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요?"
최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중국향 설정과 역사왜곡 논란으로 조기 폐지되는 등 반중 정서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불똥은 강원 춘천과 홍천일대 한중복합문화타운으로 옮겨붙었습니다.
급기야 지난달 29일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란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는데요.
청원인은 "국민들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계속해서 김치, 한복, 갓 등의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40만명이 넘는 청원 동의가 이어지자 강원도청은 "본 사업은 100% 순수 민간 자본 사업으로 강원도와 해당 시군의 예산 지원이 전혀 없는 사업"이라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끊이지 않는 동북공정의 늪에 빠진 우리들, 탈출구는 어디 있는 걸까요?
◇중국의 '한국 문화 도둑질' 도대체 어디까지…
중국은 김치와 한복, 아리랑까지 모두 자기들 문화라고 뻔뻔하게 우기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현지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김치에 '파오차이'(泡菜) 표기를 의무화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에 따르면 '김치', 'KIMCHI' 등을 '泡菜' 등과 병기하는 방식으로 표시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파오차이에 김치를 병기하는 것은 '김치=파오차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중국의 '김치 공정'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파오차이'에 대한 국제 표준을 취득하면서 김치 종주국 논란이 일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와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김치에 이어 삼계탕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백과사전 서비스에 '삼계탕(参鸡汤)'을 검색하면 '중국 고유의 광둥식 국물요리' 중 하나로 한국에 전파된 후 한국의 대표적인 궁중요리 중 하나로 꼽힌다"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2015년에 우리나라와 중국이 '삼계탕 중국 수출 검역·위생 조건'에 합의했으며 2016년부터는 태극무늬 마크를 넣은 삼계탕을 중국에 공식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했습니다.
◇K콘텐츠 차이나머니 유입↑…역사 왜곡 대응 예산은↓
K콘텐츠 내 차이나머니 유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역사 왜곡 대응 예산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차이나머니는 이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산업에도 침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승리호'는 넷플릭스 팔리기 전 기획 당시 중국 미디어 기업인 화이 텐센트가 약 50억원을 투자한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때문인지 해당 영화에서는 배우 김태리가 중국 소설 '영웅문'을 읽는 장면을 놓고 극중 설정이라는 시선과 동시에 중국 자본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또한 국내 영화·드라마에 중국 기업의 제품이 노골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 남자 주인공 송중기가 중국 기업에서 만든 비빔밥을 건네받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과도한 중국 PPL(product placement)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의 몸집은 점점 커졌습니다.
지난 2019년 2475억4500만 달러(약288조원)로,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평균 성장률은 10.6%에 달했습니다.
국내에서 히트를 친 영화, 음악, 드라마, 엔터테인먼트가 중국으로 넘어가 한류를 만들어내고 중국 기업들은 다시 국내 콘텐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중국의 거대한 자본 앞에 굴복하는 제작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중국 자본 아래 콘텐츠를 만들고 다시 큰 손 중국에 수출하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 거죠.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과 더불어 중국의 동북공정에 힘을 실어주는 장면 등으로 논란이 일자 방송사와 제작사 측은 상상력에 기반한 드라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웹사이트인 위티비(WeTV)와 텐센트가 자산 인수한 말레이시아 스트리밍 사이트 아이플릭스에는 '조선구마사'를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 건국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을 그린 이야기라고 소개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처럼 동북공정의 빌미가 제공된 사례들이 비일비재 하지만, 중국 역사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동북아역사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정부(14~17년) 간 약 108억이었던 이 사업의 예산은 현 정부(18~21년) 동안 약 46억원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2014년 32억 1300만 원이었던 예산은 2019년 11억4200만 원, 2020년 10억5600만 원, 2021년 7억5300만 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