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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승계의 논리함수, 특검과 삼성의 막판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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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마·승계의 논리함수, 특검과 삼성의 막판 공방전

    이재용 “승계 작업, 생각 안해” VS 특검 “이건희 사망 대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혐의를 직접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특검은 묵시적 합의가 부인될 수 없다고 맞섰다.

    뇌물죄는 청탁과 대가의 뒷거래가 입증돼야 한다. 경영권 승계와 재단 출연·승마 지원의 연결고리를 특검은 탄탄하게 다지려 했고, 삼성 측은 어느 쪽이든 끊어보려는 전략을 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 승계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했다고 본다.

    이에 맞서 삼성 측은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것이고, 이미 후계자가 된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없다고 방어막을 쳤다.

    ◇증언대에 서지 않는 박근혜…이재용 “승마 지원, 朴의 강요로”

    삼성의 정유라씨에 대한 핀셋 특혜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 ‘럭비공’에 비유되는 정씨가 법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폭탄 증언을 이미 쏟아낸 상태다.

    양측의 쟁점 공방이 시작된 3일 재판에서 특검 측은 “정유라는 승마 지원의 시작과 끝”이라며 “말 구입 과정과 훈련, 대회 출정, 교환(말세탁) 계약, 그 이후까지 직접 체험한 것을 진술했다.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정씨 승마 지원이 박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데 제가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는 게 이 부회장의 피고인신문 당시 진술이다.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 독대 당시 승마 지원을 질책했고, 이 부회장은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는 표현과 함께 당시 분위기를 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정유라의 존재도 몰랐다”며 “실무 레벨에서 해결되겠거니 생각했다”고 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장이었던 최지성 전 부회장은 이에 힘을 싣는 ‘보고 누락’을 자처했다.

    승마 지원에 이 부회장이 비켜서있도록 보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승계 작업, 생각 안해” VS 특검 “이건희 사망 대비”

    승마 뇌물의 대가로 지목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선 삼성은 독대의 주제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합병 언급이 독대에서 아예 없었다고 주장했다. 독대 분위기가 ‘험악했다’는 취지의 묘사를 통해 뒷거래가 있을 만큼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강제구인에도 불응하며 증언대에 서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은 ‘청와대 말씀자료’에 우선 기대고 있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정부 임기 내에 승계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작업은 생각도 안해봤다”며 “합병은 양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버텼다.

    말씀자료를 실제 박 전 대통령이 그대로 언급했다는 증거도 없어 ‘가공의 프레임’이라는 게 삼성 측 변호인의 반박이다.

    이에 맞서 특검 측은 “이건희 회장 사망시 막대한 상속세 부담이 있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건희 회장 안부를 박 전 대통령이 물어본 것도 그 이유”라고 상황과 경위를 뒷받침하는 주장을 폈다.

    부정한 청탁을 할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는 것으로, 승계 비용의 최소화도 이 부회장 측이 꾀했다고 특검 측은 봤다.

    삼성 측은 다시 “청와대가 인터넷을 보고 만든 문서”라며 “삼성이 준 자료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최지성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은 이미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가세했다.

     


    삼성 측은 합병의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특검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유죄 판결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함께 삼성생명 지주사 전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도 일련의 승계 작업 과정으로 본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특검이 영장 재청구를 위해 보강한 대목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특검의 우군으로 지원사격에도 나섰다.

    막바지에 다다른 재판에서 승마‧승계‧청탁의 함수를 풀어야 하는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놓는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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