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그들은 왜 취하는가…韓은 '마약과 전쟁'

핵심요약

필로폰, 코카인, 대마, 야마…쏟아지는 마약경로
일반 평범한 회사원부터 무직까지…직업도 다양
10년 전보다 11배 폭증…10대 '마약공화국' 어쩌나
"함께 투약하자"…SNS 등 어둠 경로로 활발 거래
재활센터 턱없이 부족…치료 대책 미비한 까닭
"범죄 임계점 넘어…합동수사" 檢, 마약과 전쟁 선포

#9월 26일.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의 마약 스캔들에 연예계는 뒤숭숭했습니다. 현재 그는 강남 일대에서 지인들과 호텔을 빌려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를 받고 있는데요. 당시 돈스파이크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은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천회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10월 6일. 군대 내에서도 마약범죄는 퍼지고 있습니다. 상근예비역 병장 A씨는 필로폰 2500여 만원어치와 합성대마 등을 판매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계좌로 대금을 받았습니다. 다른 부대 일병 B씨는 대구 남구 미 태평양 육군 캠프워커 숙소에서 합성대마를 전자담배에 넣어 흡입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10월 11일. 택시에 마약을 두고 내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는 마약이 담긴 지퍼백을 택시에 둔 채로 내렸다가 다시 찾으러 왔다가 덜미가 잡혔는데요. 택시기사는 "물건을 두고 내렸다"는 여성의 연락을 받았고, 뒷자석에 마약 의심 물질을 발견한 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바야흐로 마약과 관련된 사건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마약과 전쟁' 중인 대한민국의 현주소, 어디까지 왔을까요?
    

퍼트리는 자, 압수하는 자…'마약의 늪'에 빠진 韓

마약의 늪에 빠진 한국은 오늘도 퍼트리는 자와 압수하는 자들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마약류사범은 1만 6153명으로 3년 연속 1만 6천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대마 사범은 377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마사범은 5년간 163.2% 급증했는데요. 이는 유럽 일부 국가들과 캐나다 및 미국 일부 주의 대마 합법화, 해외 유학생의 대마 접촉 증가 등에 따라 늘어난 결과입니다.
밀수사범은 807명으로 지난해(837명)와 비슷하지만,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1295.7kg으로 전년(320.9kg) 대비 303.8% 증가했습니다.
특히 마약 압수량도 2017년 154.6㎏에서 지난해 1295.7㎏으로 5년 사이 8배 늘었습니다.
    

일반 평범한 회사원부터 무직, 농업, 유흥업까지…직업도 다양

이 기묘한 자극을 찾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평범한 회사원부터 무직, 농업, 유흥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이들이 마약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마약관련 2022년도 7월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1만 575명 중 기타를 제외한 무직이(3491명), 직업미상(1038명), 회사원(622명), 노동(407명), 학생(361명), 농업(349명), 서비스업(149명), 가사(132명), 의료(104명), 유흥업(74명) 순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또 마약류 사용자 중 20대와 여성의 비율이 점점 커지는 추세이며 학력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여성(6.9%→22.6%) △10·20대 (2.2%→32%), △대학교 및 대학원 이상(0%→20.5%) 사용자의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보다 11배 폭증…10대 '마약공화국' 어쩌나 

대검찰청 '마약류범죄백서'(2012~2021)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대치인 450명을 기록했습니다. 전년(313명) 대비 43.8% 증가한 겁니다.
2017년 119명→2018년 143명(20.2%)→2019년 239명(67.1%)→2020년 313명(31.0%)→지난해 450명(43.8%)으로 매년 급증한 꼴입니다. 10년 전 2011년 41명의 무려 11배나 됩니다.
이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SNS,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함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XX 팝니다", "함께 투약하자"…밝혀진 어둠의 경로

소위 어둠의 경로라 불리는 곳에서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일까요?
최근 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만나 마약을 투약하거나 거래한 마약사범들이 무더기로 검거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의정부경찰서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각종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사용한 광고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3월부터 수사를 해왔습니다.
이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5명을 검거해 이중 상습 판매자와 투약자 7명을 구속한 경찰은 마약을 판매하는 게시글뿐만 아니라 '마약을 가지고 있으니 함께 투약하자'며 상대를 구하는 경우도 많은 것을 파악했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함께 투약하길 원하는 상대만 찾으면 쉽게 마약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젊은 나이에 이러한 경로로 마약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재활센터 턱없이 부족…치료 대책 미비한 까닭  

하지만, 마약 중독에 대한 치료 방안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단속과 처벌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재활과 치료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마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중독자들이 재활센터로 몰리고 있지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황인데요. 지정된 21개 병원 중 지속적으로 마약 중독 치료를 지속하는 곳은 2곳에 불과하다고 나타났습니다.
한국마약퇴치본부가 맡고 있는 조건부 기소유예 재활교육 인원은 △2020년 761명 △2021년 1162명 △2022년 7월 기준 798명입니다. 중독재활센터 등록자는 △2020년 210명 △2021년 531명 △2022년 7월 기준 504명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마약류 퇴치 교육 지원에 관한 입법 토론회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속·처벌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재활·치료와 관련해서도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의원 또한 "재활 치료에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하고,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입해 마약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소관 부처가 분산되어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약퇴치 사업의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불법 마약류 단속, 중독자 치료 재활, 대국민 교육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약 컨트롤 타워 구축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약 범죄 임계점 넘어…합동수사" 韓 마약과 전쟁 선포

검찰은 이처럼 최근 급증하고 있는 마약류 범죄의 급증에 마약청정국 지위가 위태롭다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마약류 범죄가 국경을 넘은 온라인 거래를 통해 연령·성별·지역·계층을 불문하고 급속도로 확산해 임계점을 넘은 상황"이라며 심각성을 인지했는데요.
이를 위해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설치됐는데요. 특수팀에는 마약전담검사와 마약 수사관, 지방세관의 공항·항만 마약밀수 전문인력, 식약처 및 지자체의 보건·의약 전문인력 등이 투입됩니다.
마약과 전쟁을 선포한 검찰, 부디 승리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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