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가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하고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 목사로 청빙 결의하면서 담임목사직 대물림, 세습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제는 목회 세습의 현주소를 살펴본데 이어, 오늘은 자녀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조혜진 기잡니다.
[기자]
목회 세습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은 원로목사의 자녀가 목회를 이어갈 경우 교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원로와 후임의 갈등도 없고 성도들 역시 원로목사의 자녀의 성장과정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청빙과정을 겪으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를 내세워 적지 않은 교회들이 담임목사직을 대물림했습니다. 세습반대운동연대가 파악한 바로는 70여 곳 정도에 이릅니다.
‘교회의 안정적 유지’를 내세운 목회 세습. 하지만 이는 그리스도가 주인인 교회를 한 가족의 교회로 사유화하는 비성경적인 태도라는 지적입니다.
이는 교회 성장의 공로를 인간에게 돌리는 세속적 교회관을 바탕으로 하고있다는 측면에서도 성서와 배치됩니다.
게다가 목회세습은 공교회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합니다.
‘우리교회만 좋으면 괜찮다’라는 식의 사고는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로 언급돼온 개교회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향해 본을 보여야할 교회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것은 큰 문젭니다.
불공정한 세상의 문제점을 교회가 그대로 답습하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동춘 교수/신학연구원 느헤미야 조직신학
"(목회 세습은)세상에 덕이 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회자로 청빙 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생략한 채 어떤 특혜를 아들에게 베푸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부당한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독시민사회단체들은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 문화 정착을 강조해왔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목회자 청빙에 관한 올바른 신학과 제도, 절차 등을 연구하고 이를 강의와 워크숍, 책자 등을 통해 알려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교회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청빙위원회를 구성해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고 교인 전체가 비전을 공유하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인터뷰] 조석민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아마 5년 내에 거의 모든 큰 대형교회는 다 목회자가 바뀔 겁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실제로 얼마나 공동체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선정하는 과정 속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가 (그 부분이 바람직한 리더십 교체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과제들을 돌아보는 요즘, 한국교회가 올바른 청빙문화 정착 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