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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었다 … 알파고, 인간 최고수에 내리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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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변 없었다 … 알파고, 인간 최고수에 내리 완승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이변은 없었다. 2세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로 불리는 중국의 커제 9단을 마지막 3국에서도 압도적으로 눌렀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진행된 커제 9단과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20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커제는 지난 두 번의 대국과 마찬가지로 기 한 번 제대로 펴 보지 못한 채 완패했다.

    두 번의 패배 이후 설욕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커제 9단이었다. 때문에 흑백 돌가르기도 하지 않고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 측에 백돌을 쥐겠다고 요청했다.

    지난 해부터 최근까지 치른 109차례의 대국에서 커제 9단은 백을 잡았을 때 승률이77.2%(44승 13패)로 흑번 승률 보다 높았다.

    이번 대국에서는 자신의 기풍대로 공격적인 바둑을 뒀다. 2국 때처럼 '흉내 바둑'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알파고의 빈틈 없는 실리 바둑에는 역부족이었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60여 수까지 커제 9단을 밀어붙이며 두터운 실리 바둑으로 나갔다.

    알파고가 흑 13수로 전혀 보지 못했던 신수(新手)를 들고 나오자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커제 9단이 싸움을 피하며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커제 9단은 전세를 바꿔보고자 알파고에 여러 차례 흔들기도 시도했지만, 번번이 가로막혔고, 끝내 209수 만에 돌을 던졌다.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했는지 커제 9단은 경기 중반 안경을 벗고 엎드린 채 장고를 하기도 했다.

    또 경기 후반 제한시간 1시간 여를 남긴 시점에는 돌연 자리를 벗어났다 10여 분 만에 자리로 돌아와 앉은 뒤에 눈가를 닦으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경기 후에는 "힘들다. 정말 괴롭다. 정말 엉망진창이니다. 다음에는 이런 기회가 없을 테니 정말 아쉽다. 져서 죄송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간 최고수를 꺾은 알파고는 전날 열린 중국 대표팀 5인과의 상담기에서도 백 220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결국 이번 대회 '바둑의 미래 : 서밋'에서 인간은 1:1 경기에서도, 5:1 경기에서도 알파고에 전패했다. 알파고는 인간이 넘을 수 없는 벽임을 입증하는 자리가 된 셈이다.

    ◇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자세는?

    비록 인간이 패하기는 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과 그로 인해 펼쳐질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로도 볼 수 있다.

    알파고와 대결로 인공지능 테스트의 장이 됐던 바둑계는 더 이상 알파고를 두려워하거나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다.

    과거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했을 때는 '인류의 패배'라며, 침울해하거나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함께 협업하며 바둑 세계를 한 차원 높일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날 알파고와 커제의 대국을 해설하는 바둑 방송에서는 "최근 프로와 아마추어 바둑 기사들이 알파고의 기보를 보며 연구를 한다"며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달했다.

    바둑을 넘어 인공지능이 일상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도 기대를 모으는 지점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은 인공지능을 의료, 금융,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실생활에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물론 우려점도 있다. 알파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딥러닝 방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으로 실수와 학습을 반복하면서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100번을 실행하면 1번 정도는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1번이라도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는, 특히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는 공공안전 분야에서 활용하는 데에 신중해야 한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실수할 확률이 발전할수록 줄어들겠지만, 이게 '0'이라고 얘기 못한다. 때문에 1% 정도 실수했을 때 문제가 되는 자율주행 자동차, 의료분야, 공공 안전 분야에는 이런 식(딥러닝 방식)으로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딥러닝 방식이 잘 활용될 수 있는 숫자를 사용하고 통계적으로 성공확률만 높으면 되는 바둑, 퀴즈 세무, 번역 등에서 알파고의 기술이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야 만큼은 이번 알파고를 통해 보여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 일상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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