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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살에 울었던 한화, 정근우 호수비로 기사회생



야구

    삼중살에 울었던 한화, 정근우 호수비로 기사회생

    '좋았어' 한화 1루수 정근우(가운데)가 22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회말 1사 1, 2루에서 박정음의 타구를 잡아 병살타를 완성한 뒤 유격수 하주석(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고척=한화)

     

    독수리 군단 한화가 벼랑 끝 승부에서 수비에 울었다가 웃었다.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에 걸렸고, 믿었던 불펜의 제구가 흔들려 고전했지만 막판 호수비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는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경기 중반까지 수비와 관련해 두 차례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한번은 공격에서였고, 한번은 수비였다.

    먼저 한화는 2회초 승기를 가져올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상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볼넷과 연속 3안타를 내주며 흔들린 것. 이성열의 볼넷에 이어 김태균, 하주석, 최재훈의 타구가 크게 튀거나 야수가 없는 쪽으로 흘러 안타가 되면서 2점을 먼저 냈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한화 벤치는 김회성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그러나 파울이 되면서 정면 승부로 갔다. 김회성이 브리검의 6구째를 받아친 타구는 잘 맞았지만 선상에 대기하던 3루수 김민성 정면으로 갔다.

    김민성이 3루 베이스를 밟아 첫 아웃 카운트를 올린 뒤 2루수 송성문에게 뿌려 일단 병살을 만들었다. 이후 송성문이 물 흐르듯 1루로 송구해 김회성까지 잡아 삼중살을 완성했다. 넥센은 이 수비로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고, 한화로서는 대량 득점의 기회를 잃었다.

    역대 포스트시즌(PS) 3번째 삼중살. 2003년 준PO 1차전 SK가 삼성 김한수 타석에서 처음 완성했고, 2004년 한국시리즈 7차전 현대가 역시 삼성 양준혁 타석 때 뒤를 이은 뒤 무려 14년 만이다. 당시는 삼진과 라인 드라이브 상황이었고, 내야 땅볼 삼중살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마워요, 민성' 넥센 김민성(오른쪽)이 22일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 대 2로 뒤진 2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회성의 강습 타구를 잡아 삼중살을 완성한 뒤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고척=넥센)

     

    한화는 2 대 2로 맞선 6회초 재러드 호잉의 홈런으로 앞섰지만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수비 실수가 아쉬웠다. 세 번째 투수 이태양은 6회말 1사 1루에서 김민성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태양이 다소 빗맞아 느리게 구른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한 게 뒤로 빠지고 말았다.

    1사 1, 3루에 몰린 한화는 좌완 김범수를 올려 대타 고종욱을 삼진으로 잡아 급한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김범수의 3구째 속구가 원바운드되면서 폭투로 변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임병욱이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로서는 임병욱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 1개로 실점한 셈이어서 더 뼈아팠다.

    8회말 수비도 위기였다. 5번째 투수 김성훈이 1사 뒤 임병욱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결국 김민성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여기서 수비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꿨다. 마무리 정우람이 투입돼 박정음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고, 선상에 붙어 있던 1루수 정근우가 잡아 베이스를 찍은 뒤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까지 잡아냈다.

    국가대표 2루수에서 1루수로 옮겨온 정근우의 날쌘 동작이 돋보였다. 수비에 울었던 한화로서는 이번만큼은 수비에 의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결국 이 수비는 이후 발판이 됐다. 한화는 9회 1사 1루에서 김태균이 우중간 2루타로 1루 주자 이성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 대 3 리드. 정근우는 9회말 1사 1루에서도 송성문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결국 한화는 9회말 넥센의 반격을 막아내며 2연패 뒤 반격의 소중한 1승을 거뒀다.

    수비에 울었던 한화가 마지막에는 수비로 웃었던 셈이었다. 경기 MVP는 결승타를 친 김태균이었지만 정근우는 숨은 MV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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