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회장 아들 정한근.(사진=연합뉴스)
회삿돈 수백억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해외로 잠적한지 21년만에 송환된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연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전날에 이어 정 전 부회장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조사중이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300억대 주식 매각자금 횡령 혐의와 함께 2001년 5월 국세청이 수백억대 재산 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혐의로 추가고발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재판을 받던 도중 해외로 도피한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주) 운영자였던 정 전 부회장은 1997년 11월 회사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주식 매각자금 322억원을 횡령해 재산을 스위스로 은닉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 전 부회장은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와 같은 혐의들에 대해 조사를 받은 이후 잠적했다.
앞서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아버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사망증명서 및 화장된 유골 등을 확보했다.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사망증명서에는 정 전 회장이 심정지 및 신부전증으로 지난해 12월 1일 사망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정 전 회장의 위조여권상 이름도 담겼다.
정 전 부회장은 정 전 회장 사망 당시 자택에서 병세가 위독해져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된 자료나 정 전 부회장의 진술태도 등을 비춰볼 때 정 전 회장의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에콰도르 당국에 사망증명서 발급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치거나 정 전 회장 장례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방식으로 진위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다만 정 전 부회장으로부터 입수한 화장한 유골은 DNA 대조가 불가능해 객관전 자료로 활용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