣을 수 있죠. 그렇지만 저희들이 적발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업무에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고 누가 객관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저녁 7시에 그 시간대마다 막걸리, 맥주, 홍어회 이렇게 사서 달랑 들어가는 경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집 앞의 마트 같은 데에서 사가지고 누가 봐도 이건 집으로 갔구나, 이건 회식하려고 산 게 아니구나하는 게 분명한 경우들?

    ◆ 최순영> 그렇죠. 그리고 유류도 경유 같은 경우에는 저희들이 또 다 봐줘요. 학원 차량이구나 하고.

    ◇ 김현정> 그러니까 누가 봐도 업무 관련성이 없는 거라면 유치원은 경기도에 있는데 기름을 저쪽 어디 제주도, 강원도 가서 넣었다든지 이런 것들? 해명이 안 되는 것들만 집어넣은 것이다?

    ◆ 최순영> 네. 그리고 저희들이 또 그렇게 부정 사용이겠다 하는 건 정리해서 유치원에 1차로 보냅니다. 보내고 여기에서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해명해서 주십시오. 그럼 저희들이 그걸 보고 다시 또 정리하겠습니다. 이거를 두세 차례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도 1800여 곳이 적발됐다니까 저는 또 정말 놀라운데. 최 감사관님이 직접 겪은 일 외에도, 현장에 실사 나간 감사관한테 원장님이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까지 한, 감사관이 굉장히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경우도 있다면서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자료사진)

     


    ◆ 최순영> 현장에 실사를 나가거든요. 행정직 공무원하고 같이 나가요. 우리만 나가는 건 전혀 아닙니다. 그런 자리에서 원장이 우리 감사팀장한테 그랬답니다.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저는 그 얘기를 듣고...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쏘고 싶다’?

    ◆ 최순영> 네, 네.

    ◇ 김현정> 누구한테요?

    ◆ 최순영> 우리 감사팀장님한테요.

    ◇ 김현정> 아니, 원장님이요?

    ◆ 최순영> 네. 원장실에서 그랬대요. 그 얘기를 같이 갔던 사람들이 다 들었답니다. 저는 그 얘기 듣고 너무 가슴이 정말 멍하더라고요.

    ◇ 김현정> 물론, 물론 정말 교육자 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유치원 원장님들, 선생님들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 전체까지 욕되게 하는 이런 케이스들. 그런 분들까지 힘 빠지게 하는 이런 케이스들. 참 씁쓸하다 못해 당황스럽네요. 그래서 ‘이참에 아예 전국의 사립 유치원들 운영 실태 그리고 어린이집까지 전수 조사를 하자.’ 이런 학부모들의 요구가 지금 빗발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순영> 저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감사하는 유치원 중에 어린이집도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같이 운영해요?

    ◆ 최순영> 그 영수증이 왔다 갔다 해요.

    ◇ 김현정> 영수증이 왔다 갔다 해요?

    ◆ 최순영> 노골적으로 거기에 어린이집 인건비 영수증이라고 붙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어린이집의 인건비는 어떻게 했을까 봐야죠. 그런데 어린이집은 도교육청 산하가 아니기 때문에 볼 수가 없어요. 다 같이 보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 참에 정말 정직하게 운영하고 있는 곳들과 그렇지 않은 옥석을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전수 조사가 필요한 게 아니냐. 이런 말씀으로 이해가 되고요. 지금 한 해에 유치원에 들어가는 국민 세금이 2조 원 정도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RELNEWS:right}

    ◆ 최순영> 2조 원이 넘습니다.

    ◇ 김현정> 더 많이들 분노를 하고 계시는 거겠죠. 이번 주 안에 교육부에서는 사립 유치원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고 일단 밝힌 상태니까요. 우리 거기까지 보고, 보고 또 이야기 나누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최순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기도교육청의 시민감사관 최순영 감사관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