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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 "나는 멕시코 마피아가 아닙니다"



사건/사고

    [탐정 손수호] "나는 멕시코 마피아가 아닙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은 멕시코에서 벌어진 기가 막힌 사건을 오늘 가지고 오셨어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멕시코 일이지만 우리나라 국민과 관련된 일이고요. 누명 쓰고 3년 넘게 멕시코에 있는 감옥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몇 달 전에 가까스로 풀려난 양 모 씨 사건입니다.

    ◇ 김현정> 몇 달 전에 가까스로 풀려난 양 모 씨. 이번에 국감에 이분이 출석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이게 상기가 됐습니다마는 사실 따지고 보면 알려진 건 몇 년 전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수감 직후 우리나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또 2017년에는 이 사건과 비슷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가 있죠. 집으로 가는 길을 연출한 방은진 감독. 그리고 또 설훈, 추혜선 의원 등이 국회에서 석방 촉구 기자 회견까지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이렇게 여러 사람이 노력했으니까 금방 해결되지 않았겠느냐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몇 년 지난 올해 3월에야 겨우 석방됐고요.

    ◇ 김현정> 오늘 탐정에서 다루는 사건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아니에요, 여러분. 그걸 헷갈리시면 아니고요. 비슷한 다른 사건이고, 이건 또 다른 사건입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어제 국회 국정 감사에 양 씨가 나와서 그동안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 심경을 이야기했습니다.

    ◇ 김현정> 2016년 멕시코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우선 양 씨가 왜 처음에 구속이 된 거예요?

    ◆ 손수호> 우선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고 멕시코 감옥에 수감됐던 게 아닙니다. 그런 경우 많잖아요. 우리나라 사람 해외에서 죄짓는 경우 많아요. 현지에서 처벌받는 경우도 있고 또 그중에 구속되고 또 교도소에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이 경우, 이 사건은 전혀 그런 게 아닙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더해서 이 구속 과정에서 당시 그 멕시코에 있던 한국 대사관 직원의 잘못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냥 억울한 게 아니라 이건 우리나라에서 도움을 줘야 할 그 사람들이 제대로 못 도왔기 때문에 일이 더 꼬인 거군요.

    ◆ 손수호> 제대로 못 도운 걸 넘어서 그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일이 꼬인 거 아니냐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거죠. 오늘 이 억울한 사건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또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2016년 처음으로 한번 가보죠. 사건의 처음으로. 원래 살던 분이에요, 거기에?

    ◆ 손수호> 그렇지 않습니다. 양 씨는 한국에서 강아지 옷 디자인하고 또 만들어서 파는 그런 업을 하고 있었는데. 2015년 11월에 결혼을 앞둔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서 멕시코에 갔습니다. 두 달 정도 머물렀어요. 그런데 그때 양 씨는요. 동생 남자친구로부터 한 제안을 받는데요.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니고 현지 한인 노래방이 있는데 그 노래방의 회계장부. 이 장부를 컴퓨터 파일로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제 그 일을 도와준 겁니다. 전혀 문제없는 일이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리고 참 안타깝게도 귀국 예정일을 불과 6일 앞둔. 겨우 6일 앞뒀거든요. 2016년 1월 16일 새벽. 그날도 노래방 카운트에서 장부 정리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일종에 알바 하고 있었던 거네요. 그런데 그날 체포가 됐어요?

    ◆ 손수호> 맞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쓰고 또 총기로 무장한 멕시코 경찰. 경찰 50여 명이 노래방에 들이닥친 건데요. 그곳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첩보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당시 가게에는 11명이 있었어요. 양 씨 그리고 또 한인 여종업원 5명. 한인 남성 손님 2명. 또 멕시코 사람 3명 이렇게 있었는데요. 전원 다 연행됐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냥 장부 정리 도와준 거뿐이라면서요. 불법 성매매하고는 아무 상관없다면서요?

    ◆ 손수호> 상관없었어요. 당시에 스페인어를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한 상태였는데요. 사실 이 멕시코에서 성매매 관련해서 성매매 강요라든지 강제로 했을 경우에 처벌받아요. 그런데 멕시코 검찰은 양 씨를 한인 마피아의 거물급 조직원으로 지목하고 인신매매, 임금 갈취 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일단 봤습니다.

    ◇ 김현정> 아니, 두 달 전에 입국한 사람이 멕시코 마피아의 일원일 수도 없는 거고. 뭐 인신매매에 연루된 것도 아닌 거고.

    ◆ 손수호> 아니, 사실 두 달 있어도 할 수는 있는 일이죠. 하지만 실제로 양 씨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손수호> 특히 교민들에 따르면요. 멕시코에 한인 마피아 자체가 없다는 말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성 착취 피해자로 지목된 한국인 여성 종업원들. 메신저로 여러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했고 또 인근 한국 식당 CCTV 영상을 보면 이 종업원들이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식사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들도 있었어요. 또 심지어 교민들과도 친하게 알고 지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마피아한테 끌려가서 성매매를 당한 여성들이 아니었다는 얘기네요.

    ◆ 손수호> 그렇죠. 증거가 있는 거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멕시코 검찰은 인신매매 희생자인 한국 여성 5명을 구출했다면서 본인들의 수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일이 이렇게 꼬이게 된 과정에는 어떤 서류가 하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서류요?

    ◆ 손수호> 바로 피해자로 지목된 한인 여성 종업원들이 서명한 진술서. 이게 악용됐었죠.

    ◇ 김현정> 어떻게 쓰였길래요?

    ◆ 손수호> 이 종업원들도 역시 스페인어를 몰랐어요.

    ◇ 김현정> 5명도 싹 몰랐어요, 스페인어를?

    ◆ 손수호>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스페인어로 작성된 진술서를 내밀면서 서명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손님으로 왔다가 함께 연행된 한국인 손님들에게 물어봤어요.

    ◇ 김현정> 이게 뭐냐? 뭐라고 쓴 거냐?

    ◆ 손수호> 그랬더니 인신매매, 불법 구금, 성매매, 성적 착취. 이런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고요. 특히 양 씨와 멕시코인 관리자가 함께 이들 한인 여성 종업원들을 강제로 가둬놓고 성매매를 강요하고 심지어 화대까지 갈취했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김현정> 양 씨는 지금 억울하게 옥살이한 그 여성이에요. 양 씨와 멕시코인 관리자가 합작해서 우리를 인신매매해서 불법 성매매 시키고 화대도 갈취했다라는 내용이 써 있는데 그걸 서명했다는 얘기예요?

    ◆ 손수호> 당시 검찰이 ‘서명만 하면 바로 풀어주겠다.’ 이렇게 말했어요. 하지만 이게 사실이 아니니까 당연히 거부했습니다. 서명하는 순간 양 씨도 누명 쓰지만 본인도 매춘부 누명을 쓰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때부터 검찰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죠.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손수호> 진술을 받는다면서 30시간 동안 잠 안 재우고요. 권총 꺼내서 방아쇠를 당기는 시늉을 하면서 죽일 수도 있다고 위협을 하고. 또 이 여성들이 속옷 갈아입는데 남성 수사관이 들어와서 사진을 찍고.

    ◇ 김현정> 사진을 찍어요?

    ◆ 손수호> 마실 물도 안 주고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하는 인권 유린이 자행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끝내 서명을 한 겁니까?

    ◆ 손수호> 이게 참 가장 큰 문제인데요. 이게 입장 바꿔 한번 생각해 보죠. 이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누구에게, 그리고 어디에 의지를 하게 됩니까?

    ◇ 김현정> 지금 외국이잖아요, 여기가.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당연히 우리 대사관이 제일 뭐 기댈 수 있는 언덕 아닙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멕시코 주재 우리나라 한국 대사관이겠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연행 다음 날 양 씨 측의 현지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멕시코 검찰의 사건 조작 증거가 있고 인권 유린 정황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찰 영사에게 갔습니다. 그래서 ‘멕시코 검찰에 같이 가달라.’ 이렇게 부탁을 했는데요. 당시 이 모 경찰 영사. 내가 거기를 왜 가냐면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검찰 영사가 뭐예요? 영사인데 경찰관이 가 있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재외 국민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도와줄 일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도와줘야 되는 영역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에서 현지에 파견한 그런 영사인데요. 이 경찰 영사는 하루 지나서야 통역을 대동해서 검찰청에 갔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뭐 늦게 갔네요. 늦게 간 것만으로도 일이 잘못된 건 아닐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죠. 실제로 이 경찰 영사가 검찰에 가서 한 일이 이제 문제가 된 건데요. 멕시코 검찰이 이 한국인 여성 종업원들이 서명을 거부하니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일단 이 진술서에 서명을 하면 바로 풀어주겠다.

    ◇ 김현정> 그랬다면서요.

    ◆ 손수호> 그리고 만약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별도로 작성해서 제출해라. 이 뒤에, 진술서 뒤에 첨부해 주겠다.

    ◇ 김현정> 일단은 서명하면 당신들 풀어주고 덧붙일 말은 따로 첨부해 주겠다?

    ◆ 손수호> 그런데 이 종업원들이 이 말을 믿을 수 없었죠. 당연히 이걸 어떻게 믿겠습니까? 그래서 이 경찰 영사에게 ‘이 검찰의 제안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꼭 확인 받아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풀려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요. 이렇게 요청하고 부탁했지만 이 영사가 이걸 거절합니다.

    ◇ 김현정> 그건 왜 거절했나요? 멕시코 경찰을 못 믿겠다 해가지고 거절한 걸까요?

    ◆ 손수호> 그랬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사실은 이 영사와 종업원들의 주장이 좀 엇갈립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손수호> 먼저 양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영사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강요해서 한국 여성 5명을 매춘부로 만들고 나를 인신매매 범죄자로 만든 것이다라면서 강하게 성토했죠.

    ◇ 김현정> 이건 이제 양 씨 얘기고.

    ◆ 손수호> 양 씨의 주장입니다.

    ◇ 김현정> 여성 종업원들은요?

    ◆ 손수호> 그중 1명이 정 모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당시 영사가 진술서는 다시 쓰면 되니까 우선 서명부터 하면 된다라고 했고 이 말을 믿고 서명했다는 주장인데요. 또 정 씨는 대통령, 외교부 장관, 경찰청장 등에게 탄원서를 보냈어요. 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소개해 드리면요. ‘한 가닥 희망이라고 믿었던 영사님이 오셨고 당연히 우리를 위해서 오신 줄 알고 기뻐했는데 영사님마저 저희에게 서명을 강요했습니다. 영사님이 저희와 한 약속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고 서명한 진술서는 그대로 판사에게 넘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저와 제 친구들은 매춘부가 되었고 양 씨는 어이없게도 악덕 포주가 되어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 김현정> 이분의 얘기는 좀 다르네요. 그러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더 황당한 일이 있어요. 영사 역시 자신이 모든 진술서 내용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영사 확인 서류까지 서명해서 제공했습니다. 결국 이제 양 씨는 이 문제의 진술서. 서명이 된 진술서와 또 영사가 내용을 확인했다는 그 영사 확인 서류. 이걸 근거로 3년 2개월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거죠.

    ◇ 김현정> 그럼 그 문제의 영사는 뭐라고 그래요?

    ◆ 손수호> 양 씨의 주장과 상당히 상반됩니다. 이 영사의 주장도 보시죠. ‘서명 강요는 사실무근이다. 어떻게 대한민국 영사가 국민에게 서명을 강요할 수 있겠는가? 다만 검사가 1차 진술을 빨리 마무리해야 하고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2차 진술을 받아줄 거라고 내 앞에서 약속했기 때문에 그걸 믿어도 된다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는데요. 그러면서 나도 양 씨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보세요. 일단 허위 진술서에 서명하라고 한 건 사실인 거고. 그렇죠? 그리고 ‘2차 진술을 받아줄 거야. 그때 고칠 수 있어’라고 본인이 인증을 해 준 거 아니에요? 일종의 보증을 해 준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죠. 영사 말에 따르더라도 그렇게 인정되는 건데. 물론 영사가 강요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더 확인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이 영사는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어요. 또 구속 상태에서 열린 형사 재판에서 법원도 이 영사에게 법원 재판에 출석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 김현정> 같이 좀 참석하라고.

    ◆ 손수호> 그런데 거의 나가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온라인으로 양 씨를 중범죄자로 단정하고 또 본인의 억울함만 호소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대응을 했죠.

    ◇ 김현정> 이 영사는 결국 징계는 받았잖아요.

    ◆ 손수호> 감사원 징계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당시 멕시코 현지에서 재외 국민, 우리나라 국민 수사하면서 절차를 위반하고 인권을 침해했다. 그런데도 정식으로 문제 제기해서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또한 재외 국민의 주장과 상반되는 멕시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 동의를 했다. 그리고 법원이 이 영사의 재판 출석을 요구했는데 대부분 나가지 않아서 재판 진행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전 말씀드린 부분 또 인터넷에 글을 게재하면서 부적절한 사연, 표현을 사용해서 오히려 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재외 국민 보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점이 인정해서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요구했고요. 1개월 감봉 징계 내려졌습니다.

    ◇ 김현정> 지금 손 탐정님, 앞에 혐의는 길게 읽으셨는데 뒤가 좀 맥빠지네요. 감봉 1개월이요?

    ◆ 손수호> 물론 감봉이라는 게 공무원들에게 아주 낮은 수위의 징계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여러 가지 불이익이 따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영사는 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 신청했는데 기각됐고 또 행정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어요. 소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울산 지역에서 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 김현정> 아, 이분이요? 이 경찰 영사 했던 분이 지금 경찰서장으로 가 있어요?

    ◆ 손수호> 네. 어제 국정 감사에 나올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울산지역에 태풍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불출석했고요. 그래서 21일에 있을 종합 감사에 다시 부를 예정입니다.

    ◇ 김현정> 이런 일이 있었고. 그래서 양 씨는 옥살이를 했고 어떻게 풀려난 거예요, 몇 개월 전에?

    ◆ 손수호> 우리나라의 헌법소원에 해당하는 그런 제도가 있는데요. 이런 절차를 현지에서 진행을 한 겁니다, 암파로라는. 그리고 멕시코 연방법원은 조사 과정에서 검찰 측 증거가 불법으로 수집됐고 영사 조력을 제대로 못 받았다. 그러니 구속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 김현정> 그거 하기까지 3년이 걸린 거예요?

    ◆ 손수호> 아니에요. 그 판단은 금방 받았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형사 법원이 연방 법원의 재판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특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에도 형사 법원은 구속 기간을 계속 연장했고요. 결국 3년 2개월 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나서야 한국에 돌아올 수 있게 됐어요.

    ◇ 김현정> 아니, 참 그렇게 낯선 나라 감옥에서. 그러니까 멕시코 건너간 지 2개월 만에 체포돼서 3년 2개월을 감옥에서 지냈다는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양 씨는 정말 억울함도 억울하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 손수호> 여전히 심각한 건강 악화. 그리고 정신적인 피해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멕시코에서의 고통과 억울함을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내 삶을 망가뜨린 당사자로부터 진정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고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묻고 싶다.’

    ◇ 김현정> 아니, 뭐 양 씨 같은 일이 우리 국민 누구에게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소름이 확 끼치는데요.

    ◆ 손수호> 김현정 PD, 헌법 1조는 어떤 내용인지 잘 아시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헌법 2조 혹시 아십니까?

    ◇ 김현정> 2조가 뭐죠?

    ◆ 손수호> 2조 2항을 말씀드릴게요.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 김현정>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거 뒤에는 재외 국민에 대한 얘기가 있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2조 1항이 국조에 관한 거고요. 2조 2항이 바로 재외 국민 보호인데요. 해외에 도착하면 외교부 영사 콜센터가 보낸 ‘해외 안전 여행 안내’ 문자 메시지 받게 됩니다. 여권 분실, 질병, 부상, 재해. 이런 사건, 사고를 당하거나 긴급 상황이 닥쳤을 때 영사 서비스 받을 수 있어요. 이런 영사 서비스 제공은 헌법의 명령을 이행한 겁니다. 그런데 이 헌법 바로 밑에 있는 그런 법률로는 만들어져 있지 않고 그동안 행정 규칙만 있었어요.

    ◇ 김현정> 아니, 외국에 나간 우리 국민 보호하는 법률이 없어요?

    ◆ 손수호> 다행히 작년 12월에 재외 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 조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요. 해외 위난 상황 발생을 비롯해서 여섯 가지 영사 조력을 드디어 법률에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도 2021년부터 시행 예정이에요. 이 법이 제대로 준비돼서 완벽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서동원 님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이건 국가가 배상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를 비롯해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문자들이 꽤 많이 충격 속에 들어오네요. 손수호 탐정님, 고맙습니다.

    ◆ 손수호> 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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