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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서울광장…양잔디 '깔고 또 깔고'



사회 일반

    '돈 먹는 하마' 서울광장…양잔디 '깔고 또 깔고'

    양잔디 유지에 최대 2억, 교체에 100명 투입
    2005년 조성이후 40억원 소요
    시민들 "효율적인 관리 방안 고민할 때"

    서울광장의 잔디가 말라죽어 누런 땅이 드러나 보인다. (사진=이재기 기자)

     

    광화문광장과 함께 서울시의 상징인 서울광장에서는 연간 수백건의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되고 정치.사회적 이슈가 부상할 때는 시민 의견을 표출하는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행사를 치를 때마다 잔디가 말라 죽기 일쑤여서 광장 기능의 유지에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잔디광장의 유지에 대한 적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웨에엥~ 웽~

    지난 6월 14일, 주말을 앞둔 금요일 서울광장은 쉼없이 돌아가는 전자공구와 망치소리, 공사인부들의 대화소리로 시끌벅적 부산했다. 여기에 주말을 맞아 서울광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광장을 거니는 시민들까지 뒤섞여 서울광장 주변은 활기가 흘러 넘쳤다.

    이날 서울광장 사용허가를 얻은 '2019 서울보도블록 Expo' 행사 주최측은 서울광장에 행사장을 설치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서울의 중심이자 시민들이 즐겨찾는 상징으로 자리잡은 서울광장은 늘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도 뛰어나 대규모 전시회나 문화행사, 공연장소로 인기를 끈다.

    서울광장 남측 프라자호텔 앞부분에는 아예 공연행사에 대비해 가로세로 15미터 규모의 대형 상설무대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광장에서 각종 문화.전시행사나 집회를 위해 사용허가를 신청한 숫자는 연평균 100건 많은 해에는 200건에 이를 때도 있다.

    사용허가는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전시와 공연 또는 집회가 대부분이어서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잔디광장 안팎으로 대형구조물이나 행사부스가 설치되고 관람객과 참가자들이 몰려들면 서울광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이 완전히 공개된 공간이라 행사때 얼마나 많은 인원이 방문하는 지, 하루 광장을 찾는 사람이 어느 정도 되는 지 정확히 셀수는 없지만 광장을 가득메울 경우 1만명 수용이 가능해 한번 행사를 치를 때 적어도 수천명~수만명이 광장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광장에 심어진 양잔디는 상태가 성할 날이 없다. 행사 주최측이 행사장을 마련하느라 살아 있는 잔디 위에다 매트나 다른 바닥재를 깔면 습기가 차고 공기가 차단돼 파릇파릇하던 잔디도 행사뒤에는 누렇게 말라 죽는다.

    잔디가 말라 누렇게 색이 바래면 얼른 보기에도 흉해지는데다 서울광장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단골로 방문하는 공간이라 '관광 코리아'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서둘러 새로운 잔디를 가져다 까는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덕수궁 건너편 서울광장의 양잔디가 누렇게 마른 모습. (사진=이재기 기자)

     

    서울광장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산하 중부녹지사업소는 여러가지 행사로 심하게 훼손된 잔디를 걷어내고 지난주에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잔디를 가져다 심었다. 그나마 곧 이어질 가을철 축제행사에 또다시 잔디가 말라버릴 걸 감안해 말라붙은 많은 부분을 그대로 놔뒀는데도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갔다.

    중부녹지사업소 관계자는 6일 CBS인터뷰에서 "가을철에는 유달리 행사가 많아 광장의 잔디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새로운 잔디를 가져다 심어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각종 행사로 광장이 쉴틈 없이 가동되고 겨울철에는 네다섯달 동안 중앙에 커다란 스케이트장이 설치돼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추위에 얼어 죽기 때문에 사실 서울광장의 잔디는 사시사철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생장여건이 갖춰지는 때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서울시 조경과 관계자는 "서울광장에 심어진 양잔디는 사람들이 밟는데 굉장히 취약하고 비가 오거나 물을 뿌린뒤에 특히 약해지는 특성이 있어 비가 내린뒤 광장에서 행사가 있는 경우 거의 다 말라 죽게 된다"고 말했다.

    잔디보호를 위해 매트를 깔기도 하지만 공기유입이 차단되고 눌려서 깔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생기고 넓은 광장을 매트로 덮는 건 더욱 이상하다. 잔디를 광장에 심어둔 건 푸르고 시원스런 느낌을 주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의 양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예산은 연간 1억5천만원~2억원 가량들고 한 차례 잔디를 교체할 때면 서울시와 중부녹지사업소 인력 100여명이 투입된다. 이 외에도 매일매일 광장 관리에 투입되는 인력만 20명에 이른다.

    서울광장은 2005년에 조성돼 올해로 조성된 지 햇수로 25년째를 맞는다. 이 기간동안 광장유지에 들어간 비용만 대략 20억원~40억원(직원 임금 포함)에 육박한다. 현재의 관리방식이 유지된다면 매년 광장관리.유지비용은 꽂은 듯이 들어가기 때문에 예산낭비의 요인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사정 때문에 서울시 내부는 물론이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광장이 주는 푸르름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효용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방안을 고민할 때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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