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린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만든 괴수계 끝판왕 '고질라'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괴수 캐릭터의 대표격인 고질라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9년이 지난 1954년 탄생했다. 무서운 파괴력을 지닌 핵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깊어가던 시기인 만큼, 태생적으로 고질라는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품고 있다.
다음달 개봉하는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신 고질라' 역시, 커다란 후유증을 낳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3월) 발생 6주기 즈음 개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신 고질라'는 정체불명의 괴수 고질라를 상대하며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7월 말 일본 개봉 당시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실사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써 고질라 시리즈의 누적 관객수는 1억 명을 넘어섰다. 고질라는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질라'를 시작으로 안노 히데아키의 이번 작품까지 일본에서만 모두 29편의 시리즈가 제작됐다.
각본·총감독을 맡은 안노 히데아키는 "고질라가 존재하는 SF의 세계는 현실의 풍자로서 현실이 거울에 비춰진 모습일 것"이라며 "'에반게리온'이 영혼 같은 작품이라면 '신 고질라'는 구원 같은 작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