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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박근혜는 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싫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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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뉴스] "박근혜는 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싫어했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9년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에 만들어졌다. 최초 녹음된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광주문화재단 김종률 사무처장으로부터 받은 음원이다.

    ▶ 이 노래가 9년만에 제창되는 거냐?

    = 그렇다.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고 이 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도 제창됐고 2008년 이명박 정부 첫 해에도 제창됐다.

    그렇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5·18 기념행사에 불참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에서 합창으로 변경됐다. 뚜렷한 변경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가 아닌 식전행사에서 합창으로 불렸고 2011년부터 본행사에 포함됐지만 합창으로만 불려졌다. 보훈처가 한사코 제창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최초 녹음본 음원=광주문화재단 김종률 사무처장(해당 곡 작곡가 제공)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 6월 국회의원의 과반이 넘는 여·야 의원 158명의 찬성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보훈처는 박근혜 정부는 '버티기'로 일관했다. 그래서 2016년에도 결국 합창으로 불렸다.

    박승춘씨 퇴직 뒤에 나온 국가보훈처의 공식 보도자료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의 의미는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5·18광주 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 들어 있다. 격세지감이다.

    ▶ 박근혜 정부에서는 왜 그렇게 제창이 안 된거냐?

    = 정말 이해가 어려웠다.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이나 과정이 이미 공개돼 있는데도 보훈처는 국민여론을 빌미로 반대해왔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대한 이유가 박근혜 대통령이 싫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싫어해서 제창에 반대했다? 그게 말이되나?

    = 말이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사실이라고 한다.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가 만났는데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방법을 찾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국가보훈처는 '임을위한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현행대로 '합창'으로 결정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초기에 5·18 행사를 앞두고 논란이 있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불러도 되는 노래다 보수가 반대하지 말자고 했더니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당시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였다고 한다. 하 의원은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하 의원 좀 자제해라'고 해서 왜 그러냐고 하니까? '대통령이 불편해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회고했다.

    하 의원은 박 대통령이 이 노래를 싫어하는 첫 번째 이유는 "폭력시위나 집회, 노조집회등에서 시끄럽게 틀기 때문"이라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원래 취지에 맞지 않게 데모가가 됐기 때문이다. 불법 데모가로 인식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싫어하는 두 번째 이유는 '제창'이 될 경우에는 대통령이 행사때 불러야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 의원은 "대통령이 데모가를 어떻게 손을 흔들면서 부르느냐?"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의원도 지난해 5·18 기념식을 앞두고 "(제창이 되면)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불러야 하잖나. 그게 문제라는 말이다"라면서 "제창으로 하면 임을위한행진곡을 따라 불러야 되는데 그러면 또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광주광역시 홈페이지)
    ▶ 대통령이 싫어하니까 종북 프레임을 씌운 것인가?

    = 그런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싫어해서 제창을 못한다'고 밝힐 수 없으니까 ''임'이 김일성을 지칭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부르는 노래니까 종북이다' 이런 저런 색깔을 덧씌워서 반대논리를 개발한 것이다.

    그 앞장에 선 게 박승춘 전 보훈처장이다. 지금은 야권이지만 당시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싫어하다 보니 극우진영에서 논리적으로 뒷받침 했다"고 말했다.

    그걸 새누리당에서 앞장선 게 김진태 의원이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논란이 될 때마다 '제창' 반대에 앞장서 왔는데 올해는 조용하다.

    김진태 의원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로 했는데 입장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난 계속해서 반대한다. 여전히 의견은 그 때와 같다"면서 "다만 오늘도 당내에서 일이 있었고 내일 재판을 앞둔상태에서 논평을 안 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해 5월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결정에 항의하는 5·18 유가족들로 인해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북한 김일성 주석을 뜻하는 게 맞나?

    = 일부 극우성향의 단체와 얼마전 퇴직한 박승춘 전 보훈처장이 그런 비슷한 주장을 하명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반대해 왔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 노래가 아닙니다. '임 행진곡'을 두고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는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2017년 1월 17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와의 대담 전문을 공개했다.

    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에서 김일성 찬양곡으로 부르고 있습니까?

    태: 하하 재미난 문제인데 1980년대 말, 90년대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북한 대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불렀어요. 그리고 북한에, 여기로 말하면 노래방, 가라오케, 북한에서 공식으로 만든 노래거기까지 다 있었어요. 그래서 북한 대학생들이 상당히 즐겨 부른 노래인데, 한 몇 년 전에 이 노래를 금지곡으로 선정했습니다. 그 노래에 깔려 있는 것이 저항정신입니다. 저항, 반항정신이거든요. 저 노래에 깔려 있는 게, 그러니까 이러한 노래를 계속 부르면 과연 대학생 아이들이 다음 무엇을 생각할까. 이것 때문에 이 노랜 지금 북한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습니다.

    북한 김일성대를 졸업한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도 지난해 5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노래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찌질한 짓거리는 그만해라. 지금은 21세기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가요도 김일성 찬양가요도 아니다. 오히려 김정은의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 인민이 따라배워야 할 정신이다"라고 지적했다.

    주성하 기자는 "이 노래를 김일성대에서 배웠는데 배울 땐 남조선 투쟁가요라고 알았을 뿐"이라면서 "그런데 남조선에 와보니 이번엔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가요라고 한다. 종북가요면 북한에 널리 퍼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다. 이 노래 허락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 '임을 위한 행진곡'이 원래 '진혼곡' 아니었나?

    = 다들 아는 내용이겠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진혼곡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고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 광범위하게 불려지면서 이제는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은 1982년 2월 20일 광주 옛 망월동 5·18 묘역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죽고 없는 영혼 결혼식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부는 1978년 광주에 들불야학을 창립하고 낮엔 노동자로, 밤엔 야학교사로 활동하다가 그해 12월 연탄가스에 짧은 생을 마감한 박기순(당시 23세)씨. 신랑은 박씨의 권유로 들불야학 교사로 참여했다가 1980년 5월 계엄군의 광주 유린 때 시민투쟁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5월 17일 새벽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윤상원(당시 30세)씨였다.

    1981년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 소문이 돌자 그해 4월 소설가 황석영씨 집에 광주 지역 문화운동패 10여명이 모여 이 둘의 넋을 풀어 줄 노래를 만들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말 서대문형무소 투옥 당시 썼던 '묏비나리'를 차용해 황석영씨가 가사를 썼고,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씨가 곡을 붙인 것이다.

    작곡가 김종률씨는 "이 노래 과격한 거 없다. 정말 서정적인 노래다"라고 말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과격해서 반대라는 사람들은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를 들어보면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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