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미터기(상)과 정상 미터기(하)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국내 물정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미터기를 조작하고 신용카드를 이중결제해 정상요금의 5배에 이르는 바가지 요금을 받은 콜밴 기사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28일 A(54) 씨 등 인천공항을 무대로 활동한 콜밴기사 6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3월 인천공항에서 호주인 B(54)씨를 목적지인 수원(71㎞)까지 태워주면서 미리 조작해둔 미터기를 작동시켜 통상요금(7만원)보다 163% 비싼 17만원을 카드 결제한 뒤 결제 승인이 안 된 것처럼 속여 16만원을 추가 결제해 정상요금의 5배에 달하는 33만원을 받은 혐의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 승객 25명을 상대로 5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콜밴 기사 C(46) 씨는 인천공항에서 강원도 철원(133㎞)까지 외국인 승객을 태워주고 통상요금(17만원)의 4.7배에 달하는 8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현행법상 콜밴에 택시 미터기를 설치할 수 없음에도 미터기를 설치하면 외국인들이 정상적인 택시로 믿는데다 국내 대중교통요금 체계를 모른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 외국인들이 출국한 뒤 신용카드가 이중결제된 사실을 알고 이메일로 신고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에게 과다요금을 씌우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행위”라며 “관광 한류를 저해하는 콜밴·택시 불법영업행위로 피해를 당하거나 이를 목격하면 112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