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군병력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헝가리 다뉴브강 침몰 유람선의 탑승객들 가운데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국인이 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송파구에 거주하는 석모(72)씨는 탑승자 중 최고령자이며, 아내 이모(65)씨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했다.
아내 이씨는 다행히 구조됐지만, 석씨는 여전히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이씨는 구조된 후 한국에 있는 자녀들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송파구 관계자는 "자녀들이 최대한 빨리 현지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며 "여행사 참좋은여행에서 항공편과 숙박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당장은 비행기 표가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매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오빠 홀로 실종된 경우도 있었다.
은평구에 사는 모녀 김모(55) 씨와 윤모(32)씨, 김씨의 오빠 김모(61)씨는 함께 배를 탔지만, 사고 후 오빠 김씨가 아직 구조되지 못한 상태다.
사고 선박에 탄 최연소 탑승객 김모(6)양네 가족은 전원 실종 상태다.
조부모로 추정되는 김모(61)씨와 김모(59)씨 부부, 김씨네 딸과 손녀로 각각 추정되는 김모(37)씨와 김양 등 3대가 모두 생사가 불투명한 것이다.
김양의 외삼촌인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사 본사를 항의 방문해 "여행사에서 연락받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퇴직 후 부부동반 모임의 일환으로 여행길에 올랐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맞이한 사람들도 있었다.
특허청과 충남 서산시 등에 따르면 침몰 유람선에 탔던 최모(63)씨와 유모(62)씨, 안모(61)씨는 모두 특허청 퇴직자로,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다.
현재 안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참좋은여행사의 고객 명단에 따르면, 탑승객 명단 중 가족 등 단체 그룹은 9개에 달한다.
이 중 부부 또는 연인 사이로 추정할 수 있는 남녀 2인 그룹이 4개로 가장 많고, 그밖에 4인 그룹이 2개, 3인‧5인‧6인 그룹이 각 1개씩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31일 오전 1시 15분 비행기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헝가리를 향해 떠날 예정이다.
참좋은여행사 측은 "31일 새벽까지 피해자 가족 10명이 헝가리로 출발할 예정"이라며 "내일 중 가족 모두 현장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