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최고의 위치에서 성적을 못 내면 그 다음은 갈 데도 없지 않습니까."
신태용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2연전을 앞두고 잡은 대표팀 지휘봉. 자신의 감독 인생까지 걸렸기에 더 부담이 컸다. 하지만 그 압박감을 이겨내도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역시 대표팀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은 어느 때보다 힘든 두 경기였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을 모두 0-0으로 마쳤다. 제대로 된 공격을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지만, 월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진출에 따라 한국 축구의 흥망성회가 달렸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면서 "못 나가면 내 축구 인생도 끝난다는 부담에 위축되지 않았나 싶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최고의 위치에서 성적을 못 내면 그 다음에 갈 데도 없다. 중압감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국가대표 감독직이 무거웠는지
국가대표 감독이라 그랬던 것이 아니라, 사실 이란전이라는 경기가 상당히 중요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경기 잘못됐으면 우즈벡 경기도 장담을 못한다. 물론 잘못되도 우즈벡을 이기면 된다고 하지만, 내가 선수, 감독 경험으로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올 수도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국대 감독이라 그런 게 아니라, 그 한 경기에 모든 게 좌지우지되지 않을까, 보이지 않게 심각했던 부분이다.
▲이란전이 가장 압박감이 컸는지
역시 대표팀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란, 우즈벡전은 어느 때보다 힘든 두 경기였다.
▲첫 부임 때와 2개월이 지난 현재 마음은 어떤지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국대 감독직이라는 것은 항상 무거운 자리인 것 같다. 어제도 통과하면 모든 것이 기쁠 줄 알았는데, 통과하니까 러시아 월드컵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벌써 그걸 고민해야 한다. 너무 힘든 자리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기성용에 대해서 말해달라
이제 지나간 이야기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성용이 같은 경우는 이란, 우즈벡전 못 뛸 거라 판단하고 있었다. 내가 부임하고,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주장으로서 1~8차전 해줬다. 소통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가 기성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 생각해서 못 뛰더라도 기성용이 와서 선수들을 리드해주고,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해서 뽑았던 것이다. 성용이는 절대 무리하게 시키지 않으려 했다. 스완지시티에서도 좋은 치료를 하겠지만, 우리 파주NFC도 좋은 치료 여건을 갖췄다. 잘 먹고 그러다보니까 빨리 치료됐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어제 경기까지도 성용이는 선수들을 토닥거려주고, 전반 끝나고 이야기도 해주고 그랬다. 성용이도 그런 역할에 만족했다.
▲월드컵에 나갔지만, 실망의 목소리도 크다
사실 축구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바뀌면 축구협회에서 예산의 반을 투자해 좋은 감독 한 명 데려와 성적낼 수도 있다. 어느 하나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 아침에 딱 바뀌는 것은 없다. 선수들도 2년 반 슈틸리케 감독 밑에 있다가 신태용이란 사람이 와서 하루 아침에 바뀐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난 받는 것 중 일정 부분 인정을 해야 한다. 이제는 바뀌었다. 가장 큰 목표는 월드컵 진출이었으니까, 진출했으니 바뀌어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조금 더 기다려주면서 우리 축구가 더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 문화도 조금 바뀌어야 한다. 비난과 격려를 섞어가면서 해야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은
사실 거기까지는 준비를 잘 안 했다. 2연전에 올인했고, 이 두 경기에는 꼭 경기 내용 등을 다 떠나서 오로지 월드컵 진출을 꼭 해야 한다는 것만 준비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축구, 선수 개개인 장단점 어느 정도 파악됐기에 거기에 맞춰서 경기 내용이나 결과를 가져오려고 준비하려 한다.
▲월드컵이 9개월 남았는데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내가 준비하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조금 더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외파도 마찬가지고, K리거도 마찬가지다. 축구팬이나 국민들이 축구라는 매개체 안에서 국가대표만 너무 열심히 응원해준다. 분명 그 밑 뿌리는 K리그다. K리그가 더 발전된 모습, 응원 문화에서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주면 선수들도 이런 큰 경기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그게 기본이 돼야 월드컵 나가서도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 팬의 거의 70%는 대표팀이다. 30%는 K리그에서 응원하신다. 조금 더 국가대표에, 그리고 K리그에 많은 응원해주면 발전된 모습 보여주고, 큰 대회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큰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통과했으니 협회, 기술위원회 등과 같이 어떻게 진행할지 이야기하겠다. 한국 돌아가면 상의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준비하겠다.
▲이동국 교체 타이밍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교체 카드는 세 장 뿐이다. 23명 풀 안에서 세 장을 쓸 때 순간순간 생각하는 게 아니라 90분 운영을 생각한다. 팬들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한다. 염기훈, 이근호, 이동국, 김신욱도 써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그 한 순간에 좌지우지되기에 쉽게 쓸 수 없다. 이란전에 김민재가 교체 안 됐으면 더 일찍 그런 카드 쓸 수 있었다. 바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상황을 봐야 한다. 조금만 더 해봐라고 했는데 결국 사인하고 들어와 생각지 않은 김주영 교체 카드를 쓰는 바람에 그랬다. 수적우위에서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게 맞다. 생각지 못한 김주영을 투입했다. 그렇게 중요한 경기에 수비 바뀌면서 조심스럽게 가져가야 했다. 경기 감각 익히지도 못했는데 상대 카운터에 당하면 안 됐다. 실점을 안 하려고 이동국 교체 타이밍 늦게 가져간 것 맞다. 감독으로서 김주영 투입하면서 분위기 익히려면 시간을 더 가져가야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이동국 교체 타이밍 늦었다.
우즈벡전은 75분 정도에 들어갔는데 보는 것과 다르게 잔디가 힘든 잔디다. 다들 푸르면 좋구나 생각하는데 바닥과 잔디의 질, 조금의 차이에도 선수들은 힘들다. 그런 잔디를 접해보지 않았다.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다. 이동국은 K리그 최다 골 보유자이고, 워낙 베테랑이기에 시간 조금 부족하다 느낄 수 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내 나름 자신이 있어서 타이밍을 늦게 가져갔다.
▲대표팀 개인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대표팀 감독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소집 기간이 짧다. 이번에는 조기소집해줘 연맹에 감사하다. 그만큼 시간이 있었다. 무실점을 강조했다. 공격은 합격점 못 받았지만, 수비는 괜찮았다. 대표팀은 A매치 기간에만 딱 모인다. 선수들 장거리 이동으로 하루 컨디션 조절, 하루 훈련, 하루 마무리하고 경기에 나간다. 만들어가기 힘들다. 이란 케이로스 감독처럼 장기간 맡으면 자기 축구 색깔 입힐 수 있지만, 지금 한국 대표팀 감독은 오래 못 있다보니까 자기 색깔 완전히 입히기는 어렵다.
▲올림픽, U-20 대표팀과 차이점은
일단 앞뒤 잴 것 없이 월드컵 진출 여부에 한국 축구 흥망성쇠가 달린 것 같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못 나가면 내 축구 인생도 끝난다는 부담에 위축되지 않았나 싶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최고의 위치에서 성적 못 내면 그 다음 갈 데도 없다. 중압감이 가장 힘들었다.
▲공격력 보강 계획은
12월에 일본에서 동아시아컵이 있다. K리그의 젊은 선수들 발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월드컵에 대비해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모든 분들이 잘 알겠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골이 많이 나지 않는다. 거의 1~2골 차이다. 특별하게 골을 많이 넣지 않는다. 우리가 골을 적게 넣은 팀이 아니다. 단지 실점이 많아서 힘든 경기했다. 이란도 10골이다. 우리가 이란보다 1골 많이 넣었다. 매 경기 우리가 2~3골씩 넣어야 하면 대한민국 축구가 랭킹 10위안에 들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아니다. 어제 같은 경우 골 기회가 났을 때 우리 스트라이커가 해결해줬으면 이런 이야기 안 나온다. 안 됐으니 나온다. 문전 앞에서 여유 가지고 집중력 발휘했으면 한다. 그런 부분 주문하겠다.
▲대표팀 풀이 한정적인데
홍명보 감독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명보 감독은 너무 힘든 시기에 맡았다. 나는 대표팀 코치를 쭉 하면서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팀을 맡아서 조금 수월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감독을 맡기 전에 U-20에서 바로 왔으면 대표팀 몰랐을 텐데, 그래도 계속 슈틸리케 감독과 코치 역할하고 있다가 다시 20세 갔다가 대표팀 왔다. 20세, 23세 등 모든 풀은 내 스스로 알고 있기에 그런 시행 착오는 훨씬 줄지 않을까 싶다. 신인들을 풀 안에서 어떻게 키워낼지 머리 안에 있기에 그런 부분은 장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본선에서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우리나라가 사실은 2연전에 있어서는 경기 내용에 대해 분명히 팬들이 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칭찬보다 비난의 목소리 큰 것도 인정한다. 최종 목적은 월드컵 진출이었다. 내용도 있지만, 목표는 월드컵 진출이라는 그 생각 하나만 했다. 내가 맡은 지 길다면 열흘, 짧으면 사흘이다. 그 기간에 확 바뀔 수 없다. 나는 신이 아니다. 성은 신이지만,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무실점으로 가면 분명 월드컵 가는 기회가 올 것이다. 다행히 결과를 가져와서 천만다행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올림픽 가서도 죽음의 조에 있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톱클래스 국가도 있고, 어느 조에 편성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수비하다가 축구를 끝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격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준비하겠다.
▲기회가 되면 유럽 원정 평가전도 계획하는지
얼핏 10월 매치는 유럽으로 간다고만 들었다. 그 다음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들었다. 내가 항상 추구하는 것이 평가전도 강팀이랑 해달라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처럼 훨씬 떨어지는 팀과 하면 결과만 보기 좋다. 실력적으로 늘지 않는다. 깨지더라도 좋은 팀과 붙어서 맞받아쳐보면 우리 수준도 알고,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걸 만들어갈 수 있다. 유럽 나가서 강팀과 하고 싶다.
▲김민재 발탁에 대해서는
이 부분에서 내 자랑을 해야 할 것 같다. 김민재는 올림픽 때 알제리로 기억하는데 두 번 경기를 뛰었다. 연세대에서 전북으로 가면서 대표팀에 못 뽑혔는데 김민재는 그 때부터 유심히 보고 있었다. 사실 전북 경기 많이 보러 간 것도 김민재 때문이다. 수비 리딩 어떻게 하는지 보고, 내 마음 속에서는 이미 김민재 옆에 누구 세울까 고민을 했다. 김영권 옆에 김민재가 아니라, 김민재 옆에 누구 세울까였다. 영권이와 광저우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영권이 발언이 문제가 됐는데 김민재는 A매치 데뷔전이고 중요한 이란전이라 영권이에게 계속 컨트롤하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민재가 영권이를 컨트롤하고 있더라. 어이가 없었지만, 영권이에게 그런 이야기 많이 했다. 네가 끌고가야 안정이 된다. 김민재는 실수 하지 않으면서 잘 했다. K리그에서 꾸준히 실력을 보여주니까 이미 기량이 일취월장된 것이다.
▲공격 축구를 했던 이전과 다른 점은
골 넣으면 다 공격 축구고, 아니면 공격 축구가 아니라고 한다. 어제 경기도 우리가 우즈벡 원정 와서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반은 힘든 경기하면서 후반 좋은 경기를 했다. 우즈벡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감독은 90분 시나리오 쓰면서 돌려본다. 이 선수를 베스트로 넣으면 상대가 전반 어떻게 나올지 2~3가지 옵션을 돌려본다. 우즈벡 같은 경우는 무조건 이겨야 하기에 전반부터 강하게 나올 거라 믿었다. 스타팅 보는 순간 강하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상암에서 멤버 그대로 나왔다. 상암에서도 우즈벡이 전반 우리보다 월등히 잘했다. 후반 급격히 체력 떨어져서 2실점 했다. 오늘 또 그렇게 나올 것 같다. 그래서 후반 체력 떨어지면서 좋은 경기력 보여줬다. 골을 못 넣다보니까. 졸전이라고 한다. 무엇이 졸전인지 묻고 싶다. 희망을 뺏는 기사다. 지려고 오는 선수는 없다. 9회 연속 위해 고생하면서 했다. 월드컵 나갔으면 고생했다고 해줘야 하는데 바로 졸전했다고 하니 그 부분은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부분 신중해줘야 한다.
▲원정은 무승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차전 말레이시아에 열린 시리아전이 시작이다. 그 당시 코치였는데 그 때부터 말리기 시작했다. 원정 시리아전을 잡았으면 이 고생하지도 않고, 나도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수 있다. 사실 운이라는 게 있다. 그 대회가 진행이 되면 나름대로 이 경기, 저 경기마다 운이 따른다. 최종예선 10차전까지 있어서 2차전에 꼬이기 시작해 원정이 꼬였다.
▲베테랑 활용 방안은
장담할 수는 없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고참들에게 했던 이야기인데 월드컵까지 간다고 보장할 수 없다. 두 경기 올인하고 원점으로 돌아간다. 내년에도 기량이 좋으면 월드컵에 데려갈 것 이다. 다만 한 살씩 먹을수록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간다고 이야기 못한다. 다만 기량만 유지하면 충분히 갈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의 깜짝 기용 여부는
깜짝 기용은 없다. K리그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해주면 괜찮다. 이미 파악은 하고 있다. 그 보다 더 성장했으면 부를 수 있다. 막연하게 올림픽 같이 갔다왔다고 이제 뽑아주겠네 하는 것은 없다. 이런 생각 1%도 안 한다. 권창훈처럼 기량이 늘면 뽑을 수도 있다. 내 데이터 안에서 실력 안 늘고 그대로 유지하면 절대 안 뽑는다.
▲선수로 못 나간 월드컵을 감독으로 나가는데
남다르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 난다. 내가 월드컵에 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제는 우리 선수들과 가볍게 맥주 한 잔 했다. 동국이, 근호, 기훈이와 한 잔 더 했다. 너무 고마웠다. 힘든 시기에 고마웠다. 동국이는 다 내려놓고 분위기 메이커를 해줬다. 고마웠다. 월드컵 가는 건가, 아직 생각 못하고 있다. 한국 들어가면 나도 이제 월드컵 가보는 구나 생각이 들 것 같다. 첫 월드컵 출전이기에 잘 준비해서 대박 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팀에서는 신태용의 공격 축구도 달라지나
달라지게 만들려고 자꾸 노력한다. 상대 선수가 어떤 수비를 가지고 오느냐에 따라 공격 전술도 바뀐다. 호주-태국전 보면 호주가 다득점으로 이길 거라 생각했는데 2-1로 이겼다. 힘들어했다. 축구가 그런 것이다. 골 포스트 3개 맞추고, 2-1로 이겼다. 그렇다고 호주 축구 공격력 약하다, 졸전이네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단지 그 날 운이 없어서 골 포스트 3개를 맞았다. 첫 포스트 때 골 들어갔으면 아마 4~5골 들어가는 분위기 됐을 것이다. 그런 게 축구다 공격 축구가 공격 앞으로 하다가 1골 먹으면 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신태용은 어떤 리더인가
잘 모르겠다. 수직보다는 수평으로 리드를 하고자 생각한다. 눈높이도, 내가 저 상황이 됐을 때 감독에게 무슨 요구를 할까, 선수 입장에서 먼저 생각을 한다. 혼내기 전에 왜 그런 행동을 했지, 나는 저 때 어땠지 이런 생각을 한다. 먼저 생각을 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20세 대표팀에서 큰 무대 정면승부를 말했는데
원하는 걸 하고 싶은데 결과가 없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축구를 하려고 한다. 선수들도 그런 마인드로 좀 바꿔가겠다. 어제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돌려치기'가 뭔지 몰랐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고 빠른 축구를 원한다. 잔디를 항상 짧게 깎아달라고 하고, 물도 많이 뿌려달라고 한다. 선수들이 반 박자 빨리 움직여야 공을 잡을 수 있다. 빠른 축구를 해야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 평가전 등 통해서 김민재 같은 깜짝 스타가 몇몇 더 나오면 정면 승부도 할 수 있다. 해외 나가있는 선수, K리거들 어느 정도 올라오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선수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은
전체적인 팀을 이야기하면 어떻게든 팀에서 경기 많이 뛰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물론 A대표팀은 그런 걱정은 없다. 개개인 선수들은 조금 이야기해서 부족한 부분을 코치들과 독려해서 어느 선수는 어떤 게 부족하다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예를 들어 황희찬은 등 지고 돌파는 좋지만, 헤딩 타점은 좋지 않았다. 스트라이커는 등을 지고 헤딩을 해야 하는데 공은 안 보고 사람만 보다가 파울만 범했다. 이런 부분 안 좋았다, 이런 단점 있는데 보완해서 가자면서 만들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