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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전 의원 " 盧 탄핵, 후회 않는다"



정치 일반

    김경재 전 의원 " 盧 탄핵, 후회 않는다"

    노무현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김경재 전 의원


    ******************** 이하 인터뷰 전문 ********************


    ◎ 진행/신율>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의 홍보 본부장을 맡아 노무현 후보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는데?

    ◑ 김경재 전 의원>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었다. 한때 50% 이상 올라가다가 후보 단일화로 사람들이 흔드는 바람에 15%까지 떨어졌다. 나는 처음부터 노무현 후보를 꾸준히 옹호했는데, 당시 정몽준 후보와는 도저히 게임이 안됐다.

    2002년 11월 10일, 때마침 경상남도 창원에서 부산 경남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다음 날인 11일엔 전남 광주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 위해서 노무현 후보와 같이 버스를 타고 섬진강을 건너왔다. 나는 길을 안내하려고 앞서 승용차를 타고 가는데, 노무현 후보 쪽에서 ''같이 버스를 타고 가자''는 전화가 왔다. 그래서 버스에서 노무현 후보와 같이 앉아서 어둠이 짙어가는 섬진강을 지나며 후보 단일화 문제를 진지하게 얘기했다. 노무현 후보가 물으시길래 "단일화되지 않으면 패배는 뻔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는 국민경선으로 하자고 했는데, 정몽준 후보 쪽에서는 여론조사로 하자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올라가는 입장이었고, 정몽준 후보는 내려가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먼저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으니 가파르게 올라가면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11월 11일 순천에서 노무현 후보의 결심을 받아냈다.

    ◎ 진행/신율>
    당시 노무현 후보는 진다고 생각했던 것인가?

    ◑ 김경재 전 의원>
    그렇다. 다들 진다고 했지만, 내가 어거지로 받아냈다. 마침 순천시장이 옆에 있어서 증인을 세우고, 쏜살같이 지하로 내려와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후 저녁 9시쯤 되니 서울 본부장회의에서 사람들이 "김경재가 시골에 가서 후보 모시고 사고를 쳤다"면서 난리가 났다. 지금 국회의장인 김원기 의원은 술을 먹고 와서 이 자식, 저 자식 하기도 하고. 허허... 나중에 노무현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마저 "이제 망했다"며 비분강개하고, 김희선 후보는 눈물까지 흘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비분강개했던 분들이 요새는 정부에서 한 가닥씩 하더라. 허허.

    당시엔 만약 그것이 잘못되면 내가 다 뒤집어쓰기로 했다. 내가 술 마시고 한 것으로 뒤집어쓰기로. 나의 정치적 생애를 건 것이다. 다행히 잘 돼서 대통령 당선자께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시고, 당선된 지 3일 만에 이상수 의원과 함께 조찬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여러 가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정치를 잘 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호남 비하 발언, 신당 바람 등으로 내가 한때 참 맑은 영혼이라고 생각했던 분으로부터 쓰라린 배신을 받았다. 그 덕분에 나는 노무현을 공격했다고 해서 구치소 생활도 했다. 이렇게 인생유전이 심한데, 언젠가는 역사가 잘 알 것이다. 그동안 내가 노무현 대통령 공격을 많이 했지만, 남은 임기 2년 동안 벌려놨던 일을 잘 마무리하고, 크게 말썽 안 부리시고, 조신하게 임무를 마치고 돌아간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 진행/신율>
    탄핵을 후회하지는 않나?

    ◑ 김경재 전 의원>
    후회하지 않는다. 탄핵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근태 의원과 많이 상의했다. 열린우리당 쪽에서도 대통령의 일정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는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고집을 부렸다. 사과를 청와대 기자실에서 적당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정도로 끝내선 안되며, 격식을 갖추라고 요구했다. 국가원로 15명 정도 모셔놓고 ''내가 말 실수를 했는데,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는 식으로 격식을 갖추길 요구했다. 왜냐면 당시 대통령이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된다"라고 말한 건 결정적인 선거운동이었다. 우리는 선거를 할 수가 없었다. 대통령의 확실한 사과를 받아야만 우리가 선거를 할 수 있었다.

    간혹 민주당을 사랑하고 미련을 갖고 있던 분들은 "대통령을 탄핵했기 때문에 그나마 받을 수 있는 표를 잃어버리지 않았느냐"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탄핵을 하지 않더라도 그 상태를 어물어물 지나갔다면 민주당은 선거를 치룰 수 없었다. 난 민주당의 말석을 차지하고 있던 사람으로서 투표까지 가길 원하지는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런 노력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모였을 땐 1/3 정족수가 되질 못했다. 수가 모자라면서도 열린우리당에서 ''우리 다 모아놨다''고 엄포를 놨다. 그런데 대통령이 사과를 하리라고 예상되는 날 기자회견을 했는데, 오히려 불을 더 붙였다. 그래서 남상국 사장이 한강에 투신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루만에 민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리 당의 ARS 여론조사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탄핵 지지율이 굉장히 올라갔다. 당시 공식적으로 탄핵 지지가 35%였는데, 이건 굉장히 많은 숫자다. 왜냐면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대통령을 옛날 왕조 시대의 임금이나 군주로 생각한다. 대통령을 쫓아내는 건 역성혁명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공개적으로 35%나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 건 굉장히 많은 숫자다. 투표를 했다면 50%도 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진행/신율>
    당시 분위기로 봤을 때 탄핵은 당연했다?

    ◑ 김경재 전 의원>
    당연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오히려 탄핵을 당함으로서 KBS나 MBC를 통해 소수 약자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만들어 승부를 걸어서 4.19 총선에 승리를 거머쥐는, 소위 승부사로서의 정치공황이 성공했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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