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 임금체계가 '호봉제' 대신 '직무급'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 직무급 도입 매뉴얼을 내놓는 한편, 이를 토대로 공공기관 보수체계 개편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과은 "연공급 위주의 경직적 임금체계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며 "임금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기관 보수체계 개편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임금이 자동 인상되는 호봉제와 달리, 직무급제는 업무 성격과 난이도 및 책임 정도 등에 따라 직무를 나눠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임금의 연공성 국제비교' 조사에 따르면 생산직 근로자의 근속연수별 임금격차는 우리 나라가 3.3배였다. 30년 이상 근속자의 초임 대비 임금이 3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반면 프랑스는 1.34배, 독일은 1.97배, 연공서열 문화가 강한 일본도 2.5배 수준이다. 연공에 따른 임금 격차가 사실상 세계 최고인 셈이다.
정부는 직급 제공범위를 기존 100인에서 30인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임금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임금정보와 직무평가간 연계 등 직무급 도입 매뉴얼을 내년 상반기중 마련할 계획이다.
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부에 관련 위원회를 설치,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직무중심 임금체계 확산 방안을 내년중 내놓기로 했다.
다만 도입 과정에서 △기관별 특성 반영 △노사합의 자율도입 △단계적·점진적 추진 등 3대 원칙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면서 기존 호봉제의 대안으로 직무급 도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전환시 직무급을 도입하는 지침을 마련했고, 코레일 등 일부 공공기관에 적용됐다.
이후 김동연 전 부총리가 지난 6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공공기관 보수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괄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노동계 반발로 후속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또 광주형일자리 등 지역 노사민정 합의에 기반한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올해안에 기재부와 노동부, 행안부와 산업부, 중기부 등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패키지 지원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지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모델에 대해선 공동어린이집이나 기숙사·통근버스 지원 등 근로자 정주 인프라를 확충해 실질소득을 늘릴 수 있게 돕겠다는 방침이다. 또 일자리 창출 투자 기업엔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맞춤형 복지모델과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내년중 도입하기로 했다. 재원 다변화를 통해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영세사업장이 개별 납부한 적립금 통합운용과 수수료 등을 지원한다.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사내 근로복지기금이나 공동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할 경우엔 10%를 세액공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