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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값 따로노는 '이상한 삼겹살'…소비자만 '호갱'



경제정책

    도·소매값 따로노는 '이상한 삼겹살'…소비자만 '호갱'

    3월 이후 도매가격은 등락…소매가격은 쭉 상승세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도매가격은 내리는데 소매가격은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면서 '돼지고기값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돼지고기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원리와 반대로 가는 돼지고기 값은 가격결정 구조가 근본적으로 붕괴된 데다 일부 중간 유통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매가격은 오르락내리락, 소매가격은 오르기만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돼지 등급판정 마릿수는 828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6만 마리 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도 16만6천993톤에서 21만3천664톤으로 무려 28%나 늘어났다.

    그런데, 이처럼 돼지고기 공급물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가격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전국 삼겹살 소매가격은 1kg에 1만8천311원에서 4월말에 2만770원, 5월말 2만2천380원, 6월말 2만3천420원, 지난 26일에는 2만4천270원으로 계속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말과 비교해선 불과 4개월 만에 삼겹살 소매가격이 32.5%나 급등한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어떤 추이를 보였을까?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공판장에서 결정된 돼지고기(탕박) 1kg당 평균 경락가격은 3월말에 4천288원에서 4월말에는 5천259원으로 22.6%나 급등한 뒤 5월말에는 5천183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어 6월 말에는 5천410원으로 다시 오른 뒤 이달 들어 지난 26일에는 5천214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 3월 이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오르락내리락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소매가격은 꾸준하게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돼지고기 유통시장이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이 연동되지 않고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중간 유통단계에서 누군가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 중간 유통단계에서 누군가 폭리…소비자만 호갱

    이와 관련해 축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든 데다 한우고기는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지난 3월부터 이 쪽 (돼지유통업계)에서 파다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이 3월부터 돼지 확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모르긴 몰라도 창고에 돼지고기를 가득 쌓아 놓은 업체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돼지고기 재고물량은 7천839톤에서 3월말에는 9천45톤으로 한 달 사이에 무려 15.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겹살 재고물량도 1천97톤에서 1천161톤으로 5.8% 증가했다. 돼지고기 유통업체들이 3월에 돼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뒤 도축해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생물이기 때문에 냉동실에 들어가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며 "그런데 어는 유통업체가 매점매석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계절적으로 해마다 3월부터 출하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재고물량이 늘어난 것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중간 육가공업체들의 마진율은 5%가 되지 않지만, 소매가격이 오르는 것은 (마트와 재래시장 등) 소매점들의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며 소매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돼지고기 가격 결정 왜곡…8% 경매물량이 전체 가격 결정

    돼지는 소와 달리 도매시장 경매를 통해 출하되는 양보다 대형 육가공업체와 농가의 직접적인 계약을 통해 시중에 나가는 물량이 더 많다.

    올해 6월까지 등급판정을 받은 돼지 828만 마리 가운데 도매시장에서 경매된 돼지는 67만 마리로 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은 이처럼 경매를 통해 유통되는 8%의 물량이 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매에 나오는 돼지도체(지육) 물량이 조금만 변해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하루 사이에 급등락을 반복하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경매물량 대비 가격 결정이 심각하게 왜곡되면서 수급에 따른 가격조절 기능마저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기준 돼지도체 경매 마릿수는 3천285마리로 1kg당 경락가격은 5천183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6월말에는 경매 마릿수가 4천835마리로 급증했으나 경락가격은 5천410으로 오히려 올랐다. 이달 들어 지난 26일에는 경매 마릿수가 3천759마리로 감소했지만 경락가격은 되레 5천214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돼지고기)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은 분리돼 있고 시차도 존재하지만 지금의 돼지고기 가격결정 체계가 맞느냐는 이야기가 많다"며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이 올바른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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