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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분위기 들뜬 佛 관광명소 일순 '패닉'…"와인창고에 숨어"



유럽/러시아

    성탄 분위기 들뜬 佛 관광명소 일순 '패닉'…"와인창고에 숨어"

    • 2018-12-12 20:56

    관광객 등 북적이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총격…혼비백산 대피
    자동소총 무장 용의자, 길따라 내려오며 총격…순찰군인들과 교전

     

    "우린 클레베르 광장에 있었어요. 저녁 8시쯤이었죠. 총소리가 들렸고, 이내 대혼란이 펼쳐졌어요.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11일(현지시간) 저녁 8시께 프랑스 동부의 독일 접경지인 스트라스부르.

    고딕 양식의 노트르담 대성당과 아름다운 구도심으로 유명한 세계적 관광지인 이곳의 크리스마스 시장의 평화로운 겨울 저녁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괴한이 시민과 관광객들을 향해 사격하는 현장에 있었던 파티 씨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의 끔찍했던 순간을 증언했다.

    그는 구도심 중심부에 설치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불과 수 m 떨어진 곳에 세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다른 목격자들도 범인이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크리스마스 시장 쪽으로 걸어왔다고 증언했다. 범인은 먼저 한 차례 사람들을 향해 집중사격을 한 뒤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총격을 재개했다.

    구도심에 거주하는 요안 바자르(27)씨도 인근 건물에서 사건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

    "저녁 여덟 시 오분 전쯤에 2∼3번의 격발음을 들었고 곧 비명이 들렸어요. 사람들이 마구 뛰기 시작하길래 셔터를 내렸어요. 그리고서는 총소리가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렸고, 군인과 경찰이 '안으로 들어가!' '손을 머리 위로 올려!'라고 소리치더군요."

    총격은 관광명소로 유명한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했다.

    스트라스부르는 파리에서 동쪽으로 500㎞ 떨어진 유서 깊은 도시로, 성탄 시즌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시장이 특히 유명하다.

    이 지역 크리스마스 시장은 와인과 농산물을 내놓는 300여개의 샬레(지붕이 뾰족한 목조 오두막집)가 늘어선 곳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자들이 찾는다.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지금이 큰 성수기다.

    이 지역을 순찰하던 군인들이 없었다면 더 큰 참사로 번질 뻔했다. 프랑스는 강화된 대테러법이 통과된 후 주요 관광지와 도심에서 군인들이 대테러 경계근무를 수행한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부 장관은 용의자가 각각 다른 세 곳에서 총을 쏜 다음 순찰 중이던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였다면서 "범인이 우리 병력과 두 차례 교전했다"고 말했다.

    범인의 총격으로 지금까지 3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8명은 중태다.

    범인은 스트라스부르 태생의 29살 남성 셰카트 셰리프로 확인됐다.

    그는 프랑스 정부의 테러 감시목록인 '파일S'에 등재된 인물로, 종교적 극단주의 성향을 보여 경찰의 감시를 받아왔다.

    프랑스 경찰은 사고 발생일 오전 셰리프를 체포하기 위해 스트라스부르 남동부의 뇌도르프 지구에 있는 그의 집을 급습했으나 그는 이미 달아난 뒤였다. 경찰은 그의 아파트에서 수류탄을 발견했다.

    셰리프는 군인과 교전 과정에서 다쳤고, 택시를 타고 뇌도르프 쪽으로 달아난 뒤 종적을 감췄다. 당국은 그가 프랑스 국경 밖으로 달아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3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은 태국인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식당 앞에서 총에 맞았고 그를 살리려는 식당 종업원과 손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총격 발생 후 수 분 만에 경찰은 군중을 모두 대피시켰고, 구도심은 비상경계선이 쳐진 채 소개됐다.

    경찰과 군인, 응급차량이 잇따라 현장에 도착한 뒤 행인과 주민들에게는 피난처를 찾아 숨으라는 명령도 내려졌다.

    공무원 미셸 씨는 "우리는 식당 안에 갇혔다. 식당 주인은 행동요령을 알고 있었고 우리는 모두 뒤편 방으로 옮겨졌다. 모든 불도 다 꺼졌다"고 말했다.

    현지 식당 주인인 무아 씨는 "모든 사람을 지하의 캬브(와인창고)로 들여보냈다"고 했다. 무아 씨는 가게 밖으로 나왔을 때 "땅에 쓰러진 사람과 피, 탄피를 봤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집에 있도록 명령했고 수천 명의 사람이 식당과 술집, 도서관 등에 셔터를 내린 채 대피했다. 인근 경기장에도 5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갇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트위터에 "스트라스부르에서 발생한 끔찍한 공격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에 빠졌다"며 "제 마음은 이 사고로 충격을 받은 모든 이들, 그리고 프랑스인들과 함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직후 시와 연결되는 주요 도로를 차단하고 경찰과 군인 350여명, 헬리콥터 등을 총동원해 달아난 범인을 쫓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안보등급을 최고 수준인 '비상 공격'(Urgence Attentat)으로 격상했으며, 국경 검문과 프랑스 전역의 다른 크리스마스 시장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 프랑스 전역에는 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인 '상티넬' 팀이 증강배치됐다.

    롤랑 리스 스트라스부르 시장은 12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시장을 폐장하고 모든 지역의 문화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스트라스부르와 국경을 접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의 경찰도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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