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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대통령의 네 가지 품격

    신간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미국의 황금기를 만든 대통령의 품격'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미국의 황금기를 만든 대통령의 품격'은 11인의 미국 대통령이 각각 맞닥뜨린 당대 위기와 이에 대한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대통령의 품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2012년에 출간한 '무엇이 대통령을 만드는가'의 개정판이다.

    저자는 ‘자부심’, ‘되새김’, ‘관용과 포용’, ‘미래 설계’라는 네 가지 품격을 11인의 대통령이 임기 동안 확립했음을 발견한다.

    ‘자부심’의 품격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선구자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국은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도입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을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제정 체제에 익숙한 국민과 관료들은 조지 워싱턴을 ‘대통령 폐하’라 부르며 자신들을 신민으로 생각했고, 워싱턴은 마음만 먹는다면 종신 독재를 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영국과의 투쟁과 미국의 독립은 자신이 아닌 국민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가능했다며, 재선을 끝으로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처럼 국민과 국가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진 워싱턴의 품격과 실천은 권력의 균형과 견제라는 삼권분립의 원칙과 대통령제를 미국에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관용과 포용’의 품격은 남북전쟁을 끝낸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처참한 4년간의 내전은 약 60만 명의 미국인을 죽음에 몰아넣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이때 링컨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희생자를 추도하며, 이 위기를 통해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부’가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수시로 연설한다. 또한 전쟁 와중임에도 남부를 포용하는 재건 정책을 발표한다. 인민의 정부를 원칙으로 삼으며 상대를 포용하는 링컨의 품격은 그가 암살된 이후에도 후임자들의 정책으로 이어진다.

    ‘되새김’의 품격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미국의 생존을 지켜주는 원칙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건국의 선조들이 구상한 중립주의 원칙을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확장한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 1차 세계대전에 대응해 중립주의 원칙을 민족자결주의라는 인류 보편적인 원리로 재탄생시킨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미래 설계’의 품격은 대통령의 소신과 전망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든 결정적 바탕임을 보여준다. 모든 정치세력들의 반대에도 광대한 루이지애나 땅을 프랑스로부터 구매해 미국 서부시대의 초석을 세운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서부를 넘어 파나마 운하 건설과 미 해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아시아-태평양을 미국의 무대로 만든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이 품격을 대표한다. 대통령의 결단이 어떻게 국가의 방향타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 11인의 대통령들이 내세운 품격과 실천을 후임 대통령들과 국민이 다양한 현실 문제를 진단하는 준거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대통령의 품격은 한 사람의 개인적 자질에 그치지 않고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로까지 확장하게 되었다.

    책 속으로

    워싱턴은 퇴임 후에도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그의 “위대한 첫 단추”는 후세대에 모범이 되었다. (중략) 워싱턴의 위대함은 그가 어떠한 정책을 펼쳤는지에 있지 않다. 그의 위대함은 그가 세계사의 큰 흐름에서 미국이라는 공화정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처신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행동에 옮겼던 것에 있다. _ 25쪽,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을 정립하라: 조지 워싱턴〉 중에서

    링컨은 남북전쟁의 위기 속에서 '미국'라는 연방을 지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그 전쟁을 통해 미국이 건국이념인 '자유'를 재확인하며, 한걸음 더나가 그것이 전세계에 메아리치는 계기가 되길 원했다. 미국의 위기를 미국이 봉헌한 자유와 평등의 원칙과 그것을 지키는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는 기회로 보았던 것은 링컨이 왜 미국의 영웅을 넘어 전 인류의 영웅으로 기억되는지를 보여준다. _ 117쪽, 〈정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에이브러햄 링컨〉 중에서

    이전의 대통령들이 기존의 동부 엘리트 전통을 대변했다면, 잭슨은 서부 프런티어 정신을 대변했다. 잭슨은 이에 대해 한 치의 콤플렉스도 없었다. 그는 당당하게 그가 새로운 미국, 새로운 미국인을 대표한다고 믿었다. 토크빌이 지적했듯이 세계 역사는 귀족주의의 연속이었기에 유럽 민주주의는 평등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로 정착하지 못했다. (중략) 그 실험대에서 잭슨은 새로운 미국인들을 포용하면서 당당하게 새로운 시대를 주도했다. _ 152쪽, 〈보통 사람들이 만드는 나라: 앤드루 잭슨〉 중에서

    루스벨트 덕분에 그다음부터 대통령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카우보이모자를 쓰며 자신들의 이미지를 카우보이 이미지와 동일시하기 시작했다. 카우보이 이미지가 자유분방하면서도 정의롭고 명예를 존중하며 진취적인 기상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체성이나 국민성은 상당 부분 만들어진 전통이다. 미국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_ 233쪽, 〈강한 정부가 혁신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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