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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자원봉사자 "만족감보다는 씁쓸함이 크다"…왜?



사건/사고

    우면산 자원봉사자 "만족감보다는 씁쓸함이 크다"…왜?

    피해 주민들 수동적 태도에 불편한 속내 털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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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18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가고 여러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겼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으면서 예술의 전당 옆 래미안 아트힐 아파트와 임광아파트 부근, 전원마을, 형촌마을 등은 국민적 관심과 자원봉사자들의 온정의 손길로 빠르게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일대 피해지역 복구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며 상처를 보듬어 주었던 군인과 경찰, 소방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의 표정에서는 때때로 만족감이나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하루 평균 6,000여 명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휴가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지만 '보람이 있냐'는 질문에 복구 작업 현장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대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입주자 대표회의나 부녀회 차원에서 적극 나서기는 했지만 정작 피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 가운데는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 한 태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이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나왔다는 소방관계자는 “각 현장마다 보람이 다르다” 며 "다른 피해지역 주민들은 나와서 같이 일하지만 (여기는) 피해 입은 사람들이 벼슬하는 사람 같고...주민들은 지시하는 입장이고, 잘 나오지도 않는다"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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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수해 때 독거노인 침수지역에 봉사를 다녀왔다는 의용소방대원 조 모(43) 씨도 이번에 느끼는 기분은 생소하다.

    지난해에는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거들려고 직접 나왔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여기)사람들이 하나도 안 나와 보더라”며 “같이 나와서 하는 줄 알았는데 주민들이 없더라"고 말했다.

    온 몸이 진흙 범벅에 까맣게 그을린 앳된 얼굴의 강 모 의경(21)도 마찬가지. “바라는 것만 되게 많고 해달라고만 하고...해주면서도 욕먹고 그러니까 좀 그렇죠"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해주는 사람입장에서는 돈 받고 (복구작업)하는 것도 아니고 하라고 해서 하기는 하는데 딱히 보람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매우 착잡해 했다.

    지하나 반지하 세입자들의 피해가 컸던 전원마을에서 만난 젊은 자원봉사자는 "세입자들 집이 잠겨서 그런지 집주인들은 관심을 많이 갖지는 않는 것 같고, 자원봉사 와도 반기지 않는 분도 많이 있었다"며 "불쌍한 사람이 계속 불쌍하게 돼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연재해 앞에서는 부자도 가난한 자도 없다. 그러나 도움만 줘서 그랬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부자동네는 도움을 받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았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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