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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덕종어보 모조품 금 30%, 딱 보기에도 가짜"

사회 일반

    혜문 "덕종어보 모조품 금 30%, 딱 보기에도 가짜"

    - '왕실의 권위' 상징하는 중요 문화재
    - 2015년 환수 당시 의혹 제기 多
    - 올해 1월 모조품 확인 후 발표 안 해
    - 이완용 차남, 어보 재제작 총괄했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지금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어보를 전시하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찾아온 그 어보, 문정왕후 어보, 현종어보 여러분 기억하시죠? 60년 만에 처음 공개되는 자리여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문제는 이것들과 함께 전시 중인 덕종어보에서 불거졌습니다. 2015년에 문화재청이 역시 미국에서 환수한 어보인데 이게 1400년대에 제작된 게 아니라 1924년에 다시 제작된 일종의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제기가 된 거죠. 그렇다면 우리 문화재청이 그때 속아서 받아왔단 얘기일까요? 전시를 당장 중단해야 된다, 진정서를 제출한 시민단체죠. 문화재제자리찾기의 혜문 대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혜문 대표님, 안녕하세요?

    ◆ 혜문>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름만 들어서는 좀 생소해요. 덕종어보. 이게 어떤 문화재입니까?

    ◆ 혜문> 일단 어보에 대해서 설명드려야 될 것 같아요. 어보는 국세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왕실의 존엄을 상징하는 문화재로 문화재청은 이 어보들을 아주 중요한 것으로 평가해서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 중입니다.

    ◇ 김현정>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 가치로 따지자면 그러면 어느 정도된다고 보면 되요?

    ◆ 혜문> 사실 왕조시대 같은 경우는 국가와 거의 동일하게 소위 신성불가침의 도장, 왕과 동일시되는 그만큼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 덕종어보를 2015년에 문화재청이 미국의 시애틀 미술관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환수 받아 온 거 아닙니까?

    ◆ 혜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기억하기로는 그때 보도도 크게 되고 다들 잘됐다, 박수 치고 좋아했던 게 기억이 나는데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어보가 1471년에 제작된 진품이 아니라 1924년에 만들어진 거다? 아니, 혜문 대표님은 이 덕종어보가 오리지널 원본 아니라는 걸 언제 아셨어요?

    ◆ 혜문> 저는 최근에 알았어요. 저는 문정왕후 어보가 이번에 돌아와서 특별전 자료를 검토하던 중에 팸플릿 같은 자료에서 이 덕종어보가 1924년도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되었다라는 게 작은 글씨를 보고 이게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던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했고요.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최근에 팸플릿을 보고 아셨다니. 그러면 문화재청도 이게 1471년도 것이 아니라 1924년에 새로 제작된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단 얘기네요?

    ◆ 혜문> 그렇습니다. 2015년 환수 직후에 이 모조품이나 잘못 만들어진 거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당시에는 묵살되었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에서 재제작된 모조품으로 확인된 ‘덕종어보’가 전시되고 있다. 문화재청이 지난 2015년 미국에서 환수받았다고 대서특필한 ‘덕종어보’ 는 1471년 제작된 진품이 아닌 1924년 일제강점기 재제작된 모조품임으로 확인됐다. (사진=황진환 기자,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가져올 때는, 미국에서 환수해서 가져올 때는 정말 몰랐던 거고, 그러니까 진품인 줄 알았던 거고 그 후에 국내에서 문제제기가 있자 그때는 묵살됐다가 이 2년 사이에 언젠가 어느 순간엔가 문화재청도 인정하게 된 거네요? 그런데 발표만 안 한 거네요.

    ◆ 혜문> 그렇습니다. 지금 문화재청의 해명자료를 보면요. 작년이죠. 작년 8월이 되어서야 문제점이 좀 있다 해서 과학적 성분분석을 통해서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것을 확인했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금년도 1월이었다 합니다. 그 1월에 잘못된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금 8월까지 약 8개월간 이 사실을 은폐했던 것은 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뒤늦게라도 알았으면 그때 정정발표를 했어야 되는데 여태 모르쇠로 있다가 이번에 공개하게 되니까 팸플릿에다 조그맣게 그냥 기록한 그렇게 해석이 되는 건가요?

    ◆ 혜문> 뭐 전시장에 가니까 자세한 경위는 밝혀놨습니다마는 지난 8개월 동안 관련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은폐 의혹에서 벗어나기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지금 과학적 분석 결과를 보니까 원래 진품 어보에는 금이 60% 이상 함유되는데 이 덕종어보는 30% 미만으로 아주 소량으로 함유되었다는 게 밝혀졌는데요. 이 금의 함량이 이 정도로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면 외형상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 가능한데 이것을 진품으로 착각해서 받았는가, 그건 저도 좀 의아한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그 안에 파여져 있는 글자 문양도 다르다면서요?

    ◆ 혜문> 네. 전각협회에서 제기한 건 공경할 경자, 이것이 잘못 새겨진 오기다. 국왕의 어보를 만들면서 글자를 잘못 새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건 모조품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제 2015년 방한 직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것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 문화재청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곳인데 거기에서 이걸 모르고 그냥 받아왔다는 거, 일단 여기에서 창피하고. 또 하나 논란이 커진 건 1924년, 그러니까 재제작된 그 시기가 일제강점기인데 이완용의 둘째 아들 이항구라는 사람이 이 모조품을 만들었다라는 보도가 있었어요. 그래서 더 이 문제가 심각하다. 이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

    ◆ 혜문> 최소한 그 사건을 담당했던 사람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항구, 이완용의 둘째아들이 그 제작에 참여해요?

    ◆ 혜문> 1924년 이 덕종어보 도난 당시에 이완용의 차남 이항구는 이왕직의 고위직인 예식과장을 역임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왕직'이라면 이게 뭡니까?

    ◆ 혜문> 조선의 왕실, 궁궐, 종묘, 어보 등을 관리하는 총독부 산하부서인데요. 이항구는 여기에서 이왕직의 실질적인 업무를 하는 예식과장이라는 고위직을 담당했고요. 분실 당시에 책임자이자 재제작 및 종묘봉환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이항구가 이 덕종어보 재제작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은 부동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따라서 이걸 더 이상 박물관에 전시하면 안 된다라는 게 문화재 제자리찾기의 주장인데 이렇게 논란이 커지자 문화재청에서는 '당시에 매일신문 보도 등등 신문기사를 종합해 보면, 순종이 다시 제작해라라고 지시를 내렸고 종묘에다가 위안제를 지내고 봉안을 했다는 내용이 실려져 있다. 이건 조선왕실이 인정했다는 뜻이다. 재제작된 것도 인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걸 짝퉁이다라고 볼 수는 없다.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데요.

    ◆ 혜문> 이 이왕직이라는 부서가 순종의 지시를 받는 지시가 아니라 총독부 산하의 조선총독부 기관이라는 것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어보 재제작은 총독부의 승인과 허가를 받아서 이루어진 일이지 순종의 결정과 지시로 진행된 일은 아니다, 또 이 재제작에서 봉안까지 이뤄진 기간이 2주에 불과한 졸속으로 제작해서 봉안했다는 걸 보니 왕실의 인정을 받았다라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더군다나 이완용의 둘째 아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었다니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저는 이제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일단 문화재청, 이거 가짜인지도 모르고 그냥 받아와서 그냥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했던 것, 여기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될 거고. 또 하나는 그렇다고 해서 이걸 그냥 박물관에서 없앨 것이 아니라 아예 따로 특별한 자리에다가 이걸 전시한 다음에 지금 대표님이 설명해 주신 이 내용들 있잖아요. 이걸 다 담아가지고 국민들께 알리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혜문> 지금 덕종어보가 전시되고 있는 전시회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대통령께서 직접 전용기로 가지고 오신 또 시민운동을 통해서 온 국민의 열망을 통해서 반환받은 문정왕후와 현종어보의 귀환을 축하하는 특별전인데요. 지금 여기에 모조품이 전시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이 점은 문화재청에서 해결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나란한 등급으로 나란히 전시될 건 아니다, 이 말씀이세요.

    ◆ 혜문>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덕종어보 논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오늘 꼼꼼히 짚어봤습니다. 혜문 대표님, 고맙습니다.

    ◆ 혜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문화재 제자리찾기 혜문 대표였습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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