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을 껴앉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 있었을 때 면담 신청을 수도 없이 했는데 철저하게 경찰에 의해 저지를 당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가족을 초청해주니, 눈물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세월호 참사로 창현(2학년 3반)군을 잃은 이남석(53)씨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3년여만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외면한 박 전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난 후 소회를 밝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악어의 눈물'을 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3년여 전 유가족들을 만나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수차례에 걸친 유가족들의 면담 요구는 번번이 묵살됐다.
'세월호 7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박 전 대통령이 진상규명을 외면하는 동안 3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 탄핵됐다.
이후 세월호는 뭍으로 올라왔고 진상규명의 공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이남석씨는 "청와대가 국민이 만들어준 권력인데, 전 정권은 아픈 국민을 더 아프게 만들었는데 오늘은 청와대를 정문으로 들어가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진짜 존중해주는 '나라다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눈시울을 붉히며 정부를 대표해 위로하면서 세월호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분명한 것은 정부가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 세월호의 침몰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도 승객들을 구조하지 못하는 무능과 무책임, 그리고 국민들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며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머리를 숙였다.
고 유미지(2학년 1반)양 아버지 유해종(58)씨는 "어느 국민이라도 그렇게 아픈 일 있으면 나라가 먼저 생각해줘야 하는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가족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 박예슬(2학년 3반)양 아버지 박종범(51)씨는 "문 대통령이 대선공약인 제2기 특조위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통령 권한으로라도 만들겠다고 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의 희망을 봤다. 희망이 보인다"라며 감격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는 끝이 아니라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시작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에 동조하기도 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의 재조사 방침을 밝혔다.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도 지시했다. 그래도 과제는 남아 있다.
고 권지혜(2학년 10반)양 어머니 이정숙(52)씨는 "최우선적으로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 달라"라면서 "아이들을 기억하고 교훈을 줄 수 있는 공간(4·16 안전공원)도 하루 속히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지난 16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4월16일을 지정기념일로 지정해 1,700만 촛불 염원이 담긴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추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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