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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아직도 생생해"…빗속에서도 이어진 5·18민주묘지 참배



광주

    "80년 5월 아직도 생생해"…빗속에서도 이어진 5·18민주묘지 참배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보는 추모객. 김수진 기자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보는 추모객. 김수진 기자
    "생생하죠. 생생하고 항상 5월이 되면 당시의 트라우마 비슷한 게 남아 있는 거죠."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평일에다 비까지 내리는 날씨였지만 초등학생부터 외국인까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달 들어 전날까지 엿새 동안 전국 각지에서 4300여 명의 참배객들이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을 추모했다.

    고 이철규 열사의 친구인 정경호(60)씨는 이날 홀로 비가 내리는 5·18묘역을 둘러보며 옛 생각에 잠겼다.

    자신을 이철규 열사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정씨는 80년 5월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정씨는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실제로 겪었던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동갑이고 같은 동네에 살면서 학교도 같이 다녔던 이철규 열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울컥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내가 직접 봤던 현실과 다른 이야기가 전해질 때는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아내 박남순씨의 묘역에서 묵념하는 5·18구속부상자회 최운용 고문. 김수진 기자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아내 박남순씨의 묘역에서 묵념하는 5·18구속부상자회 최운용 고문. 김수진 기자
    5·18 당시 최초 수배자였던 5·18구속부상자회 최운용 고문은 구금 이후 후유증을 겪다 세상을 떠난 아내 박남순씨의 묘지를 찾아 비석을 어루만지며 회한에 잠겼다. 최씨는 "(자신과 같이) 5·18 당사자였던 아내가 여기 누워있어서 왔다"며 "이곳엔 함께 5·18 당시 투쟁했던 선배와 동기 70여 명이 함께 묻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틈만 나면 이곳을 찾아 아내의 묘지와 5·18을 함께 겪었던 동료들의 묘역을 보고 간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44년이 지났지만 5·18 진상규명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냈다. 최씨는 "여야를 막론하고 광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또 허망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와 참배를 마친 뒤 묘역을 둘러보는 순창 쌍치초등학교 학생들. 김수진 기자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와 참배를 마친 뒤 묘역을 둘러보는 순창 쌍치초등학교 학생들. 김수진 기자
    이날 민주 묘지를 찾은 전북 순창 쌍치초등학교 학생 6명은 헌화를 하며 민주 묘지를 둘러봤다. 광주 성진초등학교 6학년 학생 60여 명과 순창 중앙초등학교 6학년 학생 50여 명 등 초등학생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만과 미국 등 해외에서 5·18국립민주묘지를 찾은 추모객도 5명 넘게 방문해 비석에 적힌 글귀를 읽어보고 사진을 찍으며 곳곳을 둘러봤다.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남부대학교 학생. 김수진 기자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남부대학교 학생. 김수진 기자
    '광주 민주화운동의 이해' 수업을 수강하는 남부대학교 학생 40명은 참배를 하며 다시 한번 오월 광주의 아픔을 되새겼다. 남부대학교 향장미용학과 유채현(23)씨는 "광주 어딜 돌아다녀도 구 상무대와 구 도청 등 민주화운동이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며 "매년 5월마다 꼭 80년 5월 18일을 기억해야겠다는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지자체들과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 등도 이번 달을 5·18 주간으로 정하고 민주묘지 참배 등 다양한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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