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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종범, 부영 회장과 '80억-세무조사' 뒷거래

국회/정당

    [단독] 안종범, 부영 회장과 '80억-세무조사' 뒷거래

    부영 "최선 다해 도울테니 세무조사 막아달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K스포츠재단이 포스코와 부영으로부터 거액을 투자를 받기 위해 모인 자리에 안종범 청와대 당시 경제수석도 함께 했다. K스포츠는 70~80억원을 요구했고 부영은 세무조사 편의 청탁을 부탁했다.(사진=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청와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비호 속에 건설사 '부영'으로부터 80억 원을 투자받으려 한 사실이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최 씨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 롯데와 SK로부터 70억 원을 투자받거나 받으려 한 사실은 이미 확인됐지만, 부영 등 다른 기업을 상대로도 문어발식 투자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지 두 달쯤 지난 올해 2월 2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는 청와대 안종범 수석과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 등 3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 배드민턴단 창단에 대한 얘기 등을 나눈 뒤 건설업체 부영의 이중근 회장과 김시병 사장을 만났다.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수십억 원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단순 민간재단이 대기업 회장단을 만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도 K스포츠재단이 단순한 재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 자리에서 K스포츠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의 지시에 따라 이중근 부영 회장에게 체육인재 육성 5대 거점 중 한 곳인 하남에 시설건립과 운영 지원을 요청했다.

    정 전 총장은 "1개 거점에 대략 70~80억 원이 소요될 것 같다"며 "건설회사라고 해서 시설을 건립하라는 것은 아니고 재정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건물을 짓지 않아도 이미 지어진 건물을 임대해 사용해야하는 데 임대 비용을 대납해 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이에 이중근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회장은 "다만 현재 저희가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사실상 세무조사 편의 청탁을 하게 된다.

    이런 대화는 고스란히 기록돼 최순실 씨에게 보고됐고 CBS노컷뉴스는 이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최 씨는 부영의 세무조사 편의 요청 보고를 받은 뒤 "그러면 투자받지 말라"고 지시해 부영 투자 건은 최종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부영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회장님과 사장님이 당시 회의에 참석했지만 회장님은 빨리 나왔고 사장님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K스포츠재단에 우리가 3억원을 투자했고 당시에는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투자할 형편이 안돼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부영건설 이중근 회장. (자료사진)

     

    K스포츠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이 최순실씨의 지시로 부영 이중근 회장을 만날 당시 건네 받은 명함. 부영은 회장님이 재단 관계자들을 만난 사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종범 전 수석은 그간 "K스포츠재단 관계자와 통화한 일도 없다" "최순실 씨가 누군지 모른다"고 주장했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한 투자 지원 면담 자리 등에 함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K스포츠재단은 안 전 수석의 힘을 등에 없고 다른 대기업에도 '검은손'을 드리웠다. 이 과정에는 최순실 씨의 개인 법인 비덱과 더블루K가 함께 하며 순수 민간단체라던 재단의 이권사업 여기저기에 눈독을 들였다.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은 부영과의 면담 사흘 뒤인 같은달 29일 SK를 찾아가 2020년 도쿄올림픽 비인기종목 유망주들의 독일 전지훈련 지원 명목으로 80억 원을 요구하게 된다.

    최순실 씨 지시로 SK와의 투자권유 자리에는 정 전 사무총장과 박 과장이 동행했고, 최씨 소유의 또 다른 법인인 비덱 한국사무소 이사 장모 씨도 함께 했다.

    이들은 SK와의 접촉과 별로로 3월에는 롯데그룹 소진세 정책본부 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상무를 만나 스포츠시설 투자비용으로 70억 원을 또 요구하게 된다.

    이 자리에는 최 씨 회사 더블루K 소속 고영태 이사가 참석해 실무협상을 지휘했다.

    결국 안종범 전 수석의 비호 속에 K스포츠재단이 최 씨의 개인 법인 비덱, 더블루K 관계자들까지 총동원해 대기업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출연요구를 일삼은 셈이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4월 부영그룹 세무조사 결과 후 이중근 회장과 부영주택(법인)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강제모금, 인사개입 의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이 2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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