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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크리스티 "문장으로 독자에 최면걸어"



유럽/러시아

    아가사 크리스티 "문장으로 독자에 최면걸어"

    쉬운 문장이지만 최면걸릴 수 있어

     

    영국이 낳은 최고의 추리작가인 아거사 크리스티(1890~1976)가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게 된 비결이 언어학자들에 의해 풀렸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대학, 버밍엄대학, 워릭대학의 언어학자들은 ''''지난 1976년 1월 12일 세상을 따난 크리스티의 작품을 분석한 결과 문체 자체에 사람을 매료시키는 최면술적인 요소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프로젝트를 이끈 롤랜드 캐퍼러는 ''''''''나일강 살인사건''''과 ''''오리엔트특급 살인''''등 주요 작품의 문체를 분석한 결과 우선 일상생황에서 쓰이는 단어로 짧은 문장을 만들어 보는 사람이 집중하지 않아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퍼러는 ''''크리스티의 작품이 단지 문체가 쉽다고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더 연구해보니 문장 자체에 최면술적인 요소가 있음을 알았고 결국 문장이 사람들을 중독시켜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하고 문화권이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모은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캐퍼러가 이야기하는 최면효과는 고도의 상징주의를 의미하는데 한 예를 들어보면 크리스티는 소설에서 자주 ''''수영을 하러 가느니 차라리 죽고 말죠(I''d rather die than go swimming)'''', ''''엄청난 실수(grave mistake)'''', ''''좋은 슬픔(good grief)''''이라는 세가지 문형을 연달아 붙여쓰는 경향이 있었다. 첫문장에서 죽는다는 말을 한 뒤 두번째 문형에서 엄청난이란 뜻으로 ''''grave''''를 썼는데 이는 명사로 무덤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슬픔이란 단어는 달리 말해 사람이 죽고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을 상징하니 모두 죽음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이런 크리스티의 글쓰는 스타일은 다른 문화권에서 작품이 번역돼 나왔어도 인기를 모으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크리스티는 부동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아가사 크리스티를 기리는 추리작가 모임이 있을 정도다. 영국인을 싫어하고 스스로 문화강국이라고 자부하는 프랑스에서도 크리스티는 프랑스가 낳은 문호 에밀 졸라(1840~1903)를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1920년대부터 인기를 모은 크리스티작품은 매번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먼저번 작품의 판매부수를 깼다. 장편소설과 단편을 합해 모두 80편의 소설과 19편의 희곡을 남긴 크리스티는 자신의 작품이 세계 70개 언어로 번역되는 것을 보는 영광도 누렸다.

    그러나, 이런 크리스티가 살아 있을 때는 너무 쉬운 문체로 글을 쓰고 특징없는 작가라는 혹평도 들었다.

    영국의 유명작가였던 앤소니 버지스는 ''''크리스티작품이 유치한 의인화와 상징으로 가득차 있다''''고 비난했고 옥스퍼드대 영문과에서는 크리스티가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 그저 그런 작가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출판사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고 크리스티를 위해 크리스마스날 크리스티가 가는 장소에 소설 속 주인공인 미스 마플과 에퀼 포와로를 닮은 사람을 배치하는 등 출판사가 크리스티에게 바친 정성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첫남편에게 버림받은 뒤 스스로 종적을 감춘 적이 있을 정도로 크리스티는 일생동안 애정결핍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출판사는 항상 그 점에 신경을 썼다.

    끝으로 이번 연구를 한 연구진은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크리스티의 작품을 알 수는 없다''''며 ''''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비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 추리소설의 천재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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