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극우 논객인 변희재씨를 포항공대 강연자로 직접 추천했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해명자료를 통해 "강연자 추천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강연을 주최한 기술창업교육센터장은 자신이 직접 박 후보자로부터 변희재씨를 초청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증언해 거짓 해명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도덕성과 정직성은 장관으로서 큰 덕목인만큼 CBS는 자세한 취재 경위를 밝혀 진실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 굳게 입을 닫던 센터장 교수, 공문 보여주자 사실관계 확인포항공대 기술창업교육센터장인 A교수는 지난 6일 포항공대를 찾아간 취재진에게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변희재씨 초청 간담회와 관련해 다른 곳에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 관련 주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극히 조심스러워했다.
거듭되는 요청에도 A교수는 동료 교수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인지 간담회와 관련해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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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다음날인 7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을 통해 받은 포항공대의 공식 공문을 보여주며 재차 확인을 요청하자 A교수는 그제서야 "제가 기억하는 확실한 사실관계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몇가지를 설명했다.
A교수는 "센터에, 저에게 요청을 하신 분은 박성진 교수이시다"며 "박성진 교수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이 분(변희재씨)을 요청했는지는 모른다. 여하튼 센터에 얘기 하신 분은 박성진 교수가 맞다"고 말했다.
기술창업교육센터는 창업과 관련해 교수들이 세미나를 요청해오면 이를 추진하는데 박성진 후보자가 센터장인 자신에게 변희재씨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A교수는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얘기하지 않았으며, 변씨 초청 경위와 과정 등 사실 관계만 담담히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서 어떤 주관적인 평가도 하지 않았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동료 교수에 책임 떠넘겨, "역사 무지했다"는 해명도 "확신에 차 있었다" 반론 나와그런데 8일 CBS 보도가 나간 뒤 박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강연자 추천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기계공학과 0교수가 변희재씨를 만나고 싶어했고, 기술창업교육센터는 변희재씨가 창업 경험이 있음에 따라 초청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 변씨 초청을 진행했다"고 익명의 동료 교수와 센터측에 공을 넘겼다.
"강연자 추천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박 후보자의 주장은 A교수의 말과 정면 배치된다.
상식적으로 이번 일과 관련해 조심스러워하며 말을 아끼다가 공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어렵게 입을 열었던 A교수가 다른 얘기를 할 동기와 이유는 없어 보인다.
설사 박 후보자의 말대로 다른 교수가 변씨를 만나고 싶었다고 해도, 센터장에게 강연자를 공식 요청한 것은 박 후보자이기 때문에 추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후보자의 거짓말 논란은 이 뿐이 아니다.
박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역사에 무지했다", "뉴라이트라는 말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를 생각해본 적도 없다", "어떤 정치적인 이념적인 성향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도 '생활 보수'라며 박 후보자를 감쌌다.
하지만 같은과 교수인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는 8일 포항공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박 후보자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역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론은 설득력이 없다"고 실명으로 반박했다.
문 교수는 "박 후보자는 건국절 등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문제, 심지어 종북 세력을 논할 때도 확신에 찬 태도로 임했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며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듣기로는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태도로 그 관념들을 설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이는 국민 앞에 정직해야 할 국무위원으로서 결정적 흠결로 정치권과 학계의 경질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