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우내 불타오른 촛불로 꽃피운 5월 9일 조기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여정에 함께하고 있는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 길잡이가 될 만한 문화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레드벨벳 아이린·슬기 "좋은 미래 위해 꼭 투표하세요!"② '특별시민' 곽도원 "최악의 지배 싫으면 정의롭게 투표"③ '부산행' 감독 연상호 "두려워 말고 소신껏 투표하라"④-ⓐ 작가 김진명 "5·9조기대선은 '심판의 날'이다"④-ⓑ 작가 김진명 "다음 대통령 사실상 결정됐다…다만"④-ⓒ 김진명, 보수에 간절한 호소…"이대론 한국 수명 7년"<계속>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작가 김진명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대선 흐름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라는 물음에 "이번 선거의 본질은 심판"이라며 "이에 적합한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라는 데로 모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도 엉망인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이제껏 보수 후보를 찍어 왔던 사람들마저도 '더 이상 (보수 후보에게) 표를 주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그렇게 전통적인 보수층이 다른 쪽을 찾아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이 한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로 귀결되는 모습도 보였죠. 어찌 됐든 문재인 후보가 유능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더라도, 그가 투명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지녔다는 점은 확실하니 사람들이 그에게 몰릴 수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는지를 살펴 보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물줄기를 바꿀 수는 없다"며 말을 이었다.
"현재 문 후보를 둘러싼 여러 트러블이 과거 보수와 진보의 양측 대결로 집약돼 있을 때는 치명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문 후보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을 받아서 혜택을 볼 만한 후보가 없습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보수가 정권을 받았을 때 전혀 역할을 한 것이 없는데다, 보수의 분열을 가져 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불분명한 노선으로 인해 대안이 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문재인 후보에게 가는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 "문제는 새 정부 출범 초기…박근혜 오류 반복하면 조기 레임덕 온다"
작가 김진명(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다만, 정작 큰 문제는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김진명의 진단이다.
"당장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지금 흐름으로 봐서는 바른정당이 흡수되면서 보수 전체의 재편이 상당히 빠르게 올 겁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새로 출발하는 정권에 반드시 영향을 미칠 거예요. 만약 새 정부가 자기 사람들 챙기려는 마음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각료 후보들을 청문회에 올리는 식으로 약점을 잡히면 더욱 그러하겠죠. 새 정부가 박근혜 정권의 오류를 반복하게 되면 의외로 레임덕이 굉장히 빨리 올 수 있어요."
김진명은 그 근거로 개헌을 지목했다. "정치권이 내년 개헌을 약속한 상황에서, 새 정부가 힘차게 출발하지 못할 경우 개헌 정국에서 정권 심판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선거제도까지 바꾸자는 말이 나올 텐데, 이는 다음 국회의원을 뽑는 (2020년) 총선 때 대통령 선거도 같이 치르자는 이야기예요.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를 하면서 내각제다, 권력분점이다 해서 많은 안을 내놓지만,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깊은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4년 대통령 중임제를 택하게 될 여지가 큽니다. 이 경우 총선을 치르는 해와 대선을 치르는 해가 계속 어긋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요."
그는 "지금처럼 대선과 총선이 어긋나면 대통령 당선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중간 심판을 받는 셈이 된다"며 "이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잘 맞지 않는 스케줄"이라고 설명했다.
"엄밀히 얘기하면, 대통령 4년 중임제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는 것이 좋아요. 4년마다 같이 심판을 받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니까요. 대통령을 뽑아 두고 총선으로 중간 심판을 하는 것은 정책 연속성 면에서 4년 중임제의 뜻에도 맞지 않죠."
김진명은 "새 정부가 출발부터 혼란을 겪을 경우 당장 내년 개헌 투표할 때 선거제도까지 함께 바꾸자고 나올 텐데, 보수로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노리고 힘을 합쳐 때를 기다릴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는 과거 박근혜 정권과 같은 나쁜 전철을 밟지 말고, 처음부터 아주 스마트하게 정국을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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