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경찰, 문경 십자가 시신 '단독자살' 잠정 결론



사건/사고

    경찰, 문경 십자가 시신 '단독자살' 잠정 결론

    사망하기 전 신변 정리한 듯한 행적 확인…'조력자 없이도 자살 가능' 결론 도출

    1

     

    문경 십자가 시신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숨진 김 모(58) 씨의 단독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사망하기 전 자신의 신변을 정리한 듯한 행적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데다, 십자가 사망 재현 결과 조력자 없이도 자살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했기 때문이다.

    ◈ 십자가서 선 채로 발등에 대못 가능?

    경찰은 지난 7일 김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실행계획서를 토대로 십자가 사망을 재현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발등에 못을 박는 것에서부터 손바닥에 구멍을 내는 전 과정이 조력자 없이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경찰은 십자가상에 선 채로 발등에 못을 박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려진 것과 달리 김 씨 시신 발견 당시 모습 그대로 발이 십자가 벽에서 다소 앞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어렵지 않게 못박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또 왼발이 오른발보다 다소 더 앞으로 나온 것도 김 씨가 못을 박기 위해 더 편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경찰은 십자가 우측편에 세워둔 또 다른 십자가에 칼과 드릴을 매달아 둔 것으로 보이는 고리가 발견된 것도 김 씨의 단독 자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씨가 발등에 못을 박은데 이어 오른쪽 옆구리에 자창을 내고 손바닥에 구멍을 뚫으려면 자신이 손이 닿는 곳에 칼과 드릴 공구가 매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시신의 머리와 어깨, 허리부위는 붕대와 나일론 천으로 묶여져있지만 유독 발 부위만 끈으로 묶으려다 실패한 흔적도 조력자가 없었다는 점을 반증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구심제, 인체 영향 미미'

    앞서 경찰은 십자가에서 10미터 떨어진 텐트에서 신경안정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심제 약통을 발견했다.

    문제는 120정에서 5정만 남은 채 발견됐는데 구심제를 다량 복용해 환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단독자살은 불가능하다는 일부의 의구심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시신 약독물 1차 검사 결과 김 씨가 복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심제가 다량 검출되지는 않았다.

    김 씨가 구심제를 얼마나 복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일시적인 환각이나 마비증상을 일으킬 정도의 복용량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찰은 또 김 씨의 시신에서 주저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주저흔이 자살한 모든 시신에서 발견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또 부검 결과 시신에 난 상처가 생전 손상으로 드러난 만큼 누군가 김 씨를 살해한 뒤 이후 십자가에 매달았다는 일부 의혹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한다.

    ◈ 못박히는 고통 감내할 수 있나?

    경찰은 손과 발에 박힌 못은 모두 뼈를 비켜간 채 관통된 만큼 고통은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씨가 못을 박는 과정에서 고통을 줄이려는 듯 못끝을 대단히 날카롭게 가공한 흔적도 발견되고 있다.

    김 씨가 이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숫돌과 토치 그리고 부탄가스 등도 십자가 부근 현장에서 발견됐다.

    ◈ 폐채석장 위치는 어떻게 알았나?

    20여가구가 모여 사는 문경 농암면 궁기리 마을에서도 4km나 벗어난 폐채석장을 경남 창원에서 거주하는 김 씨가 알게된 경위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 씨가 자신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종교 관련 카페의 운영자인 양봉업자 주 모(53) 씨를 만나러 문경에 들렀다가 폐채석장에 대해 인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시신 최초 발견자이기도 한 주 씨는 지난 2009년쯤 자신을 찾아온 김 씨를 양봉장으로 안내했다.

    폐채석장에서 3.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있는 양봉장에선 육안으로도 멀리있는 폐채석장이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또 주 씨는 평소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둔덕산 산세에 대해 안내하면서 이곳 채석장에 대해서도 곁들여 설명하곤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주 씨는 당시 김 씨를 양봉장으로 안내한 기억은 분명하지만 채석장에 대해 설명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3자 개입 가능성은 여전
    [BestNocut_R]

    경찰은 이 같은 정황 등으로 미뤄 일단 타살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김 씨의 단독자살에 무게를 두면서도 워낙 괴이한 형상의 죽음탓에 3자 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 태블릿 PC 인터넷 접속 기록 분석 등을 통해 김 씨의 생전 행적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정밀감식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현장에서 발견된 각종 공구들에서 제3의 DNA가 검출될 경우 수사 방향은 급선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