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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교 출신 경찰청장 승진은 꿈?



사회 일반

    경찰대학교 출신 경찰청장 승진은 꿈?

    "인사만 봐도 경대 밀린 것 알 수 있어"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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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장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경찰대학교 1기 출신의 강경량 경기청장이 2일 이임식을 끝으로 정복을 벗었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취임한지 일주일만에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치안총감의 문턱에 오른 경찰대학교 1기 출신들이 줄줄이 명퇴하면서 경찰대학교 출신 간부들이 그토록 바랐던 경찰청장 승진의 꿈이 끝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경찰대학교 1기 출신의 경찰청장 진입 실패로, 경대출신 간부들 사이에서는 간부후보생에 비해 자신들이 홀대받고 있다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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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부후보생 천하, 홀대받는 경대

    이번 인사에서 승진 누락으로 조직을 떠난 이는 강 전 청장뿐이 아니다. 경찰대 1기 선두그룹 주자였던 서천호 경찰대학장과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치안총감의 문턱에서 명예퇴직했다.

    가뜩이나 경찰 내부에서 좋지 않은 인식을 받고 있는 경찰대 출신 고위 간부들의 입지가 경대 1기의 대거 이탈로 더욱 좁아지게 된 것.

    지난 2011년 조현오 청장 당시 치안정감 5명 중 4명이 경찰대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찰대 출신의 위기는 현실로 다가온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치안감 이상 간부는 모두 29명으로 이 중 경대 출신 11명, 간부후보생 11명이다.

    이 가운데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은 경대 출신의 이만희 신임 경기경찰청장이 유일한 반면 간부후보생 치안정감은 부산지방경찰청에 내정된 신용선 강원청장 등 2명이다. 이번에 취임한 이성한 경찰청장 역시 간부후보생이다.

    경찰대 출신 경찰관이 2천700여명인데 반해 간부후보생은 1천300여명으로 경대 출신 경찰 수가 2배 이상 많은 점을 따져본다면 경대 출신 간부들이 오히려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

    여기에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에서 "경찰대 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라는 뜻을 밝히면서 경찰대 출신 간부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 모 간부는 "치안감 이상은 실력보다는 정치적 임명이 크기 때문에 경대 내부에서 위기감이 크다"며 "이번 인사만 봐도 경대가 밀렸다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대 위기론에는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검경 조직간 갈등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대 출신 한 간부는 "검찰 측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에 목소리를 내 왔던 경대 1기생들을 굉장히 경계해 왔다"며 "정부에서도 강경파인 경대 출신을 카운터 파트너로 기용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 떠나는 강경량, "참고 또 참고…단련만이 살길"

    "단(鍛)이란 천 일을 연습하는 것이고 련(鍊) 이란 만 일을 연습하는 것을 말한다."

    에도 시대 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는 60여차례 대결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 없는 무도의 비법을 이 두 글자로 압축했다.

    2일 이임식을 갖고 1년간의 경기경찰직을 마무리한 강경량 경기청장은 떠나기 전, 무사시의 '단련'을 언급했다.

    이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강 청장은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28년간의 경찰직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서운한 건 없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연 강 청장은 "천 일(3년)이면 전문가 수준에 입문하고 만 일(30년)이면 최상의 경지에 입문하는 것인데 나는 스무살 때 대학에 들어와 30년 가까이 근무했다"며 "지금 느낀 아쉬움은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의무를 준 것으로 상쇄된다"고 말했다.

    30여년의 수사 노하우를 '단련'했던 강 청장은 아쉽다는 말로 마지막 말을 대신했지만 그의 말 속에는 아쉬움보다 경찰대 출신의 큰 위기감이 서려 있었다.

    한편 간부후보생 출신 간부들은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경대 1기 퇴진에 반가움을 표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후보 출신 한 경찰 간부는 "경찰청장 자리에 간후보 출신이 앉았다고 해서 경대 출신은 불리하고 간후보는 유리한 점은 없다"면서도 "경대 1기가 모든 자리를 쥐고 있으니까 의도적으로 1기를 내보낸 것은 맞다"고 말했다. [BestNocut_R]

    이 간부는 "1기 가운데도 치안감이 여러명 있는데 2기를 치안정감에 앉힌 것을 보더라도 1기를 내보내고 조직을 원만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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