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트북에 갇힌 '코로나 학번'…22학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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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학가에서도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습결손을 느끼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거리두기 강화로 학교에 가보지 못한 대학생들을 두고 '코로나 학번'이란 신조어까지 나오며 침해받은 학습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2학년도 새 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2학년도 새 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에 교육부는 7일 '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 기본 원칙으로 학사운영 전반에서 대면수업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면활동 필요성이 큰 전공·실험·실습·실기·소규모 수업 위주로 확대할 방침이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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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심상치 않은 코로나 확산세에 21일 교육부는 방침을 바꿔 "3월 2일부터 2주 동안 학교 판단에 따라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1교시는 강의실에서 대면 수업, 2교시엔 노트북으로 비대면 수업을 수강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어 이번에도 혼란스러운 새 학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익숙해진 비대면 수업…성취도는 과연?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판단에 따라 비대면 수업이 가능해졌지만, 그 성취도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입학 이후 한 번도 학교를 가보지 못한 서울여대 이모(21)씨는 비대면 수업에 대해 "인터넷 강의 들으러 입학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이버대학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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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면·비대면의 학업성취도를 직접 비교해본 한국상업교육학회에서 발행한 조성일 교수의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학업 성취도 비교' 논문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학과와 학년의 차이에 대한 통제 유무에 무관하게 대면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의 평균점수와 중위점수가 낮다는 겁니다.
대한언어학회에서 발행한 황요한·김창수 교수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강의 인식 조사: 대학생의 만족도와 불안도를 중심으로'란 논문도 마찬가집니다.
영상으로 제공되는 수업의 질적인 측면에 의구심을 가진 학생들이 많으며, 무엇보다 실시간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한 현장감의 부재와 여러 가지 방해 요인들로 인해 수업 집중도와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교육부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학생의 학습 결손이 심화되고 있고, 결손 해소를 위해 대면활동 확대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현장의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처럼 학습권이 보장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동기…멀어지는 인간관계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
대학교 1, 2학년 시기는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때지만 요즘 학생들은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 학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채 졸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 입학한 경복대 재학생 이모(21)씨는 "전문대학은 2년으로 다른 4년제 대학에 비해 짧은데, 학교에 가보지도 못하고 졸업만 가까워졌다"며 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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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알바천국'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가 졸업후 진로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들 가운데 56.8%는 '대학 동기, 선·후배 등 인맥을 쌓지 못해서'를 꼽았습니다.
또 캠퍼스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회적 소통 능력이 부족할 것 같다는 답변도 49.3%를 차지했습니다.
 
성균관대 재학생 강모(21)씨는 "학교도 못 가봤는데 친구를 어디서 사귀냐"며 "여전히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가천대 재학생 백모(21)씨는 "어느 대학은 대면, 어디는 비대면이어서 친구 만나기도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용 못한 대학 시설, 등록금은 그대로?

연합뉴스연합뉴스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던 재작년부터 침해받은 학습권에 대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변동되는 학사일정과 비대면 수업을 학생들이 계속 감내해왔지만 비싼 등록금과 학생 수업권 침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한 사립대학교 관계자는 "비대면 수업을 위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 투자 등으로 코로나 이전과 대학 지출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미 오랜기간 동결을 한 대학들은 재정적 부담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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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들은 또 코로나19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특별장학금'을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한 학교는 86개교로 총 226억 원을 지출했습니다.
하지만 학생 1인당 지급된 액수는 최대 10여만 원에서 적게는 59원에 불과했습니다. 특별장학금이라고 하기엔 형식적인 지급이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강 의원은 "대학에 따라 1천 배의 편차가 나고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런 편차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2020년 기준 적립금 1천억이 넘는 대학 21곳 가운데 특별장학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대학도 절반인 11곳이나 됐습니다.
 

취업 의지마저 꺾인 코로나 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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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보니 매년 대학생들의 취업 시기는 점차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대졸자 취업률이 전년(67.1%)보다 2%p 하락한 65%로, 2011년 대졸 취업률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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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내 기업들은 매출이 늘어도 고용을 쉽게 늘리지 않으려 하는 경향 역시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성장과 고용간 관계:기업자료 이용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업 매출증가에 따른 고용민감도가 둔화되는 모습으로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한국외대 재학생 김모(21)씨는 "제대로 된 수업도, 활동도 할 수 없어 선후배와 코로나 학번간 경쟁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잃어버린 2년…탓할 곳 없는 20대

'포스트 코로나'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회적 변화를 가져온 코로나19는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마스크 등을 자연스럽게 여길 정도로 시대를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학생들은 제대로 된 대학 생활도 경험하지 못한 채 사회로 밀려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학번이 되어버린 학생들은 스스로를 여전히 새내기라 부르며 "대학생활도 못해봤는데 어떻게 선배가 될 수 있냐"고 반문합니다. 올해의 경우 1, 2, 3학년이 모두 '새내기'인 셈입니다.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학생들은 오늘도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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