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손혜리 이사장, 이춘희 명창, 안운미 무용가, 함춘호 기타리스트, 오은 시인.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군 피해자 자녀를 둔 어머니들 만큼 '아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한국 민족의 굴곡진 삶과 함께해 온 민요 '아리랑'으로, 안무가 안은미가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안은미는 오는 17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무용 '쓰리쓰리랑'을 공연한다.
이 무대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손혜리)이 주관하는 아리랑 컨템퍼러리 시리즈 '아리랑✕5' 중 한 공연이다.
전통민요, 현대무용, 월드뮤직, 대중음악, 문학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가 5명이 자신만의 시각으로 아리랑을 재해석한다.
6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안은미는 "시리고 느린 춤이라는 의미로 공연 제목을 '쓰리쓰리랑'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공연은 군피해자치유센터 '함께'와 같이 한다. 개인적으로 이 어머니들처럼 아리랑이 필요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을 함께 공유하는 게 아리랑이다"고 했다.
공연에는 군에 다녀온 후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5명의 어머니가 참여할 예정이다.
안은미 이 외에 민요 아리랑을 오마주할 아트스트는 명창 이춘희, 재일 한국인 피아니스트 양방언, 기타리스트 함춘호, 시인 오은이다.
전통 아리랑의 대명사 이춘희의 '춘희춘희이춘희 그리고 아리랑'(9/16, 국립극장 KB하늘극장)은 명창 이춘희의 삶과 아리랑을 대비시킨다.
재일 한국인 피아니스트/작곡가 양방언의 '컬러 오브 아리랑'(Color of Arirang)(9/30, 국립극장 해오름)은 국적, 경계를 넘나드는 보더리스(Borderless)의 감성이 투영된 아리랑이다.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아리랑 스케이프'(Arirang Scape)(11/16,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로 전통의 아리랑과 현대의 대중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보여줄 예정이다.
시인 오은은 앞선 공연의 하이라이트와 아티스트들이 모두 참여하는 갈라공연 '아리랑의 마음들')(12/8, 국립극장 달오름)에 함께한다.
앞서 펼쳐진 각각의 공연들이 오은에 의해 씨줄과 날줄로 엮이고 의미가 부여되며 그 안에 문학적 색채를 더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손혜리 이사장은 "아리랑은 노래를 떠나 우리 삶과 마음 속에 같이 살아가는 영혼같은 정서"라며 "이전 공연은 갈라 형태여서, 좋은 아티스트들이 깊이 있게 조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각 장르 예술가들이 편하게 각자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