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논평] 추다르크의 뚝심 정치와 돌출 발언



칼럼

    [논평] 추다르크의 뚝심 정치와 돌출 발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별명은 '추다르크'다. 단단한 뚝심과 곧은 소신이 연상된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20년 전인 1997년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反) 호남 정서가 강했던 대구로 내려가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끈 데서 연유한다.

    이후 김대중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정치인 추미애는 '추다르크'로 불리게 됐다. 20년이 흘렀다. 헌정 사상 여성 최초의 지역구 5선인 추미애 의원은 지금 집권여당의 대표다.

    집권당 대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는 남다른 정치적 무게가 실린다. 소신과 원칙 못지 않은 안목과 포용이 필요한 이유다. 더욱이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생산적 협치(協治)를 위한 여당 대표의 정치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추미애 대표의 말 한마디에 국민의당이 발끈하면서 정국이 꼬여버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당 제보 조작사건과 관련한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사달이 난 것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과 관련 대표직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전날 추미애 대표 발언에 강력 반발해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 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 죽이기', '패자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추 대표의 사퇴와 청와대 배후론을 꺼내 들면서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당장 한 달째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 예산안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달이 지나도록 통과되지 않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 심사가 영향을 받게 됐다. 또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정세균 국회의장이 7일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뒤 추경안을 국회 예결위에 회부했지만 오는 18일에 종료되는 7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추경 처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이 추경안 심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고, 자유한국당과 바른 정당은 부적격 후보자들의 임명 강행 여부에 따라 예결위 참여를 결정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데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의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추 대표의 개인적 발언'이라고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추 대표는 비난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추 대표는 7일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국민의당 대선 조작 게이트는 형사법적으로 미필적 고의에 해당되며,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은 "사과는커녕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또 쏟아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 때나마 같이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치고는 주고받는 언사에 강한 적대감이 묻어난다.

    물론 국민의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이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당의 명운이 달린 만큼 극도로 민감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미애 대표의 돌출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

    민주당은 정당지지율 1위로 고공 행진 중이고, 국민의당은 내부 동요를 단속해야할 판이지만 지금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소수 여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추다르크라고 해도 잔다르크처럼 앞장서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다수 야당과의 원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 발 물러나 있을 때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을 비롯한 다자외교 행보로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고 있는데, 국내 정치권은 말싸움·감정싸움으로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