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수험생이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만성 소화불량으로 음식을 소화시키기 어려워진 뒤 머리를 감으면 긴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정수리가 빈 느낌을 받았습니다. 밖에 나가기 두려워요."(20대 중반 A씨)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번아웃 증후군(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 두 번을 겪은 뒤 암이 찾아왔네요. 처음엔 암 진단받았을 땐 내가 회사 그만 둘 기회라고 철딱서니 없게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그렇게 힘들면 꼭 암이 아니더라도 왜 그만둘 선택을 못했나 싶어요."(30대 후반 B씨)
 
K-청춘(靑春)은 아픕니다. 한때 유행처럼 번진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청춘의 주인공인, 흔히 MZ세대라고 하는 이들에겐 학업과 취업난, 사회생활 등에 치여 따뜻한 봄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아픔만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벼랑 끝 2030 청년들 '불안·우울감·번아웃'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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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들에게 여전히 고용시장에서의 장벽과 결혼에 대한 부담감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단법인 청년 재단은 지난 상반기, 청년세대의 현실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얻고자 '2030 청년들의 불안과 우울감, 번아웃' 지수를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설문 결과 '귀하는 최근 1년간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총 응답자 5425명 중 91.5%(4963명)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귀하가 불안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1위 불확실한 미래(취업, 결혼) 등 58.5%, △2위 경제적 문제 21.4% △3위 과도한 직장 업무 11.7% △그 외 대인관계의 어려움, 학업 스트레스, 건강, 주거문제 등으로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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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일까요? 2030세대들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수치도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5년(2017~2021년) 10세 단위별 우울증 환자 수 통계를 발표한 결과 2017년 대비 2021년 환자 수 중 70대와 50대는 각각 0.5%, 2.8%로 타 연령대에 비해 소폭 오른 반면, 20대 127.1%(연평균 22.8%), 10대 90.2%(연평균 17.4%), 10대 미만 70.2%(연평균 14.2%), 30대 67.3%(연평균 13.7%)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불안장애 환자 수 또한 20대 86.8%(연평균 16.9%), 10대 78.5%(연평균 15.6%), 10대 미만 57.8%(연평균 12.1%) 순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안미라 급여정보분석실장은 "최근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마음 건강을 챙기고 가족 및 주위에 힘든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여성도 피해갈 수 없다…머리 뭉텅뭉텅 빠지는 '탈모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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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생명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해도 젊은 층에게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는데요.
 
최근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탈모증은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힘듦, 취업난 등에 대한 것이 일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또 생활습관의 변화·스트레스나 면역 반응 이상, 지루성 피부염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부터 2020년 '탈모증'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발표했고, 그 결과 해당 질환으로 30대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 수 있었는데요.
 
2020년 기준 '탈모증' 질환 진료인원 구성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23만 3천 명) 중 30대가 22.2%(5만 2천 명)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1.5%(5만 명), 20대가 20.7%(4만 8천 명)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경우 30대 25.5%, 40대 22.3%, 20대 22.2%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는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4%로 가장 높았고, 50대 및 20대가 각각 19.6%, 18.6%를 차지하였습니다.
 
특히, 10대부터 40대까지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았고, 9세 이하와 50대 이상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습니다.
 
 

40~50대 암 발병 안 늘었는데…20대 무섭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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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암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지만 최근 20~30대의 특정 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암 환자 수는 △2016년 123만 9171명 △2017년 129만 3519명 △2018년 137만 8438명 △2019년 143만 9330명 △2020년 146만 528명 △2021명 153만 504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2021년 기준, 2016년 대비 연령대별 암 환자 증가율을 보면 20대에서 암 발병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60세 이하에서의 암 발병률 추이를 볼 때 특히 눈에 띄는 점입니다.
 
같은 기간 대비, 20대·30대가 가장 높은 암 발병 증가율은 보인 것은 직장암이었습니다. 20대 남성과 여성 각각 107.0%, 142.4%, 30대 남성과 여성 각각 71.2%, 7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기진단 90% 완치…'청년 맞춤형' 국가건강검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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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은 층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일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2019년에서야 2030 청년을 포함한 전 국민이 국가건강검진 대상이 되었는데요. 그전까진 20, 30대 직장가입자 및 지역가입자의 세대주는 건강검진의 대상이 되었지만,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지역가입자의 세대원,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세대원은 국가 건강검진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당시 국가건강검진 대상으로 남성은 일반 건강검진과 구강검진, 4년에 1회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추가됐고,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사가 추가됐습니다. 청년층 우울증 검사도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청년국가건강검진사업이 2030세대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청년 맞춤형 국가건강검진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암은 조기 발견만으로도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데요.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 암검진 사업안내'에 따르면 암검진 사업의 근거 및 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고 명시했습니다.
 
고영인 의원은 "20~30대가 더 이상 암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며 "이들의 경우 국가암검진사업 미대상자여서 암 검진을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들여야 해 조기 암 발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고 의원은 이어 "특히 발병률이 높은 특정 암만이라도 20~30대가 비용 부담 없이 암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암검진사업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현 국가건강검진 체계가 영유아와 성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성인은 다시 일반건강검진과 암검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성인의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조기발견을 목적으로 임상검사 및 상담위주로 검진실시'라는 일반건강검진의 목적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의 발병률이 적은 청년세대에 대한 건강검진사업이 비용 효과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성인을 청년기와 중장년기로 구분하여 차별적인 서비스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건강을 잃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관리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안 아픈 청춘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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