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발사 실패에서 머스크가 배웠다는 것은 무엇일까[코스모스토리]

편집자 주

'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스타십 로켓이 날아오르는 모습. 일론머스크 트위터 캡처스타십 로켓이 날아오르는 모습. 일론머스크 트위터 캡처
민간 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X'의 유인탐사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첫 궤도 비행 실험에서 발사 4분만에 공중 폭발하면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보카 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Starbase)' 발사대에서 지난 20일 오후 10시 33분(현지시간 오전 8시 33분) 스타십과 전용 1단 추진체 '슈퍼헤비(Superheavy)'의 시험발사를 진행했습니다. 추진체가 연소하며 발사대에서 상공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슈퍼헤비와 스타십의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마치 수년전 팔컨1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것과 비슷하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스타십 로켓이 폭발하는 모습. 연합뉴스스타십 로켓이 폭발하는 모습. 연합뉴스
계획대로라면 발사대에서 출발하고(Lift off) 동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는 맥스큐(MaxQ)단계를 거친 후 슈퍼헤비와 분리된 스타십이 고도 234km까지 상승한 뒤 지구 궤도를 한바퀴 돌고 태평양에 착수했어야 했습니다.
환호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환호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
미션시작 4분만에 실패한만큼 침울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발사 전 과정을 직원들과 함께 지켜봤던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하며 몇 달 뒤에 있을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시 중계영상에서도 스페이스X 직원들은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과연 무엇을 배웠다는 것일까요.

'스타베이스'의 첫 발사 준비 및 로켓의 발사 성공

스타베이스에서 발사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X 유튜브 캡처스타베이스에서 발사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X 유튜브 캡처
모든 회사가 과거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더 정밀하고 발전적인 실험을 하는 메커니즘은 모든 산업에 적용됩니다. 스페이스X는 과거 팔컨1부터 다양한 환경속에서 로켓발사 실험을 진행했고 이때 수집된 데이터는 보다 정밀하고 성공적인 로켓발사를 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타십발사는 어떠할까요? 상당한 부분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스타베이스에서의 성공적인 발사를 들 수 있습니다. 스타십 전용 발사를 위해 건조된 이 곳은 이전까지 실제 발사 진행이 된적이 없죠. 따라서 이번 발사에는 단지 스타십의 비행뿐만이 아니라 발사 전부터 실제 발사에 이르기까지 '발사준비과정'을 진행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팔컨9의 경우 로켓 조립공장에서 1단·2단 추진체와 캡슐이 모두 조립된 후 발사대로 옮겨져 기립 후 발사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사된 누리호도 같은 과정을 거친 바 있죠.
하지만 스타십의 경우는 매우 다릅니다. 너무나 큰 규모 때문에 1단 추진체인 '슈퍼헤비'가 발사대에 거치된 후 스타십을 위에 도킹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스타베이스는 로켓 조립공장인 동시에 발사대인 셈입니다. 또한 지난 17일 스페이스X는 발사 스케줄을 진행하면서 발사 카운트다운 40초를 남기고 연기를 결정한 바 있죠. 슈퍼헤비의 압력 밸브 동결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3일간의 보수 및 점검을 통해 스타십 발사를 다시 시도하게 됐습니다.

1단 로켓과 결합한 스타십의 첫 발사

스타십 발사 장면. 일론머스크 트위터 캡처스타십 발사 장면. 일론머스크 트위터 캡처
두번째는 완전체 스타십 로켓의 발사입니다. 스타십은 1단 슈퍼헤비 70m, 스타십 우주선 50m로 총 120m에 달하는데요. 이정도 규모가 되면 초대형 발사체(Super Heavy Lift Launch Vehicle, SHLLV)로 분류되는데요. 이 단계의 발사체는 인류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폴로 미션의 새턴V(110.6m), 아르테미스1 미션의 SLS(Space Launch System, 98m)가 이 카테고리에 포함됩니다. 참고로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46m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 규모가 얼마만큼 대단한지 실감하게 합니다.
슈퍼헤비는 지름 9m, 높이 70m에 달하며 물체를 밀어내는 힘인 추력이 230t인 랩터엔진 33개를 탑재해 총 7590t에 달합니다. 아르테미스 미션 당시 인류 최고의 추진체라던 SLS의 추력이 3900t이었고 과거 닐암스트롱을 달까지 보낸 새턴V의 추력은 3400t 이었습니다. 스타십은 지름 9m, 높이 50m로 7590t의 추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스타십 발사장면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스타십 발사장면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
이번 완전체인 스타십 발사가 의미있는 이유는 슈퍼헤비가 스타십을 위에 싣고 상공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했고 이륙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로켓 발사대는 로켓의 발사 도중 폭발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이륙 초기에 로켓에 문제가 발생해 추락한다면 발사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고 이는 회사에서는 다시 발사대를 건설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로켓의 성공적인 상공 진입은 효율적인 비용을 추구하는 스페이스X에게 있어선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개발단계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스타십 프로젝트에서 성공적인 이륙은 차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선제조건인셈이죠. 과거 스타십 우주선은 단독으로 이륙했다가 착륙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헤비는 아직 이륙도 착륙도 시도된 바 없죠. 만약 이번 비행에서 성공적으로 분리가 됐었다면 지상에 착륙하는 슈퍼헤비의 모습을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계의 보완점을 찾아서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
세번째는 미완성 설계를 들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유튜브 생방송에서 예정대로 발사된 스타십의 발사 상태를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이번 중계에서는 팔컨9의 발사와는 다르게 33개의 엔진 컨디션을 보여줬었는데요. 발사 시작에 3개의 엔진이 다운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발사시작 당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발사직후 무언가의 충격이 로켓에 영향을 줬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3개의 엔진이 다운돼 총 추력 6900t 상태로 날아오른 스타십 로켓은 이후 추가로 2개의 엔진이 다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고도가 상승하면서 로켓의 궤도는 90도에 이르러 지표면과 수평을 이루는 모습을 보였지만 스타십은 어떤 이유에선지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분리되지 않는 스타십.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분리되지 않는 스타십.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
이에 로켓은 바로 추락하지 않고 엔진의 발사각도를 변경해 공중제비를 돌듯 로켓의 궤도를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스타십과 분리된 슈퍼헤비가 착륙할때 사용했을 모듈이 기체에 문제가 생기자 착륙을 포기하고 자세제어에 연료와 모듈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스타십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액체산소(LOX)가 모두 소비된 스타헤비는 공중 폭발을 했고 연결된 스타십도 같이 폭발했습니다.

지금의 실패가 미래의 성공으로

스타십 발사를 지켜본 일론머스크.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스타십 발사를 지켜본 일론머스크. 스페이스X 유튜브 영상 캡처
화성 이주를 위한 목표로 만든 스타십의 발사성공 여부는 스페이스X의 존재이유와 직결하는 매우 중요한 목표입니다. 이번 발사 이벤트에서 스페이스X는 '이와 같은 테스트를 통해, 성공은 우리가 배운 것에서 비롯된다'며 '우리는 오늘 미래의 스타쉽 비행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기체와 지상 시스템에 대해 엄청난 양을 배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사시스템 안정화와 기체의 구조 변경 등 여러 피드백을 반영해 수달 뒤 스페이스X는 스타십 발사를 재도전할 예정입니다. 한 번에 탑승객 100여명을 화성에 이주시키기 위한 스타십, 지금의 실패가 과거 팔컨로켓의 실패 모습과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요. 향후 데이터와 발사경험을 축적해 지구에서 달로, 화성으로 날아가 그곳에 인류가 발을 내딛는 그날이 빨리 다가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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