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30일 오전(현지시간) 군 병력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하면서 실종된 탑승객 가운데 3대가 함께 '효도 여행'을 떠난 일가족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30일 인천시와 여행사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유람선 승객 가운데 가장 어린 A(6)양과 어머니 B(38)씨는 할아버지인 C(62)씨와 할머니 D(60)씨를 모시고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났다.
A양의 아버지 E씨는 회사일 때문에 함께 떠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3층에 함께 살았다. B씨는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피부관리숍을 운영했고, 노부부는 딸을 대신해 어린 손녀딸을 돌봤다.
평소 딸을 돌봐주시는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낀 B씨는 올해 D씨의 환갑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하는 특별한 여행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부부는 평소 음악을 좋아해 이웃 주민들에게 장구를 가르치는 등 봉사 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밝고 명량한 부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과 친하게 지내던 이웃 주민들은 저마다 사고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더욱이 6살 배기 손녀딸을 비롯해 가족 누구도 구조자 명단에 아직 이름이 올라오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평소 노부부와 왕래가 잦았다는 이웃 주민은 "D씨가 올해로 환갑인데 그래서 여행을 떠난 거 같다"며 "딸이 보내주는 여행이라고 좋아했었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A양의 외삼촌 김모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소문의 '참좋은여행' 본사를 방문해 "여행사에서 연락받지 못해 너무 답답해서 왔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씨는 "외교부에 직접 전화해서 탑승자를 확인했는데, 당장 갈 수 있는 비행기 편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31일 새벽 1시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