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와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에 출석했다.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뒤 정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쯤 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 교수를 둘러싼 의혹이 방대한 만큼 1~2차례 추가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정 교수는 자신과 자녀 명의로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설립자금을 댔다는 의혹에 더해 실제 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링크PE는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구속기간이 만료하는 조씨는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정 교수는 두 자녀와 함께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관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조 장관 측은 이 펀드가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처를 알지 못하고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사실상 차명으로 투자하고 투자처 발굴 등 펀드 운용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또다른 펀드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의 경영에도 직·간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업체로부터 받은 1400만원을 영어교육사업 자문료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투자금에 대한 이자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자녀 인턴 활동과 입시를 둘러싼 의혹도 받고 있다. 이른바 '스펙 부풀리기' 의혹이다.
정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에게 준 혐의(사문서위조)로 지난달 6일 기소된 바 있다. 오는 18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또 단국대와 공주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등에서 이뤄진 인턴 활동이 실제 활동보다 부풀려지거나 허위로 이뤄졌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정 교수는 검찰 압수수색 전 동양대 연구실과 자택 컴퓨터를 반출해 증거인멸에 개입한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8월말 수사에 나선 이후 정 교수가 자신 관리를 맡아 준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36)씨를 통해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를 반출하고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정황을 잡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하드디스크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진술 내용을 분석해 추가 소환조사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의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발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애초 정 교수를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으로 출입하도록 하는 사실상 '공개 소환' 방침을 정했으나 정 교수의 건강 상태와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 등을 고려해 비공개 소환으로 방침을 바꿨다.
한편 검찰은 '자녀 입시비리' 의혹 외에도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관련 의혹 전반에서 관련자들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