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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시녀에서 감시자로' … 獨 공영방송은 어떻게 변할 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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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시녀에서 감시자로' … 獨 공영방송은 어떻게 변할 수 있었나

    EBS 지식채널ⓔ, 韓 공영방송에 남겨진 오래된 과제 다룬 '감시자들' 방송

    영화 '택시운전사' 중. (제공 사진)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인 기자의 실제 모델인 故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 1937-2016).

    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 세계에 최초로 알린 독일인 기자이다.

    왜 자신의 나라도 아닌 타국에서 벌어지는 민주화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그는 목숨을 걸고 광주로 잠입했을까.

    ‘간첩들이 침투해 폭도들과 야합’한 것이라며 한국 주류 방송이 왜곡된 보도를 내놓던 때에, 그가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독일인이 나치정권 시절의 만행을 기억하는 것처럼, 5·18광주민주화운동도 반드시 기억되어야 한다.”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소속. 권력의 폭주를 비판하고 감시한 이 방송사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치 정권의 나팔수'였던 시기가 있다.

    1920~30년대 나치 정권은 ‘국민수신기’라고 불리던 라디오를 보급하고 국민들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를 일삼았다.

    ‘정부나 광고주로부터 독립해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공영방송이 시작된 건 패전 이후였다.

    권력의 시녀라는 뼈아픈 과거를 딛고 권력의 감시자로 거듭나기 위해, 독일 공영방송은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에 이른다.

    여성, 노인, 예술인, 교육자, 노동조합, 난민협회뿐 아니라 무작위로 선정된 일반인까지 다양한 국민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출하고 방송 내용을 감시 감독함으로써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을 되찾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할까. 한국에 공영방송이 도입된 역사는 1973년 유신정권 시절 이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 공영방송들은 권력 감시 기능이 실종됐을 뿐 아니라 편향적인 방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

    KBS 이사회는 여·야 추천이 7:4 구조이고, MBC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는 6:3 구조다.

    여기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으면 사장으로 당선되는 실정이다보니, 정부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 할 수밖에 없었다.

    “시민의 비판과 참여가 없는 공영방송은 권력을 가진 자들과 그 권력에 아부하는 자들의 전유물이 될 뿐입니다.” - 정준희,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6일 밤 12시 25분 방송하는 EBS 지식채널ⓔ는 공영방송의 존재 의의와 필요성, 그리고 한국 공영방송에 남겨진 오래된 과제를 다룬 ‘감시자들’ 편을 방송한다.

    지난 4일을 기점으로 KBS와 MBC에 속한 3000여 언론 노동자들이 거리에 앉아 목놓아 외치고 있는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이 방송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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